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파 본색 드러낸 이주열…연내 금리인상 깜박이 켰다

올해 경제성장률 4.0%, 내년 3.0% 전망
기준금리, 연 0.5%로 1년째 만장일치 동결
이주열 "연준보다 먼저 금리 올린다"
'통화 완화' 유지 시점에 '당분간' 넣어
"금통위서 '금리 인상 시그널, 연내 인상' 논의했다"
  • 등록 2021-05-28 오전 12:00:00

    수정 2021-05-28 오전 12:00:00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27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에서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출처: 한국은행)
[이데일리 최정희 이윤화 기자] “금융통화위원회 회의에서도 (금리 인상 시그널 등 연내 인상 가능성에 대해) 논의했고 철저하게 준비하고 있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보다 먼저 금리를 올릴 수도 있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매파적(통화 긴축 선호)’ 본색을 드러냈다. 연내 기준금리 인상은 물론 그 시점까지 구체화하는 발언을 쏟아냈다. 특히 한은은 올해와 내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각각 4.0%, 3.0%로 파격적으로 상향 조정해 기준금리를 올릴 수 있는 토대를 쌓았다.

*4, 5월 조정한 것 기준(출처: 한국은행)
◇ 1년째 기준금리 동결했지만…인상 신호탄 쏴올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27일 통화정책 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연 0.5%로 동결했다. 금통위원 만장일치 동결이었다.

그러나 한은의 파격적인 경제성장률 상향 조정과 이주열 한은 총재의 기자간담회 발언 등을 고려하면 금통위가 사실상 연내 기준금리 인상을 못 박은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이 총재는 “당초 예상보다 경기 회복세, 물가상승세가 더 빨라짐에 따라 현행의 통화정책을 유지하는 것은 ‘큰 폭의 완화 기조’라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올해와 내년 성장률은 석 달 전 전망치(3.0%, 2.5%)보다 각각 1.0%포인트, 0.5%포인트 상향 조정한 4.0%, 3.0%로 전망했다. 특히 한은은 상반기 성장률이 3.7%, 하반기 4.2%를 기록하는 상저하고(上低下高)의 경기 개선세가 내년까지도 이어질 것으로 예측했다. 특히 백신 보급이 빨라져 경제 활동이 활발해지는 낙관 시나리오 아래에서는 올해와 내년 성장률이 각각 4.8%, 3.6%까지 높아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김웅 한은 조사국장은 “내년에도 글로벌 경기가 개선돼 수출, 설비투자 전망이 좋아지고 하반기 백신 접종 확대에 민간소비가 올해 2.5% 증가에서 내년 3.5% 증가할 것”이라며 “종전보다 백신 접종 관련 불확실성도 줄어들 것으로 내다봤다”고 밝혔다.

물가상승률 전망치는 올해와 내년 각각 1.8%, 1.4%로 한은의 물가목표치(2.0%)에는 미달하나 2017년, 2018년 기준금리 인상 당시에도 물가상승률 전망치가 목표치에 미달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목표치보다 낮은 물가 전망치는 금리 조정의 변수는 아니다.

반면 장기간 0.5%라는 초저금리를 유지해온데 따른 문제점들이 수면 위로 올라오고 있다. 비트코인, 주식 등 위험자산에 대한 투자 성향이 강해지고 있고 대출 금리 상승에도 가계부채는 날로 증가하고 있다. 4월 가계대출은 25조4000억원 늘어 증가폭이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이 총재는 “가계부채는 코로나에 따른 어려움을 대응하기 위해 늘어난 측면도 있지만 자산 가격 상승과 연계해 위험 추구 성향이 강해진 면도 있다”며 “금리를 올리면 이자 상환 부담이 커질 수 있으나 가계부채 증가세가 더 지속된다면 이에 따른 부작용이 더 크다”고 말했다.

연내 금리 인상 기정사실..3분기냐, 4분기냐

이제 관심은 한은이 언제 기준금리를 올릴 것인지에 초점이 맞춰진다. 이 총재는 그 시점에 대해서도 힌트를 줬다. 일단 연준보다 먼저 올린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그는 “연준이 완화 기조를 유지하는 상황에서 한은이 먼저 국내 여건에 맞게 통화정책을 조정하는 것이 (통화정책의 여력을) 넓힐 수 있어 더 좋다”고 했다.

또 이 총재는 이날 금통위 회의에서 금통위원간에 금리 정상화와 관련 토론이 있었다고 전했다. 이 총재는 연내 금리 인상 가능성에 대해 “금리 인상 시그널과 관련 금통위에서 많은 논의가 있었다. 시기를 단정할 수 없지만 (금리를) 거시 경제 금융안정 변화 상황에 맞게 어떻게 질서 있게 조정할 것인지가 중요한 과제”라며 “철저히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이 총재는 “통화정책 완화기조를 유지하겠다”고 밝히면서 통화정책 방향 문구에는 적시되지 않은 ‘당분간’이란 시점을 제시했다. ‘당분간’을 ‘가까운 장래’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이르면 3분기내 기준금리를 인상할 수 있음을 암시한 것으로 해석된다. 다음 번 7월 금통위 회의에서 금리 인상 소수의견이 나올 가능성도 있다.

내년 3월 이 총재의 임기와 대통령 임기가 겹치고 이것이 금리 결정에 영향을 미칠 것이란 시각에 대해선 일축했다. 이 총재는 “통화정책은 개인이 하는 게 아니라 금통위가 금융경제 상황에 맞춰서 하는 것”이라며 “총재 임기와 정치 일정과 무관하다”고 말했다. 실제로 한은은 대통령 선거 이전에도 기준금리를 인상한 적이 있다. 2007년 12월, 2012년 12월 각각 17대, 18대 대통령 선거일을 기준으로 4개월, 2개월 전에 기준금리를 0.25%포인트씩 인상했다.

시장에선 기준금리 인상 시점에 대해 의견이 엇갈린다. 윤여삼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하반기 소수 의견이 나올 것으로 본다”며 “과거 상황을 보면 11월 경제성장률을 수정한 후 내년 1분기 액션을 취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허정인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2분기와 3분기 성장률이 예상을 상회해 연간 4% 이상의 성장률 달성이 가능하다면 올해 11월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열어둬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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