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집무실서 성관계..美 '지퍼게이트'[그해 오늘]

국방부 직원 폭로로 세상에 알려진 '빌 클린턴 성추문'
르윈스키와 백악관서 육체 관계맺어 정치생명 타격받지만
경제 호황과 훨칠한 외모 힘입은 지지율 덕에 임기마쳐
  • 등록 2023-03-29 오전 12:03:00

    수정 2023-03-29 오전 12:03:00

[이데일리 전재욱 기자] 1997년 3월29일. 미국 백악관의 대통령 서재로 백악관 인턴 모니카 르윈스키가 들어섰다. 빌 클린턴 대통령이 깁스를 한 채로 그를 기다리고 있었다. 거기서 둘은 성적인 관계를 맺었다. 미국 대통령의 성 추문, ‘지퍼 게이트’의 마지막 장면이었다.

1998년 8월 빌 클린턴 미국 대통령이 TV기자회견을 하는 모습.(사진=연합뉴스)
시작은 1995년 11월이었다. 르윈스키는 그해 7월 대통령 비서실장의 인턴 직원으로 백악관에 입사하고서 클린턴 대통령에게 “짝사랑한다”고 고백했다. 이걸 계기로 클린턴 대통령은 르윈스키에서 호감을 느꼈고, 둘은 부적절한 육체적인 관계를 시작했다.

클린턴 대통령도 자신이 잘못하고 있다는 걸 알고 있었다. 이듬해 2월 르윈스키에게 전화를 걸어 관계를 끝내자고 했다. 르윈스키는 그러지 못하겠다고 했다. 클린턴 대통령은 자신의 말을 지키지 못했다. 둘은 다시 육체적인 관계를 시작했다.

외려 주변에서 걱정하는 시선이 쏟아졌다. 백악관 비서실은 르윈스키를 국방부로 발령냈다. 인턴 직원이던 그가 대통령 집무실을 자주 드나드는 데 부담을 느끼고 내린 조처였다. 그러자 둘은 전화로 외설적인 대화를 주고받았다. 외국 순방 중에도 이런 행위가 이어졌다.

모니카 르윈스키(사진=연합뉴스)
르윈스키는 1997년 다시 백악관에 입성했다. 클린턴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한 직후였다. 비서실이 나서서 르윈스키를 다시 불러들였다. 이후 두 사람은 육체적인 관계를 이어갔다. 그리고 그해 3월29일을 마지막으로 둘의 관계는 끝이 났다.

둘의 관계는 1997년 12월 터졌다. 국방부 직원이던 린다 트립의 공익 제보가 발단이었다. 트립은 국방부로 발령받아 근무하던 르윈스키와 친분을 맺었다. 르윈스키는 트립에게 클린턴과 관계를 털어놨는데, 트립이 이걸 녹음해서 폭로한 것이다. 트립은 자신의 폭로를 두고 “애국적인 일”이라고 했다.

린다 트립.(사진=연합뉴스)
수사가 시작되고 클린턴은 수세에 몰렸다. 그러면서 1994년 성 추문 가해자로서 당한 소송도 공론화됐다. 아칸소주 공무원 폴라 존스이 1991년 클린턴 대통령으로부터 성폭력을 당했다며 낸 소송이었다. 애초 이 재판은 클린턴 대통령의 임기 이후 진행하기로 했으나, 법원이 입장을 바꾸면서 재임 기간인 1998년 재판이 시작됐다. 이 재판에 증인으로 나온 르윈스키는 클린턴과 부적절한 관계를 부인했는데, 이게 클린턴이 위증을 교사한 것이라는 의혹이 일었다.

클린턴 대통령은 탄핵안이 소추되는 위기에 직면했다. 사법방해와 위증혐의 두 가지가 사유였다. 애초 사실관계를 부인하던 클린턴 대통령은 1998년 8월17일 미 전역에 생중계된 TV 연설을 통해 “르윈스키와 적절하지 않은 관계를 가졌고, 그 관계는 잘못이었다”고 사과했다. 이어서 “나의 심각한 판단착오였다”며 “전적으로 나의 책임”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그러나 누구에게도 거짓말을 하라거나, 증거를 숨기라거나 등 불법 행동을 요구하지 않았다”고 했다.

클린턴 대통령 탄핵안은 하원에서 가결됐으나, 상원에서 부결됐다. 부적절한 관계를 가졌지만 이게 국가 안보를 해친 것도 아니고 헌법을 위반한 것도 아니라는 여론이 컸다. 결국 클린턴 대통령은 임기를 채우고 2001년 1월20일 퇴임했다. 고공행진하던 인기가 한몫했다. 클린턴 대통령의 퇴임 시 지지율은 66%였다. 배경에는 경제 호황이 있었다. 클린턴 재임 시기 1993~2001년은 미국은 세계의 경제 패권국가로 우뚝 섰다.

빌 클린턴(오른쪽)과 힐러리 클린턴 부부.(사진=연합뉴스)
클린턴 대통령의 부인 힐러리 클린턴은 남편과 이혼하지 않았다. 변호사이던 힐러리는 남편이 성 추문 사건에 휘말리자 법률대리인을 자처했다. 남편이 퇴임하자 힐러리는 정치를 시작했다. 상원의원을 거쳐 오바마 행정부에서 국무장관을 지냈다. 이후 대통령 선거 후보로까지 나섰지만 낙선했다.

이데일리
추천 뉴스by Taboola

당신을 위한
맞춤 뉴스by Dable

소셜 댓글

많이 본 뉴스

바이오 투자 길라잡이 팜이데일리

왼쪽 오른쪽

스무살의 설레임 스냅타임

왼쪽 오른쪽

재미에 지식을 더하다 영상+

왼쪽 오른쪽

두근두근 핫포토

  • 돌발 상황
  • 이조의 만남
  • 2억 괴물
  • 아빠 최고!
왼쪽 오른쪽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