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박해진 패션계 몸부림..'배보다 배꼽이 크네'

옷 사면 TV 주고, 가방 사면 팔찌 선물로
파격적인 '보너스 마케팅'에 매출 두 자릿수 신장
사실상 최대 50%, 반값 할인 효과
  • 등록 2014-12-22 오전 5:50:00

    수정 2014-12-22 오전 8:57:14

‘슈퍼 프라이데이’ 행사가 진행 중인 제일모직 갤럭시 매장의 모습. 입구에 삼성전자의 32인치 LED TV, 청소기, 갤럭시탭 등의 사은품이 전시돼 있다.
[이데일리 최은영 기자] ‘시즌 오프 최대 50% 할인’ 요즘 패션가에서 흔히 보는 풍경이다. 불황이 장기화하고 해외 직구족이 늘어나는 등 국내 소비가 위축되면서 할인 폭은 70~80%까지 커지고 있다. 연말연시 폭탄 세일로 고객들의 눈길을 돌리고 재고를 소진해 창고물량을 줄여보겠다는 생각에서다.

정상가 판매를 고집하며 ‘프리미엄’ 이미지를 고수해온 ‘노(NO) 세일 브랜드’는 고민이 깊다. 업체 간 경쟁이 치열해 웬만큼 가격을 내려서는 티도 안 날 뿐 더러 가격을 큰 폭으로 낮추자니 어렵게 만들어온 제품 이미지가 훼손될 것이 우려돼서다.

이들 업체가 고육지책 내놓은 것이 바로 ‘보너스 마케팅’이다. 원플러스원인데 품목과 브랜드가 다른, 고가의 제품을 사은품으로 내건다는 점이 과거와 다르다. TV, 태블릿 PC 등 사은품의 규모가 달라졌다.

시작은 제일모직(028260)이었다. 제일모직은 지난 5일부터 전국 1500여 개 매장에서 브랜드별 정해진 액수 이상을 구매하는 고객에게 선착순으로 가전제품을 증정하는 ‘한국판 블랙프라이데이’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단일 매장에서 단품으로 빈폴 70만 원, 갤럭시·로가디스·엠비오 등 남성복 80만 원, 토리버치·띠어리 등 해외브랜드 100만 원, 빈폴레이디스·르베이지 등 여성복은 150만 원이 기준이다. 사은품은 삼성전자의 32인치 LED TV(스탠드형), 소형 세탁기(아기사랑), 청소기(모션 싱크)다. 150만원 이상 구입하면 앞의 3개 제품에 갤럭시탭(8.0 또는 8.4)까지 선택할 수 있는 사은품의 종류가 늘어난다.

이 중 LED TV는 행사 이틀 만에 준비된 1000대가 모두 소진됐을 정도로 뜨거운 인기를 끌었다. 제일모직 측은 이후 900대를 추가 주문했으나 이마저도 반응이
랑카스터와 아가타 파리의 합작 사은품 이벤트 포스터.
좋아 사흘 만에 다시 완판됐다고 전했다. 세탁기는 아기 엄마들이 선호하며, 청소기는 결혼을 앞둔 예비부부들이 혼수품 마련 용도로 활용하고 있다. 이러한 호응에 매출액도 지난해 동기 대비 20% 가량 늘었다.

프랑스 액세서리 브랜드 랑카스터는 프랑스 주얼리 브랜드 아가타 파리와 손잡고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다. 랑카스터 매장에서 핸드백을 구매하면 10만 원 상당의 아가타 파리 주얼리를 선물로 주고, 아가타 파리 매장에서 40만 원 이상 제품을 구매하면 27만 8000원 상당의 랑카스터 소가죽 클러치를 사은품으로 제공한다.

MCM 가방을 사면 선물로 주는 꽃바구니.
독일 럭셔리 브랜드 MCM은 크리스마스 시즌을 맞아 가방을 구매한 선착순 100명에게 10만 원 상당의 고급 꽃바구니를 고객이 원하는 날짜에 배송해주는 이벤트를 오는 24일까지 진행한다.

공통점은 평상시 세일을 잘 하지 않는 프리미엄 브랜드라는 사실이다. 고객은 모아야겠는데 가격을 낮추자니 제품의 가치가 떨어지고, 사실상의 할인 효과를 주기 위해 이 같은 방법을 선택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이번 제일모직 행사에는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한 캐주얼 브랜드 바이크리페어샵과 SPA 브랜드 에잇세컨즈, 아울렛과 면세점 판매 상품은 제외됐다. 사은품 중 가장 인기가 많았던 삼성전자 LED TV의 시중 판매가는 35만 원 선이다. 최소 70만 원 이상 구매 시 혜택을 받는 점을 고려하면, 형태만 다를 뿐 최대 50% 할인과 같은 효과다.

업계 한 관계자는 “미국의 블랙프라이데이에 곧 있을 유럽의 박싱데이까지. 국내 고객을 자꾸만 빼앗기는 상황에서 어찌 보면 절박해진 유통업계의 몸부림일지 모른다”면서 “브랜드 이미지는 유지하면서 새로운 고객을 창출한다는 점에서 프리미엄 사은품 이벤트는 매력적이다. 여러 업체들에서 내년 마케팅 계획을 세우는데 이러한 방식을 참조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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