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회관 난간이 '와르르'…"저의 아들의 억울한 죽음을"

  • 등록 2021-04-30 오전 12:03:00

    수정 2021-04-30 오전 10:35:33

[이데일리 김민정 기자] 충남 당진의 한 마을회관에서 6살 아이가 대리석 난간에 깔려 숨지는 사고가 발생한 가운데 아이의 엄마가 억울함을 풀어달라고 호소하는 청원을 올렸다.

지난 28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58개월 짧게 살고 하늘나라로 떠나버린 **의 억울함을 풀 수 있도록 도와주세요’라는 제목으로 청원이 올라왔다.

청원인은 “5살, 6살 연년생 아이를 키우는 엄마입니다. 어디에 물어보고 도움을 청해야 할지 도무지 알 길이 없어서 국민 여러분께 호소합니다”라고 말문을 열었다.

(사진=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앞서 지난 24일 오전 8시께 6살 A군은 마을회관 입구에 있는 대리석 난간에 매달렸다가 난간이 무너지는 바람에 목숨을 잃었다.

이 마을회관은 1999년에 준공돼 마을 경로당과 회의실로 이용하고 있으며 지자체 조례에 따라 시에서 건축비만 지원하고 마을에서 관리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인해 지난해부터 이 마을회관은 거의 문을 열지 않았다.

청원인에 따르면 아이들의 부모는 이날 당진에 사는 친척집 모내기를 도와주기 위해 두 아이를 데리고 내려갔다.

아이 아빠는 서둘러 논으로 갔고 엄마는 아이 둘, 그리고 자녀의 사촌동생(5살)을 데리고 모판과 크레인차가 위험해 작은집을 나와 마을회관 마당에서 놀았다.

이후 큰아이가 마을회관 측면 휠체어 경사로 쪽에서 양손으로 난간을 붙잡고 매달리려는 듯 두 발을 떼는 순간 구조물이 무너지며 아이를 덮쳤고 결국 아이는 사망했다.

청원인은 “마을회관 관리자들이 건물이 오래돼서 생긴 문제다. 석재 건조물이 그 정도의 상태인 줄 몰랐다. 시설유지보수에 대한 규정이 없다는 말만 되풀이한다”고 하소연했다.

이어 그는 “아마도 이는 예견된 사고였던 것 같다. 아이 아빠가 사고 당일 응급실에서 아이와의 마지막 인사 도중 커튼 너머로 ‘내가 저기 언젠가 무너질 줄 알았다’라고 하는 누군가의 목소리를 분명히 들었다”고 주장했다.

청원인은 또 “마을 주민들의 집회를 위해 세워진 공공건물이고, 주민들의 쉼터이다. 20여 년 동안 건물의 위험성도 파악하지 않고 방치한 시설관리자와 당진시 건축 관리자는 아무런 잘못이 없는 거냐”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그는 “‘시설사용에 대한 주의를 요한다’는 문구 한 줄만 있었어도 이 어린 생명이 그리 쉽게 떠나지는 않았을 것”이라며 “항상 궁금한 게 많고 질문이 많던 아이에게 부모인 제가 꿈에서라도 대답해 줄 수 있도록 관심 가져달라”고 밝혔다.

(사진=온라인커뮤니티)
아이의 삼촌이라고 밝힌 B씨도 온라인커뮤니티 등을 통해 아이의 죽음에 대해 억울함을 호소했다.

B씨는 “해당 건물은 1999년 지어졌고, 2010년 증축을 하면서 새로 경사로를 설치했다”며 “당시 당진시에서는 5000만 원의 공사 대금을 지원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당진시에 문의한 결과 대금은 지원해줬으나 마을지원 차원의 일이지 해당 건물에 대한 책임은 없다고 했다”며 “책임 의무도 없는 건물에 5000만 원이라는 큰돈을 지원하는 것이 말이 되느냐”고 따졌다.

그러면서 B씨는 “부실 시공, 관리 소홀, 노후화 건물 방치 등 아이가 사망한 이유가 이렇게 많은데 당진시도 마을 이장도 누구 하나 책임지려 하지 않고 있다”며 “억울하게 세상을 떠난 아이에게 어른으로서 뭐라도 할 수 있게 도와달라”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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