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실이 된 씨티銀 소매금융 철수

2014년, 2017년에 이어 세번째 불거진 후 현실화
2014년부터 꾸준히 소매금융 사업 축소해와
1967년 지점 설립 후 한국경제와 55년 동반 성장
  • 등록 2021-04-16 오전 12:06:39

    수정 2021-04-16 오전 8:37:17

[이데일리 김유성 기자] 한국씨티은행의 소매금융 철수설은 지난 2014년부터 꾸준하게 나왔다. 혹자는 그때부터 소매금융 철수를 준비해왔다고 보고 있다.

실제 씨티그룹은 일관성 있게 한국내 소매금융 사업 규모를 축소해왔다. 저금리 시대로 접어들면서 수익성이 줄어든데다 국내 금융지주와의 경쟁에서도 밀리게 됐기 때문이다.

2014년 씨티그룹은 한국과 일본에서의 사업 축소 계획을 밝히게 된다. 이에 따라 한국씨티은행의 주요 소매금융 계열사인 씨티캐피탈을 매각해 몸집을 줄였다. 본체 격인 씨티은행과 씨티카드 정도만 남겨 놓았다.

그러나 철수설은 사그라지지 않았다. 박진회 당시 한국씨티은행장은 2014년 11월 기자간담회에서 기업금융과 자산관리(WM), 카드사업에 집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철수설에 대한 적극적인 부인인 셈이었다.

그러나 시중은행과 직접 경쟁하는 소매금융 부분에 대해서는 별다른 계획을 밝히지 않았다. 이때부터 한국씨티은행의 미래 계획에 소매금융은 존재하지 않았던 것이다.

2017년 또다시 씨티은행의 매각설이 나왔다. 이때는 박 행장이 직접 점포 수 축소에 나섰던 때다. 2016년 133개였던 점포는 2017년 44개로 줄었다.

내부 임직원들은 술렁였다. 금융업권에서는 한국씨티은행의 철수설은 다시 불거졌다. 매각설도 제기됐다.

박 행장은 임직원들에게 ‘디지털 기반 구축과 차세대 소비자금융 전략을 완수하겠다’고 메시지를 보내며 상황 수습에 나섰다. 2017년 배당도 유보하면서 한국 시장에 대한 애정을 보였다.

한국씨티은행의 소매금융 가치가 재평가 받은 때는 2019년과 2020년 때다. 시중은행들이 파생결합펀드(DLF)와 라임·옵티머스 사태로 곤욕을 치르던 때다. 본사 차원에서 국내 사모펀드 상품 취급을 엄격히 제한했던 덕에 한국씨티은행은 시중은행들이 겪던 금융 사고를 피할 수 있었다.

그러나 전체적인 실적 하락까지는 막지 못했다. 지난해 상반기 한국씨티은행의 당기 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46.9% 감소한 900억원을 기록했다. 같은 외국계 은행인 SC제일은행과는 큰 차이를 보였다. SC제일은행은 전년 동기 대비 21.1% 증가한 1820억을 기록했다.

실적 발표가 있은 후 이틀만에 박 전 행장은 3연임 포기 의사를 밝혔다. 지난해 10월 기업금융 전문가로 소문난 유명순 현 행장이 선임됐다. 소매금융보다는 기업금융을 챙기겠다는 확실한 메시지로 읽혔다.

유명순 한국씨티은행장.(사진=한국씨티은행 제공)
올 들어 나온 매각설은 미국에서 비롯됐다. 블룸버그통신은 제인 프레이저 씨티그룹 회장이 한국과 필리핀, 호주 등에서 소매금융 분야를 축소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한국씨티은행 측은 ‘밝힐 만한 게 없다’고 부연했지만 이 보도는 매각설로까지 커졌다. 프레이저 회장이 남미 등에서 영업점을 줄였던 전례로 매각설은 더 확산됐다. 금융권에서는 철수까지는 아니더라도 소매금융 분야 매각 등을 검토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이 같은 전망은 4월 15일이 돼 현실이 됐다. 씨티그룹은 1분기 실적 발표에서 한국 등 아시아, 중동 지역에서 소매금융 축소 방침을 밝혔다. 한국에 대해서는 기업금융 등에 더 집중할 방침이라고 전했다. 1967년 한국에 지점을 내고 2004년 한미은행 인수로 한국씨티은행을 출범시킨지 18년 만이다.

한편 씨티그룹은 1967년 외국계 은행에서는 처음 한국에 지점을 세우면서 진출했다. 이후 한국 금융과 미국 금융을 이어주는 가교 역할을 했다. 1998년 한국씨티은행은 로버트 루빈 당시 미국 재무부장관과의 가교 역할을 했다. 훗날 루빈은 씨티그룹 회장이 된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에는 하영구 씨티은행장이 우리 정부와 미국 씨티그룹 등과의 다리를 놓았다. 한미 간 달러스와프 결성에 결정적 역할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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