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ICT·과학 키워드-②] 이소연과 인터스텔라

과학영화 인터스텔라의 흥행 돌풍·한국 최초 우주인은 결국 포기..'대조' 이뤄
"국민의 과학수준, 정부와 정치권이 못 미쳐"
  • 등록 2014-12-17 오전 12:00:42

    수정 2014-12-17 오전 6:15:31

[이데일리 이승현 기자]

‘한국인 최초 우주인’ 이소연 씨. 뉴시스 제공
올해는 과학분야에서 유독 우주와 관련된 이슈가 많았다. 인류 최초로 혜성에 착륙한 유럽우주국(ESA)의 ‘로제타’호가 단연 1순위로 꼽힌다.

그러나 일반 대중에게 가장 화제가 된 우주 뉴스는 ‘한국 최초이자 유일한 우주인’인 이소연(36) 씨의 한국항공우주연구원 퇴사와 정통 과학영화인 인터스텔라의 흥행 돌풍일 것이다.

16일 영화진흥위원회에 따르면, 지난달 6일 개봉한 인터스텔라는 현재 970만 관객을 넘었으며 1000만 돌파를 앞두고 있다.

아인슈타인의 상대성이론과 블랙홀, 웜홀, 중력 방정식 등 난해한 현대 물리학 이론들이 버무려진 이 영화가 이처럼 초대박을 낼 줄 쉽게 예상하지 못했을 터이다. 특히 ‘제 2의 지구’를 찾아 나서는 내용의 이 영화가 유독 한국에서만 엄청난 흥행실적을 이어가는 점이 특이하다.

이 영화를 계기로 우주에서의 공간과 시간의 관계 등 물리학 기사들이 쏟아졌고, 과학관에선 인터스텔라의 과학적 콘텐츠를 대중에게 쉽게 전달하는 설명회를 이어갔다.

김승환 한국과학창의재단 이사장은 “인터스텔라는 우리 국민이 과학을 잘 소화한 대표적 사례이다. 과학과 허구(공상과학)의 조합이 만들어내는 미래를 (문화로) 소비하는 것이다”고 분석했다.

인터스텔라의 미국인 우주인들과는 달리 한국인 우주인은 대중에게 실망감을 안겨줬다.

지난 2008년 4월 우주선으로 ‘국제우주정거장’(ISS)에 다녀와 첫 한국인 우주인이 된 이 씨는 2010년 4월 의무 복무기간을 완료했다. 이어 2012년 8월 소속기관인 항우연에 휴직계를 냈고 지난달 8월 결국 공식 퇴사했다.

그는 2012년부터 미국에서 살고 있으며 재미교포 의사와 결혼했다. 만약 미국 시민권을 얻으면 ‘한국인 우주인’은 없어지게 된다. 이 씨가 주인공인 정부의 한국인 우주인 배출사업에는 260억원이 들어갔다.

이를 두고 여론은 ‘260억원짜리 먹튀’라며 이 씨의 개인적 처신을 문제삼는 의견이 대부분이었다. 이 씨가 첫 한국인 우주인이란 자부심을 갖고 나라를 위해 더 봉사했어야 한다는 것이다.

고산 타이드인스티튜트 대표.
당초 우주인으로 선발됐다 규정위반으로 탈락한 고산(38) 씨에 대한 아쉬움도 비등했다. 그는 현재 창업투자기관인 ‘타이드인스티튜트’ 대표를 맡으며 젊은층 창업지원에 헌신하고 있다.

그러나 근본적 문제는 정부의 체계적인 우주개발 정책 부재라는 것에 이견이 없다. 한국은 2008년 우주인을 배출했지만, ‘중장기 우주개발 계획’을 보면 2040년까지 ‘유인 우주선’ 개발계획 자체가 없다.

이 씨가 지구 귀환 뒤 4년간 불과 4건의 연구과제만 수행했을 정도로 우주인 활용계획 또한 부실했다.

이와 관련, 미국과 유럽, 중국, 일본 등이 일제히 우주탐사에 열을 올리는 가운데 최근 한국의 ‘달 탐사 프로젝트’는 여야 정쟁에 휘말려 410억원의 예산이 전액 삭감돼 시작조차 못하게 됐다.

익명을 요구한 우주항공분야 관계자는 “한국인은 인터스텔라를 보며 지적 호기심을 충족하는데 정부 정책과 정치권 수준은 한참 미치지 못하고 있다”며 “대중의 관심을 토대로 어떻게 우주강국을 만들 지 고민하기 바란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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