'실적은 좋은데'…한컴, 계속되는 악재에 '울상'

김상철 회장 배임 혐의로 기소
'족벌경영' 등 오너 이슈로 구설수
공공기관의 '탈 한컴' 움직임과 경쟁사 출현도 부담
  • 등록 2014-09-02 오전 12:45:27

    수정 2014-09-02 오전 10:15:16

[이데일리 김관용 기자] 국내 소프트웨어(SW) 업계 맏형 격인 한글과컴퓨터(030520)에 악재가 거듭되고 있다. 오피스 SW에 대한 온오프라인 판매 채널 확대와 개인소비자들의 구매율 상승 등으로 호실적을 기록하고 있지만, 오너 이슈와 공공기관의 ‘탈(脫) 한컴‘ 움직임으로 마음이 편치 않은 모양새다.

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김상철 한글과컴퓨터 회장이 배임혐의로 검찰에 불구속 기소됐다. 김상철 회장은 한글과컴퓨터의 최대주주인 소프트포럼(054920)의 최대주주이자 전 대표이사다. 서울중앙지검 조사부에 따르면 김 회장은 지난 2008년 10월 소프트포럼의 자금 담당자였던 김 씨에게 소프트포럼 자본 18억3700만원으로 자신과 부인이 보유하고 있는 투자회사 지분 1만7500주를 사들이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 측은 이 투자회사가 보유자산은 없는데 부채만 쌓여 교환가치가 없는데도 불구하고 김 회장이 주식을 매입해 부당 이득을 챙긴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 달 29일 김 회장의 배임 혐의 공시 직후 한글과컴퓨터의 주가는 전일 대비 4% 이상 하락했으며, 장 중에는 9% 넘게 급락하기도 했다. 1일에도 전날 대비 1% 하락한 2만4900원에 머물렀다. 한글과컴퓨터의 지배회사인 소프트포럼은 김 회장의 횡령 및 배임 혐의로 인해 상장 적격성 실질 심사 여부를 평가받고 있으며 주권 매매거래는 정지된 상태다.

한글과컴퓨터는 여덟 번이나 주인이 바뀐 이후 지난 2010년 소프트포럼에 인수됐다. 하지만 김 회장의 특수관계인들이 회사 경영에 참여하면서 족벌 경영 체제로 전락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김 회장 뿐 아니라 그의 부인인 김정실 회장도 한글과컴퓨터 경영에 참여하고 있으며, 이들 부부의 딸인 김연수 씨까지 지난 해 전략기획실장으로 부임했다.

이와 함께 한글과컴퓨터는 그동안 독보적인 지위를 누렸던 공공시장에서도 탈출구를 모색해야 하는 위기 상황이다. 최근 정부가 국제 표준 도입을 검토하고 있으며, 오피스SW 경쟁 업체인 인프라웨어(041020)가 공공시장 진출을 선언했기 때문.

그동안 정부와 공공기관들이 ‘HWP’를 사실상 표준처럼 사용했기 때문에 공공시장은 한글과컴퓨터가 독점하고 있는 영역이다. 정부가 마이크로소프트(MS) 등의 외산 오피스 SW에 휘둘리지 않기 위해 한글과컴퓨터의 문서 포맷인 HWP를 적극 구매해 준 덕분이다.

하지만 현재 미래창조과학부는 HWP를 버리고 ODF나 OOXML 등 국제 표준 문서 포맷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 HWP가 폐쇄적인 문서 포맷이기 때문에 다른 오피스 SW와 호환성이 떨어져 불편함을 초래하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실제로 일반 기업체에서는 대부분 MS의 ‘DOC’ 문서 포맷을 사용하고 있다. 그러나 DOC에서는 HWP 문서가 열리지 않기 때문에 기업들은 공공기관과의 업무를 위해 한글과컴퓨터 제품을 어쩔수 없이 구매하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경쟁업체인 인프라웨어가 HWP 및 DOC 문서 포맷 등과의 호환성과 경쟁력 있는 가격을 앞세워 공공시장을 공략하고 있어 한글과컴퓨터 입장에서는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한편, 한글과컴퓨터의 지난 2분기 실적은 매출액 199억원, 영업이익 83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0%와 25% 증가했다. 3분기 또한 개인용 오피스 제품 매출이 늘고 있고, 태블릿PC용 한컴오피스가 본격적으로 공급 돼 실적 개선이 예상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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