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증하고 있는 V낸드 수요에 적극 대응하는 동시에 시장 진입을 앞두고 있는 SK하이닉스(000660) 등 경쟁자를 견제하기 위한 조치로 해석된다.
2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연내 시안 공장의 두번째(2기) 생산라인 건설을 위한 세부계획을 수립하고 내년부터 본격적인 투자에 나선다. 시안 공장에는 최대 3개의 라인을 지을 수 있는 부지가 확보돼 있다.
삼성 고위 관계자는 “시안 공장에 대한 70억 달러 수준의 1차 투자계획이 늦어도 하반기에는 완료된다”고 밝혔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건설 중인 삼성전자 화성 공장 17라인의 건설 비용은 2조3000억원 수준이었지만 시안의 라인은 크기가 더 작아 1조원대로 예상된다”며 “2기 라인에 대한 투자는 향후 2~3년에 걸쳐 단계적으로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가 V낸드 생산라인 증설을 추진하는 것은 대용량 데이터 저장장치인 SSD(솔리드 스테이트 드라이브)를 중심으로 수요가 크게 늘고 있기 때문이다. 전체 낸드플래시 시장에서 V낸드가 차지하는 비중은 올해 3.7%에서 2016년 16.3%, 2017년 33.7%, 2018년 50.9% 등으로 급격히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올해 SK하이닉스와 도시바 등 경쟁사들이 V낸드 양산을 앞두고 있는 만큼 미리 생산 역량을 확충해 규모의 경제를 달성하려는 목적도 있다.
중국 정부는 삼성전자 측에 시안 공장의 생산라인을 늘려 달라고 지속적으로 요청해 왔다. 지난 1월에는 중국의 왕양 부총리와 이 부회장이 서울 신라호텔에서 만나 반도체 등 다양한 분야의 사업 협력 방안에 대해 논의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