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대 포기한 트랜스젠더…“왜 하필 여대”VS“안타까워”

  • 등록 2020-02-08 오전 12:00:39

    수정 2020-02-08 오전 9:49:42

[이데일리 김소정 기자] 성전환 수술을 받고 2020학년도 숙명여대 법학과에 최종 합격한 A씨(22)가 7일 입학을 포기한다고 밝혔다.

숙명여자대학교
이날 A씨는 트랜스젠더 관련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 “숙대 입학을 포기한다”라고 밝혔다. 그는 수능 문제집을 다시 구매하기 위해 서점에 방문했다고 전하며 “올해 수능 점수에 불만족해서도 아니고 법전원이 설치된 대학 학부로 진학이 유리하다는 말을 들어서도 아닌, 작금의 사태가 무서워서였다. 내 몇 안 되는 희망조차도 허락하지 않겠다는 그들의 언행을 보면서 두려웠다”라고 말했다.

A씨는 지난해 8월 태국에서 성전환 수술을 받은 뒤 그해 10월 법원에서 성별 정정 허가를 받았다. 수능을 치른 A씨는 올해 숙대 법학과에 최종 합격했다.

A씨의 입학을 두고 학생들은 극명하게 엇갈린 반응을 보였다. 숙대 커뮤니티에서는 그의 입학을 반대하는 글이 올라왔고, 학내에는 대자보까지 붙여졌다.

또 지난 4일 덕성여대, 동덕여대, 서울여대, 성신여대, 숙명여대, 이화여대 등 서울 지역 6개 여대는 ‘여성의 권리를 위협하는 성별 변경에 반대한다’라는 성명을 발표했다. 학생들은 “여대는 남자가 여자로 인정받기 위한 수단이 아니다”라며 “나를 보고 여대 입학을 희망하는 다른 트랜스젠더들이 힘을 얻었으면 좋겠다는 (A씨의) 발언은 여대를 자신의 변경된 성별을 증명하는 수단으로 사용한다는 뜻”이라고 밝혔다.

반면 숙명여대 학생·소수자인권위원회(학소위)는 A씨 입학에 공개 지지를 선언하며 대자보 활동에 나섰다. 이들은 “개인의 정체성은 제3자가 재단할 수 있는 영역이 아니며 페미니즘의 이름으로 트랜스젠더 여성의 여대 입학을 반대하는 것은 명백한 차별이자 혐오”라고 지적했다. 다른 대학 학생, 소수자 단체들은 A씨 입학을 지지했다. SNS 등에서는 “합격축하해요_우리가여기있다” 해시태그 운동이 벌어지기도 했다.

A씨의 입학 포기를 두고 온라인에서도 반응은 극과극이다. 일부 누리꾼들은 A씨 입학 포기는 ‘당연하다’는 반응이다. 이들은 “애초부터 여대에 왜 지원하냐. 남자가 여대 못 가는건 당연한 거 아니냐”, “퍼포먼스로 여대 지원한 거 아니냐”, “굳이 여대에 들어가려고 한 것도 여자 삶에 대한 환상을 체험하고 싶었던 것 아니냐”, “대학이 그렇게 많은데 왜 여대에 가려는 거냐”, “생리도 안 하는데. 생물학적 여자도 아닌데 어이없다”, “속이 시원하네”, “공학에서 여자로 인정받으세요” 등의 의견을 냈다.

반면 A씨를 위로하며 응원하는 댓글도 많았다. 누리꾼들은 “안타깝다, 수능 봐서 더 좋은 학교 가길”, “배움의 권리를 집단이 막는 이유를 모르겠다”, “이건 차별 아니냐”, “그래도 이제 법적으로 여잔데”, “아직 우리 사회는 멀었다. 힘내라” 등의 댓글을 적었다.

한편 A씨는 내년 수능에 다시 도전한다. 단, ‘여대’에는 지원하지 않겠다고 전했다.

이데일리
추천 뉴스by Taboola

당신을 위한
맞춤 뉴스by Dable

소셜 댓글

많이 본 뉴스

바이오 투자 길라잡이 팜이데일리

왼쪽 오른쪽

스무살의 설레임 스냅타임

왼쪽 오른쪽

재미에 지식을 더하다 영상+

왼쪽 오른쪽

두근두근 핫포토

  • 그림 같은 티샷
  • 홈런 신기록 달성
  • 꼼짝 마
  • 돌발 상황
왼쪽 오른쪽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