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리수용 북한 외무상의 유엔총회 노림수

  • 등록 2014-09-02 오전 6:00:00

    수정 2014-09-02 오전 6:00:00

북한의 리수용 외무상이 이달 중순 미국 뉴욕에서 열리는 유엔총회에 참석할 계획인 가운데 북·미 간의 대화 가능성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북한 외무상의 유엔총회 참석은 1999년 백남순 외무상 이후 15년 만이다. 1998년부터 2010년까지 유엔 제네바대표부 대사와 스위스 대사를 지낸 리 외무상은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가 스위스에 유학할 때 후견인 역할을 했다. 김정일 전 국방위원장의 해외 비자금을 관리해온 그는 지난해 장성택 처형 이후 숙청설이 나돌았지만 지난 4월 외무상으로 승진했다.

유엔 외교가에선 북한 외무상의 방미가 이례적이라는 점에서 벌써부터 화제가 되고 있다. 특히 그의 방문 목적에 대해 다양한 추측과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일각에선 북한이 핵 문제를 놓고 미국과 협상하기 위해 리 외무상을 파견하는 것이라고 보고 있다. 북한은 그동안 줄기차게 미국과 핵 문제를 논의해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 리 외무상은 미국 정부 고위관리와 직접 만나 북한의 입장을 제시할 가능성이 있다. 다른 일각에선 이번 유엔총회에서 북한 인권문제가 공식의제로 상정될 경우에 대비하기 위한 것이란 분석도 있다.

주목되는 점은 미국 정부의 입장 변화 여부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북한에 대한 리스크를 관리할 필요가 있다. 이런 측면에서 볼 때 미국 정부가 리 외무상의 방문을 계기로 대화에 나설 수 있다. 이 경우 케네스 배 등 미국인 인질 3명의 석방문제가 연결고리가 될 수 있다. 미국 정부 관리들이 최근 극비리에 평양을 방문해 이들의 석방 문제를 논의했다는 얘기도 나온다. 미국 정부가 인질 석방을 위해 북한에 유화적 제스처를 보일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이런 가운데 김관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이르면 추석 연휴에 미국을 방문한다고 한다. 순서상으로 한·미 간의 대북 조율이 이뤄진 이후 리 외무상이 미국을 가는 셈이다. 정부로선 미국 정부에 인질석방 교섭과는 별도로 북한이 핵 문제에 대한 태도를 바꾸도록 더욱 강력하게 압박하도록 촉구해야 한다. 북한이 노리는 통미봉남(通美封南) 전술이 효과를 볼 수 없다는 점을 양국 정부가 보여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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