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묵은 때 씻고, 새 희망 품다…여행덕후 3人 추천 '해넘이·해맞이'

여행덕후 3인의 잊지못할 해넘이와 해맞이
  • 등록 2017-12-29 오전 12:00:01

    수정 2017-12-29 오전 12:00:01

충남 태안 안면도 꽃지해수욕장 일몰(사진=강경록 기자)
경포해변 해돋이(사진=박준규 여행작가)


[이데일리 강경록 기자] 2018년 무술년 새해가 다가오고 있다. 쉼 없이 풍파를 헤쳐 온 한해인 만큼 연말연초는 특별해야한다. 그렇다면 어디로 가야할까. 사실, 해넘이·해맞이 명소들은 사람들로 북적거린다. 거리도 멀어 스트레스 받고 돌아오기 일쑤다. 해가 뜨고 지는 것은 매일 반복하는 일상이지만 그래도 한 해의 마지막과 시작은 늘 각별하다. 한 해의 아쉬움을 가는 해에 실어 보내고, 떠오르는 새해를 보며 희망을 비는 것은 그 자체로 의미가 있다. 비록 그곳이 멀고, 복잡해도 말이다. 올해는 자신만의 해넘이·해맞이 명소를 만들어 보는 것은 어떨까.

그래서 준비했다. 이름하여 ‘여행덕후가 추천하는 해넘이·해맞이’ 명소다.

일몰 무렵 신진항으로 들어오는 고깃배(사진=유연태 여행작가)


◇ 황금빛 물드는 신진도 해넘이, 인생을 깨우치는 대야도 해맞이

‘자동차 주말여행 코스북’ ‘대한민국 대표여행지 1000’ 등의 저자인 유연태 작가는 충남 태안에서 맞은 해넘이와 해맞이를 잊지 못한다고 했다. 태안은 일몰과 일출을 볼 수 있는 명소가 많은 곳으로 유명한 곳이다. 530km에 달하는 해안으로 둘러싸여 있어서다. 서쪽은 어느 곳이든 가장 아름다운 일몰을 만날 수 있다. 영목항 북쪽 경주마을이나, 꽃지해변 할미·할아비 바위 사이로 떨어지는 낙조는 놓쳐서는 안될 ‘가장 아름다운 낙조’라 해도 지나치지 않다. 굳이 이곳이 아니더라도 서쪽 바닷가 부드러운 해변에 앉아 붉은 태양과 함께 물드는 하늘의 모습은 모두 푸근하고 아름답다.

이중에서도 유 작가는 신진도 마도방파제에서 해넘이를 가장 인상 깊었다고 한다. 해는 마도 서편에 자리한 가의도의 남쪽으로 서서히 기울기 시작하면 바다는 황금빛으로 물들기 시작한다. 조업을 마친 어선들이 서둘러 항구로 들어오는 모습도 장관이다. 어선이 태양과 일직선으로 이어지는 황금빛 물결 위를 지날 때 특히 아름답다.

신진도에서 가장 높은 후망봉에 오르면 일출도 볼 수 있다. 후망봉은 서해 일출 명소로도 잘 알려진 곳이다. 신진도 앞 망망대해의 크고 작은 섬과 주변의 자연경관, 고깃배들의 모습, 어촌의 아침 풍경과 함께 어우러지며 장관을 이룬다.

충남 태안 시인의섬펜션 입구에 복원한 천상병시인의 생가 내부(사진=유연태 여행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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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안 안면읍 대야리 대야도 마을은 유 작가가 추천하는 해맞이 여행지다. ‘해 뜨는 마을’로 알려진 곳이다. 천수만 쪽에서 붉은 햇덩이가 불끈 솟아오를 때면 더할 나위 없는 아름다움을 선사한다는 게 유 작가의 추천 이유다. 홍성군과 보령시 쪽의 야산 위에서 떠오르는 햇살을 받아 썰물로 드러난 개펄이 온통 황금빛으로 빛날 때면 거대한 자연의 아름다움 속에 한없이 작아진다. 천상병(1940~1993) 시인의 고택이 이곳에 있다는 점도 이곳을 추천한 이유다. 지난 2004년 의정부 수락산 자락에서 안면도로 옮겨왔다.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로 시작하는 시 ‘귀천’을 읽다보면 인생의 의미를 되짚어볼 수 있기에 해맞이 여행지로 맞춤이라는 것이다.

