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지난달 16일부터 이달 17일까지 상장한 공모주 12개사 중 3개사를 제외한 9개사만 수익을 냈다. 공모주 4곳 중 1곳은 수익실현을 못 한 셈이다.
특히 기대를 모은 IPO 대어는 기대를 크게 밑돌며 이름값도 못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과거 공모금액이 1조원 이상인 대어급의 경우 ‘따상(시초가가 공모가의 2배 형성 후 상한가)’을 기대할 수 있었다. SK바이오팜(326030)은 ‘따상상상(따상 기록을 포함해 3일 연속 상한가)’을, 카카오게임즈는 ‘따상상(따상 기록을 포함해 2일 연속 상한가)’을, 하이브(352820)(구 빅히트)는 ‘따상’을 기록했다.
이런 흥행 공식이 깨지고 있는 것은 고평가 논란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가장 대표적인 기업이 크래프톤이다. 크래프톤은 IPO 초기부터 ‘고평가’ 논란의 중심에 있었다. 지난 6월 첫 증권신고서를 제출했을 당시 비교기업으로 월트디즈니, 워너뮤직 등 게임 외 무형자산을 보유한 글로벌 기업들을 든 것이 시작이었다. 이에 크래프톤은 금융당국으로부터 증권신고서 정정을 요구받아 공모 희망 밴드를 약 10%가량 낮췄음에도 고평가 논란을 잠재우지 못했다. 지난달 진행된 수요예측에서는 참여 기관수가 621개사(243.15대 1)에 불과한데도 공모가를 희망밴드(40만~49만8000원) 최상단에 결정하며 고평가 논란을 재점화했다. 이런 결과는 일반청약자의 외면으로 이어졌다. 일반 투자자 대상 청약에서는 최종 경쟁률 7.79대 1을 기록, 증거금 약 5조358억원을 모으는 데 그쳤다. 중복청약 가능했음에도 높은 공모가에 “크래프톤은 패스”라는 분위기를 되돌리지 못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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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몸값만 100조원에 달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는 LG에너지솔루션과 현대엘리베이터, 카카오페이 등의 공모청약이 진행될 예정이다. 카카오페이는 당초 희망공모가를 6만3000~9만6000으로 제시해 고평가 논란을 불을 지핀 상태다. 고평가 논란은 흥행 부진으로 이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또다시 고평가 IPO 기업이 나타난다면 아무리 미래 성장성이 밝은 기업이라고 하더라도 외면받고 말 것이다. 예비 IPO 기업은 크래프톤을 반면교사(反面敎師)로 삼아야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