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대출 10조 줄 때, 소호대출 10조 늘었다…"금융부실 뇌관 우려"

5대 시중은행 개인사업자 대출, 반년새 11조 증가
9조 줄어든 가계대출과 '대조'…취약차주 늘어난듯
'이자장사' 불호령에 가계대출금리 낮추지만
개인사업자 대출, 기업대출로 분류되 관심 못받아
"경기상황 불확실한 와중에 사업자대출 '우려'"
  • 등록 2022-07-05 오전 4:30:00

    수정 2022-07-05 오전 4:30:00

[이데일리 김정현 기자] 가계대출이 올해 들어 매월 감소를 지속하며 반년 만에 10조원 줄어든 가운데, 반대로 개인사업자 대출은 같은 기간 10조원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자금 여력이 있는 고신용자들 위주로 가계대출을 줄여나가는 반면, 자금 상황이 열악한 차주들은 금리 급등기에도 울며 겨자먹기로 대출을 일으키는 것으로 보인다. 고금리 시대의 뇌관이 될 수 있어 주목된다.

4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5대 시중은행의 지난달(6월) 말 개인사업자 대출 잔액은 310조7815억원으로 전월 대비 1조2837억원(0.41%) 늘어났다. 은행권 가계대출이 6개월째 감소하는 상황에서도 개인사업자 대출은 천장을 모르고 치솟고 있는 것이다.

개인사업자 대출은 실제 올해 들어 가파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말 299조7215억원이었던 대출 잔액이 올해 1~6월 301조4069억원→303조5166억원→305조5528억원→308조447억원→309조4978억원→310조7815억원으로 6개월 만에 11조원 넘게 늘어난 것이다.

같은 기간 가계대출은 매달 줄어들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상당한 수치다. 가계대출은 지난해 말 709조529억원에서 지난달 말 699조6521억원으로 줄었다. 1~6월 매달 적게는 8020억원, 많게는 1조7522억원 급감하며 반년 만에 9조4008억원 감소한 것이다.

서울시내 한 은행 대출창구에서 한 고객이 상담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문제는 개인사업자 대출이 필요한 차주들이 상대적으로 취약한 상황에 몰려 있다는 점이다. 고금리 상황에서도 급전이 필요한 차주들이 은행 문을 두드릴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고신용자들에 주로 분포된 가계 신용대출과 달리 개인사업자 대출은 중저신용자들에게도 골고루 분포돼 있다”면서 “최근 개인사업자 대출이 늘어났다는 것은 사업을 영위하거나 생계를 이어가기 곤란한 차주들이 많았다는 뜻으로 해석될 수 있다”고 말했다.

가계대출이 신용대출을 중심으로 감소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개인사업자 대출 차주들의 절박함은 더욱 두드러진다. 가계대출은 올해 들어 반년간 9조4008억원 줄어들었는데, 이 가운데 신용대출이 차지하는 금액이 8조8783억원으로 대부분이었다. 여유자금으로 활용하거나 투자자금으로 사용하기 위해 신용대출을 받았던 고신용 차주들이 금리 상승기를 맞아 대출 상환했다는 해석이 가능한 대목이다.

설상가상, 개인사업자 대출 금리는 글로벌 금리상승의 유탄을 정면으로 맞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정치권이 은행에 ‘이자 장사’를 경고하며 가계대출 금리의 급격한 상승에 제동을 걸고 나선 가운데, 관심을 받지 못한 개인사업자 대출 금리는 상승하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예금은행에서 5월중 신규 취급된 중소기업(개인사업자 포함) 대출 가중평균금리는 연 3.79%로 전월(4월·3.67%) 대비 0.12%포인트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가계대출 금리 변동과 비교하면 가파른 상승세다. 전체 가계대출 가중평균금리는 4월 4.05%에서 5월 4.14%로 0.09%포인트 늘어난 데 그쳤다. 그나마도 주택담보대출(주담대) 금리(3.90%→3.90%)는 변동이 없었다.

실제 은행권은 정치권의 불호령에 가계대출 금리를 낮출 복안을 저마다 내놓고 있지만 개인사업자 대출에 대해서는 별다른 대출금리 감경 방안을 염두에 두고 있지 않다. 또 다른 은행권 여신 담당 관계자는 “가계대출 금리에 대해서는 차주의 이자 부담을 낮출 방안을 여러 방면으로 고민 중에 있다”면서 “개인사업자 대출에 대해서는 특별한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개인사업자 대출이 금리 상승기의 또 다른 뇌관이 될 수 있다는 지적도 가능해 보인다. 하준경 한양대 경제학부 교수는 “자영업자 가운데 사업이 잘 안 되는 분들이 어쩔 수 없이 대출을 해서 ‘돌려막기’하고, 운영자금을 계속해서 빚으로 충당하는 분들이 많다면 상당히 리스크가 크다고 볼 수 있다”며 “앞으로 경기가 어떻게 될지 모르는 상황에서 금리도 오르고 있어 불안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출처=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이데일리
추천 뉴스by Taboola

당신을 위한
맞춤 뉴스by Dable

소셜 댓글

많이 본 뉴스

바이오 투자 길라잡이 팜이데일리

왼쪽 오른쪽

스무살의 설레임 스냅타임

왼쪽 오른쪽

재미에 지식을 더하다 영상+

왼쪽 오른쪽

두근두근 핫포토

  • 돌발 상황
  • 이조의 만남
  • 2억 괴물
  • 아빠 최고!
왼쪽 오른쪽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