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다익판'…케이옥션 84% 104억원어치 팔아(종합)

14일 케이옥션 '6월경매' 결과
낙찰률 84% 낙찰총액 104억원
천경자 '길례언니' 7억원
'경매 최고가' 이름 올려
김환기·이대원·장욱진 등
대가들 2∼4호 소품 인기
높은 추정가 3배 넘는 등
고미술부문 가파른 성과
  • 등록 2017-06-16 오전 12:10:01

    수정 2017-06-16 오전 9:04:36

장욱진의 ‘노인’(1988). 가장 왕성하게 작업했다는 말년의 용인시절 때 작품이다. 14일 진행한 케이옥션 ‘6월경매’에서 1억 1000만원에 새 주인을 만났다. 이번 경매에선 장욱진 외에도 김환기·김창열·이대원·정상화 등 대가들의 2∼4호 소품이 인기를 끌었다(사진=케이옥션).


[이데일리 오현주 선임기자] 눈길을 사로잡는 걸출한 대작 대신 출품작을 크게 늘린 ‘다다익판’ 승부수가 먹혔다.

14일 서울 강남구 신사동 케이옥션 본사에서 진행한 ‘6월경매’는 낙찰률 84%를 써내며 지난 4월의 80%보다 4%p 상승한 성과를 냈다. 낙찰총액은 104억원을 기록했다.

211점으로 운을 뗀 이번 경매는 2점이 취소되면서 최종 209점이 나왔다. 이는 지난 4월에 출품한 157점, 2월에 출품한 179점과 비교해 크게 늘어난 수치다. 덕분에 경매시간 4시간을 넘기는 진풍경을 연출하기도 했다.

▲경매 최고가는 천경자 ‘길례언니’

기대를 모았던 천경자의 ‘길례언니’(1982)는 7억원에 새 주인을 만났다. 시작가 6억 4000만원에 출발해 7억원을 적어낸 서면 응찰자에게 낙찰되며 이번 경매 최고가 낙찰작으로 이름을 올렸다. 하지만 높은 추정가 12억원에 나서며 많은 관심을 끌었던 데 비해 다소 미흡한 결과에 만족해야 했다.

천경자의 ‘길례언니’(1982). 14일 진행한 케이옥션 ‘6월경매’에서 7억원에 팔리며 경매 최고가 낙찰작이 됐다. 에세이집 ‘탱고가 흐르는 황혼’에 등장했던 ‘길례언니’는 천 화백이 상상 속 여인을 그려냈다고만 알려졌다(사진=케이옥션).


‘길례언니’는 그림만큼이나 글을 많이 쓴 천경자가 에세이집 ‘탱고가 흐르는 황혼’(1995)에서 직접 언급했던 인물로 화제를 모았다. 종이에 채색(46×34㎝)한 ‘길례언니’는 천경자 특유의 화풍이 뚜렷하고 선호도가 높은 인물인 데다 화사한 색채와 밀도감 있는 구성 등이 돋보인 수작으로 평가받는다. 여기에 고독감 어린 애틋한 연민을 진하게 풍겼지만 응찰자의 높은 호가를 이끌어내는 데는 성공하지 못했다.

이번 경매에서 ‘길례언니’와 함께 시선을 끈 또다른 천경자의 그림 ‘괌’(1983)은 낮은 추정가 4억 5000만원을 부르지 못하고 유찰돼 아쉬움을 남겼다.

경매 최고가 작품으로 출품했던 정상화의 200호 대작인 ‘무제 06-10-15’(2006)는 낮은 추정가 8억원을 넘지 못해 유찰됐다. 대신 60호 ‘무제 06-1-3’(2006)이 2억 7000만원에, 2호 소품인 ‘무제 84-53’(1984)은 2300만원에 팔리는 등 다양한 작품에서 고른 반응을 얻었다.

김환기의 ‘새와 달’(1958). 종이에 과슈로 완성한 ‘대가의 드문’ 소품이다. 14일 진행한 케이옥션 ‘6월경매’에서 8300만원에 낙찰됐다(사진=케이옥션).


