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엿보기]8차례 'No' 英하원…출구 안보이는 브렉시트

시진핑(왼쪽) 중국 국가주석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브렉시트)를 둘러싼 영국사회의 혼돈이 이어지고 있다.

영국 하원은 1일(현지시간) 다시 한 번 의향투표를 실시한다는 계획이다. 의향투표란 하원의 과반 지지를 받을 수 있는 브렉시트 방안을 찾을 때까지 제안된 여러 옵션에 대한 투표를 하는 것으로, 과반을 넘는 대안이 나올 때까지 계속 투표를 진행하는 일종의 끝장투표다. 지난 27일 처음으로 열린 의향투표에서 브렉시트 관련 8개 대안은 모두 과반 지지를 확보하는 데 실패했다.

테리사 메이 총리가 네 번째 브렉시트 합의안 투표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투표를 거듭할수록 표차이가 줄어들고 있어서다. 지난 29일 메이 총리의 브렉시트 합의안은 또 한 번 부결됐다. 세 번째 참패였다. 메이 총리가 합의안 통과시 자진 사퇴하겠다고 약속하고, 앞선 두 차례와 달리 EU 탈퇴협정만을 안건으로 올렸지만 의회 문턱을 넘지 못했다.

이에 따라 노딜 브렉시트 가능성이 확대됐다. 영국은 4월 12일까지 노딜 브렉시트 또는 5월말 유럽의회 선거 참여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선거에 참여할 경우에는 브렉시트 기간을 늦출 수 있다.

다만 메이 총리는 “영국은 새로운 대안을 찾아야 한다. 유럽의회 선거에 참가하는 것은 거의 확실하다”며 노딜 브렉시트 가능성을 낮게 봤다. 브렉시트가 오랜 기간 연장될 수 있다는 얘기다.

다음 주 미국 워싱턴에서 미중 고위급 무역협상이 계속된다. 3월 1일까지였던 무역 전쟁의 ‘90일 휴전’ 기간 연장 이후 처음 대면으로 진행된 지난주 중국 베이징 회담의 연장선이다.

중국에서의 회담은 긍정적이었다는 평가가 주를 이룬다. 특히 중국이 그간 거부해오던 사이버 보안법에 대한 논의를 시작하기로 했다는 점, 자유무역지대에서 해외 기업들의 클라우드 컴퓨팅 사업을 허가해주기로 했다는 점 등이 협상 타결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래리 커들로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은 29일(현지시간) CNBC와의 인터뷰에서 “협상에 진전이 있었다”고 전했다.

협상에 직접 참여한 스티븐 므누신 미국 재무장관은 트위터를 통해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와 나는 중국 측과 건설적인 대화를 나눴다”며 “중국 류허 부총리와 다음 주 워싱턴에서 다시 한 번 중요한 논의를 이어갈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류허 부총리는 3일 워싱턴을 방문한다.

다만 언제 협상이 타결될 것인지는 여전히 불투명하다. 당초 중국은 3월 말까지 최종 합의문 작성을 기대했으나 미국은 몇 주, 몇 달이 걸리더라도 실질적인 효과를 볼 수 있도록 최대한 많은 양보를 얻어내겠다는 입장이다.

협상 타결 기대감이 지속될 경우 주식시장에 긍정적 영향을 끼칠 것으로 관측된다. 앞서 중국 회담 분위기가 좋았다는 소식에 뉴욕증시와 유럽증시 등 주요국 증시는 일제히 상승했다.

오는 4일 존 윌리엄스 미국 뉴욕 연방준비은행 총재의 연설에도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스티븐 무어 연방준비제도(연준·Fed) 이사 지명자 및 커들로 위원장을 앞세워 노골적으로 금리인하를 요구한 이후 진행되는 연설이기 때문이다. 미국 국채에 이어 독일 국채까지 장단기 금리가 역전될 조짐을 보이고 있는 만큼 경기침체와 관련해 어떤 진단을 내놓을지 이목이 쏠리고 있다.

미국에서는 주요 소비·고용지표가 줄줄이 공개된다. 시장 기대를 웃돈 경제지표가 나올 경우 침체 공포도 어느 정도 사그라들 것으로 보인다. 반대로 부진할 경우에는 우려를 더욱 키울 전망이다.

우선 1일 발표되는 미국 2월 소매판매 및 3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에서 미국 경기상황을 가늠할 수 있다. 미국 경제를 이끄는 가장 큰 원동력은 소비다. 소매판매는 지난해 12월 크게 하락한 뒤 올해 1월 전월대비 0.2% 증가세를 보였다. 2월에도 0.2% 증가가 예상된다.

3일에는 미국 3월 서비스업 PMI·3월 공급관리협회(ISM) 비제조업 PMI, 5일에는 미국 3월 비농업부문 신규고용·실업률이 각각 발표된다. 고용지표가 특히 관심을 끈다. 시장에선 비농업부문 신규채용이 17만명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실업률은 3.8%로 전달과 같을 것으로 예측된다.

[이데일리 김정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