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청소년, '유령신부' 꿈꾼다고?… 프로아나·뼈마름 비상

청소년 계층, 섭식장애 증가세
먹고 뱉고, 반복적인 구토… 건강 적신호
  • 등록 2022-01-22 오전 12:03:08

    수정 2022-01-22 오전 12:10:53

[이데일리 이순용 기자] “애니메이션 유령신부 느낌으로 더 마르고 싶어요.”

최근 뼈만 남을 정도로 앙상한 몸매를 선망하는 청소년이 적잖다. 문제는 뼈가 드러날 정도로 마른 몸매를 만들기 위해 굶기조차 거부하지 않는다는 것. 국내 10~20대 초반 여성들은 이를 ‘뼈마름’이라고 부르며, SNS를 통해 서로를 응원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건강을 위한 다이어트가 아닌, 무작정 마르기 위한 다이어트는 위험할 수밖에 없다. 365mc 채규희 원장의 도움말로 청소년의 건강을 해치는 ‘프로아나’의 위험성과 올바른 다이어트 방법에 대해 알아본다.

청소년 계층, 섭식장애 증가세

최근 국내 신경성 식욕부진(거식증) 환자는 증가세다. 남인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민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제출 받은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거식증 진료인원은 2015년 1590명에서 2019년 1845명으로 지난 5년간 16% 증가했다. 환자가 가장 많은 성별·연령 집단은 10대 여성(14.4%, 1208명)이었다. 10대 청소년은 건강보다 다른 사람의 비쳐지는 자신의 모습을 중시하는 경향을 보인다. 또래집단과의 연대감도 일상에서 중요한 요소로 작용한다.

전문가들은 과거부터 10~20대 젊은 여성에서의 거식증(신경성 식욕부진증) 등 섭식장애는 적잖이 볼 수 있었지만, 최근에는 이를 ‘옳은 것’으로 믿으며, 하나의 라이프스타일이라고 주장하는 상황에 이른 게 문제였다고 지적한다.

이를 지향하는 사람들을 ‘프로아나 족’이라고 한다. 프로아나는 찬성을 의미하는 ‘프로(pro)’와 거식증을 의미하는 ‘아나(anorexia)’를 합친 말이다. 이들은 체중조절에 집착하며, 말랐음에도 체중·체형에 과도한 관심을 쏟는다. 자존감 저하, 우울감이 동반되기도 한다.

◇ 먹고 뱉고, 반복적인 구토… 건강 적신호

프로아나 아이들이 가장 많이 택하는 것은 500ml 우유 한팩, 사과 한 개, 게맛살 한 개 등 소량의 한가지 음식으로 하루 종일 버티는 것이다. 아예 음식을 거부하기도 한다. 음식을 씹으며 맛을 본 뒤 그대로 뱉거나, 다른 사람 앞에서 거식증을 티내지 않기 위해 함께 식사하고 구토하는 ‘먹토’도 흔하다.

채규희 원장은 “신경성 식욕부진증은 사망률이 15%에 육박하는 위험한 질병이며, 이때 대체로 심장병으로 인해 사망한다”며 “이밖에 성장기 청소년에서 저체중 현상이 지속되면 뇌발달 저해, 감염질환 취약, 골다공증 등을 겪을 수 있다. 여학생은 생리불순·불임 문제에도 직면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특히 먹고 토하는 문제는 심각한데 이는 위염·역류성 식도염· 얼굴형 변화 등의 다양한 건강문제를 유발한다” 말했다.

SNS 흐름에 잘못된 다이어트 이상형

전문가들 중에는 최근 SNS의 영향으로 프로아나 족이 더 증가세라고 보는 경우도 있다. 활발한 SNS 활동으로 청소년들이 이미지에 관심을 갖는 건 흔한 현상이지만, 이로 인해 자신의 외모에 지나치게 집착한다는 것.

해외에서도 짧은 동영상 플랫폼 등이 10대에게 급속한 체중감량, 식사거부 등에 영향을 미친다는 우려를 내비치고 있다. 실제로 월스트리트저널 조사 결과 한 영상 플랫폼은 새로운 아이디를 만든 10대 여자 청소년에게 알고리즘을 통해 수만개의 체중감량 동영상을 제공한 것으로 드러났다. 하루 300칼로리 미만 섭취에 대한 정보, ‘유령신부’처럼 보이는 법, 며칠 동안 물만 섭취하는 다이어트법, 과식 후 변비약을 복용하는 것을 제안하는 영상 콘텐츠도 다수였다. 해당 플랫폼은 “사용자에게 동일한 콘텐츠를 너무 많이 표시하지 않도록 추천 알고리즘을 조정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채 원장은 “청소년들은 대체로 마른 몸을 선호하는데, 이와 관련된 정보에 자주 노출될수록 거부감 없이 받아들이기 쉽다”며 “이와 관련 해외 SNS에서도 거식증, 무리한 다이어트에 대한 관련된 정보에 대해 제한하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 학부모, 신경성 증세 미리 파악해야

거식증은 자신이 병에 걸렸음을 인지하고 치료 의지를 갖는다면 완치할 수 있는 병이다. 그러나 자신을 프로아나라고 지칭할 정도로 심각한 경우 자신이 병에 걸렸음을 부정하곤 한다.

이때 가장 중요한 것은 보호자의 관심이다. 아이의 ‘신경성 식욕부진증세’를 빠르게 파악하고 케어에 나서야 한다. 가령 아이가 자주 식사를 피하기위해 ‘먼저 먹었어요’ ‘이따 먹을게요’ 등의 기피현상을 자주 보인다면 아이의 식사를 끝까지 관찰하고 도움을 줘야 한다. 실제로 신경성 식욕부진증을 보이는 아이들은 식품의 칼로리와 음식의 가짓수 등에 과도하게 집착하는 경향이 있다. 이를 체크포인트로 삼는 것도 한가지 방법이다.

채 원장은 “자녀의 거식증 증상을 포착하는 방법은 다양한 방법이 있고 만약 이상 징후를 보인다면 충분한 상담과 관심을 통해 이를 해결해야 한다”며“이를 해결하지 않고 방치할 경우 성장기 청소년은 저체중 현상으로 인해 뇌발달 저해, 감염질환 노출, 골다공증 등이 나타날 수 있다” 지적했다. 이어 “이러한 경우 의료기관을 방문해 콤플렉스를 해소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가며 보다 체계적이고 안전한 방법으로 치료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 주변의 도움과 올바른 체형에 대한 인식 개선 필요

청소년기에 선망하는 몸을 가지는 것은 어쩌면 당연하다. 전문가들은 자신이 갖고 싶은 몸에 대한 올바른 인식과 함께 정확한 체중관리 방법을 함께 공유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한다.

채 원장은 “과체중이었던 청소년이 다이어트를 하는 과정에서 프로아나의 길로 빠지는 경우가 종종 있다”며 “다이어트 첫 시작부터 자신의 몸에 맞는 적정 체중 제시와 건강하게 체중관리를 할 수 있는 식습관, 생활습관 역시 함께 잡아주는 것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보통 섭식장애를 앓고 있을 경우, 타인의 도움을 받지 않으려는 경향이 있으며 체중과 체형이 자신의 평가에 큰 영향을 끼친다고 생각한다”며 “주변에서 먼저 손을 내밀며 전문적인 치료와 함께 올바른 체형 인식과 건강하고 규칙적인 식습관을 강조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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