부산 다대포 일몰 풍경(사진=이종원 여행작가)


◇한 폭의 그림 같은 ‘다대포 해넘이’, 천하명당 호미곶 ‘해맞이’

‘우리나라 어디까지 가봤니? 56’ ‘한국인에게 더 특별한 세계여행지’ 등의 저자이자 현재 여행작가협회 회장인 이종원 작가는 부산 다대포의 해넘이와 경북 포항 호미곶의 해맞이를 추천했다. 이 작가는 “하늘은 캔버스가 되었고 노을은 황새를 그려내고 있다. 고 2때 부산에서 서울로 전학 가기 며칠 전 평소 마음에 들었던 여학생에게 용기를 내어 데이트 신청을 했다. 아버지가 하루 일찍 날 데려가는 바람에 그 여학생과는 영영 만나지 못했다. 부산 다대포의 노을을 보면 그 추억이 떠오른다. 추억은 늘 아쉬움이 따른다”고 부산 다대포의 해넘이를 표현했다. 다대포는 ‘낙조’가 아름다운 곳으로 이미 사진작가들 사이에 정평이 나 있다. 드넓은 해안을 따라 붉은 노을이 서서히 물들어가는 모습이 장관이다. 특히 구름 한 점 없이 맑은 날보다는 하늘에 듬성듬성 뭉게구름이 피어 있는 날의 하늘빛이 좋다. 또 금빛으로 물들어 일렁이는 바다물결만 사진에 담아도 한 폭의 그림 같다. 인근 ‘몰운대’나 ‘아미산 전망대’에서 해넘이를 즐기는 것도 색다른 느낌이다.

경북 포항 호미곶 일출 풍경(사진=이종원 여행작가)


이 작가가 추천한 ‘해맞이 명소’는 포항 호미곶이다. 그는 “‘상생의 손’ 손톱 위에 갈매기 5마리가 앉아 있으면 행운이 찾는다고 한다”면서 “다가오는 2018년 새해에는 우리 청년들도 포항 호미곶의 행운을 얻었으면 한다”고 추천 이유를 전했다. 호미곶은 조선시대 풍수학자 남사고가 천하명당으로 꼽았던 곳이다. 남사고의 ‘산수비경’에서 ‘한반도의 모양새가 호랑이로서 앞발이 연해주를 할퀴는 형상이며, 백두산은 호랑이 코, 호미곶은 호랑이 꼬리에 해당한다’고 하면서 호미곶을 천하명당으로 꼽았다.

호미곶이 일출명소로 알려진 것은 최근의 일이다. 바로 조형물 하나가 세간에 알려지면서다. 2000년 호미곶에 세워진 ‘상생의 손’이 그 주인공이다. 하늘로 뻗친 거대한 손이 무언가를 움켜쥐려는 듯한 형상이다. 육중한 청동 덩어리는 해맞이가 펼쳐질 때 진가를 발휘한다. 수평선을 박차고 오른 해가 손아귀에 들어갔다가 하늘로 두둥실 떠오른다. 태양을 거머쥔 손의 이미지는 그 어떤 해맞이보다 강렬하다.

전북 부안 솔섬 해넘이 풍경(사진=이원근 여행박사 국내팀장)


◇ 서럽도록 아름다운 솔섬 해넘이, 붉은 기운 흠뻑 머금은 도리포 해맞이

한라산만 100번 올랐다는 국내 여행전문가인 이원근 여행박사 국내팀장은 전북 부안의 해넘이와 전남 무안의 해맞이를 추천했다. 부안은 생태보존이 잘 된 기름진 갯벌과 게르마늄이 풍부한 황토밭, 220km의 긴 리아스식 해안을 가진 고장이다. 해넘이는 북쪽의 새만금방조제 입구에서 남쪽의 모항 해수욕장에 이르기까지 거의 모든 바닷가가 포인트지만, 전북학생수련원 앞의 솔섬 해넘이만큼 서럽도록 아름다운 곳이 없다는 것이 이 팀장의 설명이다. 솔섬의 소나무 가지에 해가 걸리면 V자 편대를 이룬 철새들이 무시로 날아올라 감동적인 풍경을 연출한다. 수 만권의 책을 포개 놓은 듯 퇴적암이 층층이 절벽을 이루고 있는 채석강의 해넘이도 압권이다. 이밖에도 적벽강이나 격포항 등 부안에는 해넘이 명소가 즐비하다.

전남 무안 도리포해변에서 바라본 일출 풍경(사진=이원근 여행박사 국내팀장)


무안의 도리포는 이 팀장의 추천 해맞이 명소다. 특히 바다를 향해 툭 튀어나온 해제반도에서도 일출 포인트로 알려진 곳이다. 물론 해넘이도 볼만하다. 도리포의 해는 겨울엔 함평군 쪽의 바다에서, 여름엔 영광군 쪽의 산에서 솟아난다. 포구 끝에 바다를 향해 서 있는 팔각정이 일출 포인트다. 붉은 카페트가 깔린 듯한 바다 위를 미끄러지듯 달려가는 어선들과 어우러진 일출이 장관이다. 무안은 미식거리도 풍부해 도리포 숭어회, 뻘낙지, 양파김치 등도 맛볼 수 있다. 여기에 도리포 맨 끝에 나지막하게 자리 잡고 있는 바위섬인 ‘항상바위’의 사철나무도 잊지 말아야한다. 바위 정상에서 수백년 파도와 바람을 이기고 인고의 세월을 견뎌온 나무다. 이맘때가 되면 의미가 더 깊어지는 곳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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