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가 도발` 시사한 北…“ICBM·SLBM 시험발사 가능성”

2.5t급 탄두 이스칸데르 발사 성공한 北
김정은 대신 美에 경고장 날린 리병철
바이든 “안보리 위반” 발언에 도발 예고
리병철 “미국본토 제압…군사력 키울 것”
한반도 긴장고조·무력시위 강도 높이나
  • 등록 2021-03-28 오전 12:05:00

    수정 2021-03-28 오전 12:05:00

[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북한이 ‘자위권 행사’라며 추가 무기 시험 발사를 예고한 가운데 북미 간 신경전이 고조되는 양상이다.

전문가들은 미국의 ‘전향적’인 태도 변화가 없는 이상 향후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이나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등 추가 도발에 나설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전망하고 있다. 남북미 대화 냉각기 동안 군사력 강화라는 실익을 챙기고, 이를 통해 대남·대미 압박 수위를 높이려는 ‘벼랑 끝 전술’로 읽힌다.

리병철 담화서 바이든에 경고…“군사력 강화 자위권”

북한은 27일 새로운 전략무기 개발시험 발사를 계속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 북한 리병철 노동당 중앙위원회 비서 겸 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이 이날 조선중앙통신에서 발표한 개인 명의 담화를 통해서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23일 수도 평양에 주택 1만세대를 짓는 착공식에 참석해 건설노동자들에게 손을 들어 인사하는 모습. 김 위원장은 25일에도 미사일 시험 발사 현장을 지도하는 대신 평양 시내 도심에 건설 예정인 주택단지를 시찰하며 민심 달래기에 나섰다(사진=조선중앙TV 화면).
리병철 부위원장은 이번 담화에서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유엔 결의 위반’ 발언은 “국가의 자위권에 대한 노골적인 침해이자 도발”이라며 “우리는 계속해 가장 철저하고 압도적인 군사력을 키워나갈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리 부위원장은 지난 25일 민생 행보로 경제 현장을 찾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대신해 미사일 발사 시험을 지도한 인물이다. 북한군 서열 1위이자 북한 핵·미사일 개발 핵심 인사로 평가받는다.

그는 그러면서 “나는 미국의 새 정권이 분명 첫 시작을 잘못 떼였다고 생각한다”며 “앞뒤 계산도 못 하고 아무런 말이나 계속 망탕(마구잡이로 하는)하는 경우 미국은 좋지 못한 일을 마주하게 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앞서 바이든 대통령은 취임 첫 기자회견에서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가 “유엔 안보리 결의 위반”이라고 지적하며 “북한이 긴장 고조를 원한다면 상응한 대응에 나설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조선중앙TV는 25일 새로 개발한 신형전술유도탄시험발사를 진행했다고 26일 보도했다(사진=조선중앙TV 캡처/뉴시스).
강대강 선대선 재확인…SLBM·ICBM 추가 도발 시사

전문가들은 북한이 각종 신무기 개발 지속 의사를 밝힌 만큼, 향후 추가 도발에 나설 것으로 보고 있다.

리 부위원장은 이번 미사일 시험을 한미연합훈련과 비교하며 “미국이 대양 건너 교전 일방의 앞마당에서 벌려놓는 전쟁연습이 ‘방어적’인 것이라면 우리도 미국의 군사적 위협을 미국 본토에서 제압할 수 있는 당당한 자위적 권리를 가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미국본토에서 미국의 위협을 제압한다는 것은 미국 본토가 사정거리인 SLBM과 ICBM 확보를 의미한다

김동엽 북한대학원 대학교 교수는 “향후 북한의 군사적 행동의 수위가 점증할 가능성이 높다”며 “단순한 단거리 전술유도탄시험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SLBM과 ICBM의 시험발사 가능성을 시사한 만큼 북한이 밝힌 강대강 선대선의 대미 원칙 계획대로 자신의 길을 갈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전망했다.

바이든 행정부 `대북정책` 영향 주려는 시도

다만 이번 북한의 미사일 발사는 미국을 시험하려는 의도가 짙게 깔려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분석이다.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는 “사실상 북한은 미국 대북제재의 일부 해제·유예·면제를 원하고 있음에도 연합훈련을 명분으로 미국을 압박하는 성동격서의 전술이 보인다”고 했다.

그래픽=연합뉴스
그는 이어 “담화에서는 ‘관심을 끌거나 정책에 영향을 주기 위’함이 아님을 밝히고 있지만, 발사 행위는 역설적으로 미국의 관심을 끌기 위함임을 고백한다”며 “구체적인 군사 도발을 예고함으로써 바이든 행정부의 대북정책에 영향을 주려는 시도”라고 해석했다.

김 교수도 “자신들의 (미사일 시험 발사)행위를 정당화하고 방어적이라고 언급한 것은 여전히 북미대화나 미국의 대북정책 변화에 미련을 가지고 판 자체를 깨지 않으려는 의도로 읽힌다”고 했다.

북한은 이날 아침 일찍 공개한 리 비서의 담화의 날짜를 ‘26일’이라고 명시해 미국 시간에 맞춘 입장을 표명한 것임을 분명히 하기도 했다. 사실상 김정은 위원장의 의중을 담은 메시지로 볼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에 따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올초 8차 당대회에서 밝힌 무기 개발 계획을 관철하기 위한 시험 발사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4월15일 태양절(김일성 주석 생일) 전후로 점진적 도발이 이뤄질 가능성에 무게를 싣고 있다.

김 위원장은 8차 당대회에서 △핵무기의 소형화와 전술무기화 촉진 △초대형 핵탄두 생산 △1만5000㎞ 사정권 타격명중률 제고 등을 예고했다.

25일 오후 서울 수서역 대합실에서 시민들이 북한 탄도미사일 추정 발사체 발사 관련 뉴스를 시청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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