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트럼프 이긴다' 블룸버그 美대선판 뒤흔드나

블룸버그, 대선 후보 출마 재검토…민주당 경선 지각변동
"현 후보들로는 트럼프 이길 수 없어…난 자신있다"
보유자산 트럼프 8배…세기 부호들 간 한판승부 실현?
‘중도 성향’ 가장 큰 경쟁력…민주당 내 反트럼프 결집↑
  • 등록 2019-11-09 오전 12:01:00

    수정 2019-11-09 오전 12:01:00

마이클 블룸버그 전 미국 뉴욕시장. (사진=AFP PHOTO)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블룸버그가 민주당 경선 레이스에 엄청난 파장(seismic disruption)을 몰고 올 수 있다.”

뉴욕타임스는 7일(현지시간) 마이클 블룸버그 전 뉴욕시장이 다시 한 번 대선 출마 가능성이 예상된다며 이같이 평가했다. 블룸버그는 1주일 내에 앨러배마주 후보 경선에 출마하기 위한 신청서를 민주당에 제출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신문은 전했다. 블룸버그의 등장은 내년 미국 대선판을 뒤흔들 ‘태풍의 눈’이 될 것이라고 분석이 나온다.

블룸버그 대선 출마 재검토…“민주당, 트럼프 이길 후보 없어”

최근 미국에선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공화당원들의 실망감이 가시화되고 있다. 지난 5일 미국 켄터키주 주지사 선거에서 민주당 후보자가 당선됐다. 켄터키는 지난 2016년 대선 당시 트럼프 대통령이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을 63%대 33%로 누르며 대선 승리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던 팜벨트(중서부 농업지대) 지역이다. 공화당 승리가 당연시됐던 곳이다. 주지사 선거 패배는 미중 무역전쟁으로 경제적 피해를 입은 농민들의 민심이 반(反)트럼프로 돌아섰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그렇다고 민주당도 속내가 복잡하다. 당초 온건 중도 성향의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이 유력한 인물로 꼽혔다. 하지만 그의 아들 헌터 바이든이 트럼프 대통령의 탄핵 정국에 휘말리며 논란이 되고 있다. 내년 대선에서도 트럼프 대통령과 공화당 측은 끝까지 물고 늘어질 가능성이 높다. 민주당 내부적으로도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에게 밀려 지지율이 하락하고 있다.

바이든 전 부통령 다음으로 높은 지지를 받고 있는 워런 의원은 지나치게 급진적·좌파적이라는 평가다. 민주당 내부적으론 입지를 넓히고 있지만, 트럼프 대통령에게 실망한 공화당 유권자들이 표를 주기엔 거부감이 크다. 워런 의원은 또 각종 여론조사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가상대결을 펼치면 번번이 패배하고 있다. 민주당에게 절실한 것은 공화당 유권자들의 표를 끌어올 수 있는 후보자다.

때마침 블룸버그가 다시 한 번 대통령 선거에 도전할 채비를 갖추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바이든 전 부통령과 마찬가지로 온건 중도 성향인데다, 과거 공화당에 적을 둔 적이 있는 인물이다.

블룸버그는 젊은 시절부터 줄곧 민주당원이었지만, 2001년 공화당으로 적을 바꿔 뉴욕시장에 당선됐다. 2005년에도 공화당 소속으로 뉴욕시장 재선에 성공했다. 이후 2007년 재임기간 중 공화당에서 탈퇴했고, 2009년엔 무소속으로 뉴욕시장 3선에 도전해 성공했다.

블룸버그는 자신이 민주당은 물론 공화당 중도층의 지지까지 이끌어낼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에게 실망한 공화당 유권자들을 포섭하기엔 적합하다는 얘기다. 또 그가 트럼프 대통령을 꾸준히 비판해온 만큼, 민주당 내 반트럼프 응집력도 더욱 탄탄하게 만들 수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이미 지난 3월 불출마를 선언한 블룸버그가 다시 한 번 대선 출마를 고려하게 된 것은 바이든 전 부통령, 워런 의원 등으로는 재선을 노리는 트럼프 대통령을 저지할 수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당초 자신과 비슷한 성향의 바이든 전 부통령에게 지지율이 크게 뒤처지자 경선 출마를 포기했으나, 최근 민주당 경선 판도가 급변하면서 승산이 있다고 본 것이다.

대표적인 반(反)트럼프 매체로 꼽히는 뉴욕타임스 역시 같은 판단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신문은 이날 블룸버그의 대선 출마 가능성 및 대선 판도 변화 가능성을 깊이 있게 조망했다. 그러면서 블룸버그가 본격적으로 경선에 발을 담그게 되면 대선판을 크게 뒤흔들 것이라고 예측했다.

블룸버그의 최측근인 하워드 울프슨은 이날 뉴욕타임스에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을 반드시 막아야 하는데, 최근 민주당 경선 판도를 보면서 블룸버그 전 시장의 걱정이 많아졌다”고 전했다. 지금의 유력 주자들로는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을 막을 수 없을 뿐더러, 현재의 경선 판도라면 승산이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트럼프와 대결시 세기 부호들 간 한판 승부

블룸버그는 지난 수년 간 2020년 대선 출마를 염두에 둔 듯한 행보를 보여 왔다. 원래부터 ‘통 큰’ 기부로 세간으로부터 주목을 받았지만, 지난해부턴 유독 민주당과 반(反)트럼프 단체 등에 수조원을 기부했다. 노숙자, 가정폭력 피해자, 총기 규제, 기후변화 등 다방면에서 기부와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대표적으로는 그가 직접 창설·후원하는 총기규제 비영리단체 ‘에브리타운 포 건 세이프티(Everytown for Gun Safety)’에 올해에만 250만달러를 기부했다. 지난 6월에는 그가 직접 운영하는 자선재단이 미국 내 모든 석탄발전소를 폐쇄하겠다는 목표로 시작한 ‘비욘드 카본(Beyond Carbon)’ 캠페인에 5억달러를 투자하기로 결정했다.

지난해 11월 중간선거에 나선 민주당 후보 24명에게 총 1억1000만달러의 선거자금을 지원했고, 이 중 21명이 당선에 성공했다. 미국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지난 2월 블룸버그 측근들을 인용, 그가 직접 출마하든 민주당 후보를 지원하든 최소 5억달러를 대선에 투입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총기규제 문제와 기후변화 문제는 내년 대선에서 화두가 될 것으로 보이는 주요 안건들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후 화석연료 강화 정책을 펼쳐 왔고, 최근엔 파리 기후변화 협약에서 완전히 탈퇴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블룸버그와 트럼프 대통령 간 대선 경쟁이 현살화되면 세기 부호들 간 한 판 승부가 펼쳐질 전망이다. 미디어그룹 블룸버그통신을 창설한 그는 현재, 포브스 기준 530억달러를 보유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보다는 8배 가량 많다. 미국 부호 중에선 9위, 세계 부호 순위에는 14위에 각각 이름을 올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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