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별 넘어 처벌…미접종자는 국민 아닌가요"

[백신 미접종 기자 체험기]"일상생활까지 제약"
정부 10일부터 대형마트·백화점 방역패스 의무화
미접종자, 식재료·생필품 편의점·시장서 구입해야
식당·카페 혼자 가능…손님 눈치 입장 거부 흔해
  • 등록 2022-01-14 오전 12:00:00

    수정 2022-01-14 오전 1:34:46

[편집자주] 식당·카페에 이어 지난 10일부터는 대형마트·백화점 등에도 방역패스가 확대 적용되고 있다. 하지만 미접종자의 반발이 심한데다 제도의 실효성을 두고도 논란이 일고 있다. 백신 미접종 기자가 일상에서 직접 겪은 체험담을 통해 방역패스의 문제점을 짚어본다
[이데일리 김정훈 기자]
[이데일리 김의진 기자] “차별을 넘어 처벌이다”

코로나 백신 미접종자들은 당국의 방역패스 적용에 대해 이렇게 반발한다. 전적으로 공감한다.

기자는 의사의 권유로 백신접종을 하지 않았다. 지난해 10월 어머니와 여동생이 백신 2차 접종을 완료한 뒤 각각 구토와 발열 등으로 일주일을 고생했기 때문이다. 담당 의사는 기자에게도 ‘접종하지 않는 편이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어쩔 수 없이 미접종을 택한 이유다.

하지만 이후 고난의 길이 시작됐다. 어디를 가든 눈치가 보인다. 식당에서 한 끼를 해결하거나 카페에서 차 한 잔 마실 여유도 누릴 수 없다. 방역지침 상 미접종자는 식당·카페를 혼자만 이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사실 이마저도 여의치 않다. 미접종자라는 이유로 식당·카페에서 문전박대를 당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출입 거부를 당할 때면 대부분 “다른 손님들이 불편해하니까”라며 양해를 구해온다. 당황스럽긴 해도 이들의 마음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기에 조용히 다른 곳으로 발길을 옮긴다. 결국 갈 수 있는 곳은 하나둘씩 줄어든다. 요즘은 미접종자를 손님으로 받아주는 식당을 만나면 반가울 뿐이다. 음식 맛은 차치하고 받아주는 게 고마워 단골집으로 이용하고 있다.

퇴근 후 친구나 지인들과 식당에서 저녁식사하는 것은 꿈도 못 꾼다. 전화로 안부를 묻는 게 일상이 됐다. 주말에는 주로 배달 음식을 시키거나 집에서 직접 요리를 해 먹는다. 이제는 메뉴만 떠올리면 동네에서 리뷰·평점 좋은 식당이 어딘지 바로 연상될 정도다.

병원 갈때도 눈치가 보인다. 병원은 방역패스 적용 시설이 아니기에 대부분은 환자에게 백신 접종 여부를 묻지 않는다. 하지만 일부 병원은 QR코드로 접종 여부를 확인하고 있는데 그렇다고 따지기도 멋쩍다. 그래서 QR코드 인증을 요구하지 않는 병원을 찾는다.

미접종을 선택했기에 평소 남들보다 개인 방역을 더욱 철저히 챙기고 있다. 출·퇴근 때도 대중교통을 이용하지 않고 개인차량으로 이동한다. 기름값 부담은 늘었지만 대면 접촉을 피할 수 있다는 점에서 아깝지 않다. 카페에서도 개인 텀블러에 커피를 담아 주로 운전할 때 마신다. 퇴근 후 집에 오면 곧바로 입었던 옷·핸드폰·노트북 등을 소독한 뒤 바로 샤워실로 들어간다.

아무리 개인방역을 철저히 해도 정부 방역지침이 일상을 조여오는 기분이 드는 건 어쩔 수 없다. 이제는 식당·카페뿐 아니라 대형마트·백화점도 이용하기 어렵다. 점점 한숨이 터져 나온다. 이상반응으로 고통받았던 가족들을 생각하면 접종을 결심하기도 쉽지 않다. 이래저래 답답할 뿐이다.

지난 10일 서울 여의도 백화점 내 카페에서 시민들이 방역패스를 확인하기 위해 줄을 서 있다. (사진=이데일리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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