▲김환기·장욱진 등 대가 소품 인기 끌어

정상화 외에도 김환기·김창열·이대원 등 대가들의 희소성 높은 소품이 인기를 끌었다. 김환기의 과슈작품인 ‘산월’(1963)은 2100만원에 시작해 2900만원을 부른 현장 응찰자에게 돌아갔다. 또다른 과슈작품인 ‘새와 달’(1958)은 3200만원에서 출발해 8300만원까지 가격을 끌어올리며 역시 현장 응찰자에게 낙찰됐다. 김창열의 3호 작품인 ‘물방울’(1978)은 1500만원에 시작해 4700만원에, 이대원의 4호 작품인 ‘농원’(1993)은 1500만원에 출발해 2650만원을 부른 새 주인을 만났다. 장욱진의 ‘노인’(1988)은 7800만원에 출발, 1억 1000만원에 손을 든 현장 응찰자에게 돌아갔다.

근현대부문에서 치열한 경합으로 눈길을 끈 작품은 박항섭의 ‘행자’(1972)다. 시작가 800만원에 나서 높은 추정가 3000만원을 훌쩍 넘긴 4000만원의 최종 낙찰가를 받았다.

이대원의 ‘농원’(1993). 4호(24.2×33.4㎝) 소품이다. 14일 진행한 케이옥션 ‘6월경매’에서 2650만원에 새 주인을 찾았다(사진=케이옥션).


해외미술부문에선 앤디 워홀의 ‘달러($)(4): 원 플레이트’(1982) 두 점이 나란히 1억 6000만원씩에 낙찰됐다. 앤디 워홀과 더불어 세계를 대표하는 팝아티스트 키스 해링의 ‘무제-3명의 댄싱 모형’(1989)은 4억 5000만원의 낙찰가를 썼다.

파블로 피카소의 누드작품으로 눈길을 끈 리클라이닝 누드 & 스펙테이터’(1971)는 2억 4000만원에 새 주인을 찾았다. 조지 콘도의 ‘나무인간’(2009)은 시작가 1억 2000만원에 출발, 경합 끝에 2억 5000만원에 팔렸다.

앤디 워홀의 ‘달러($)(4): 원 플레이트’(1982). 14일 진행한 케이옥션 ‘6월경매’에서 두 점이 나와 1억 6000만원씩에 낙찰됐다(사진=케이옥션).


▲‘일조향로폭’ ‘통례원계회도’ 높은 추정가 3배 낙찰

이번 경매의 동력은 고미술부문에서 나왔다. 낙찰률 88%의 성적표를 내며 고미술시장에 활기를 불어넣게 됐다.

소정 변관식의 수묵담채 ‘일조향로폭’(1950)은 1800만원에 출발해 치열한 경합 끝에 1억 1000만원을 부른 전화 응찰자에게 돌아갔다. 높은 추정가의 3배에 육박한 가격이다.

치열한 경합을 부른 또다른 출품작은 조선중기의 ‘통례원계회도’(1586)다. 종이에 수묵과 금분을 뿌려 완성한 작품은 2600만원에 시작해 1억 9000만원에 낙찰됐다. 높은 추정가의 3배를 훌쩍 넘겼다.

소정 변관식의 ‘일조향로폭’(1950). 14일 진행한 케이옥션 ‘6월경매’에서 가장 치열한 경합을 불렀던 작품 중 한 점. 1800만원에 출발해 최종 낙찰가 1억 1000만원에 팔렸다(사진=케이옥션).


조선 헌종의 생일축하연을 담아낸 수묵담채 ‘호숭첩’(1848)은 9000만원에 출발, 1억원을 부른 전화 응찰자를 새 주인으로 맞았다. 조선후기의 ‘동국여지지도’도 좋은 가격을 받았다. 윤두서의 ‘동국여지지도’를 충실히 모사하며 조선의 국토 전체를 종이 한 장에 그려낸 작품은 1300만원에 시작해 높은 추정가 3000만원을 가뿐히 넘긴 뒤 5100만원을 부른 현장 응찰자에게 돌아갔다.

조선후기의 ‘동국여지지도’. 14일 진행한 케이옥션 ‘6월경매’에서 5100만원을 부른 새 주인을 만났다(사진=케이옥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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