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여야 야합의 공항 주고받기, 혈세 낭비 죄의식도 없나

  • 등록 2023-02-06 오전 5:00:00

    수정 2023-02-06 오전 5:00:00

여야가 극심한 정쟁 속에서도 지역공항 숙원사업을 맞바꿔 받아주기로 했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와 송갑석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 여야 의원들이 지난달 하순 간담회를 열고 이렇게 담합했다고 한다. 여당 기반 지역인 대구·경북 신공항 건설 사업과 야당 기반 지역인 광주 군공항 이전 사업을 지원하기 위한 특별법을 이번 정기국회에서 처리하기로 전격 합의했다.

대구·경북 신공항 사업은 대구 동구에 있는 군 공항과 민간 공항을 경북 군위·의성으로, 광주 군공항 이전 사업은 광주 광산구에 있는 군 공항을 전남 무안으로 각각 확대 이전하는 것이다. 공항 인근 지역 소음 민원 해결과 지역개발 촉진 등이 명분이다. 둘 다 지역 숙원사업이지만 각각 최소 10조 원을 넘을 것으로 추정되는 막대한 사업비에 비해 경제성 전망이 미흡한 탓에 그동안 발이 묶여왔다. 게다가 대구·경북 신공항은 2035년 개항 예정으로 추진 중인 부산 가덕도 신공항과 경합하게 된다는 점에서 부산·경남 지역의 반발을 사고 있다. 그럼에도 대구·경북 지역 출신 여당 의원들과 광주·전남 지역 출신 야당 의원들이 두 개의 특별법 처리에 한마음이 된 것이다.

이들 의원의 특별법 제정 이유는 예비타당성 조사 면제와 국비 지원 근거 확보에 있다. 정부로 하여금 경제성 여부는 따지지 않고 돈만 대게 하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그 재원은 혈세다. 각자의 지역 숙원사업에 국민 세금을 쏟아붓기로 여야가 입을 맞춘 셈이다. 배경에는 여야 지도부 간 묵시적 야합이 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지난해 9월 광주를 방문해 대구·경북 신공항 건설과 광주 군공항 이전을 원샷으로 처리하는 방안을 거론했다. 이에 윤석열 정부 출범 후 대구·경북 신공항 건설 추진에 팔을 걷어붙인 여당이 이번에 맞장구치고 나선 것이다.

중요한 경제사회적 인프라이자 군사전략 시설인 공항 건설이 이런 식의 정치적 거래 대상으로 전락해서는 곤란하다. 지역별 항공운수 수요와 경제적 타당성에 대한 객관적 분석 또한 전제돼야 한다. 전 국민적 공감대 형성도 필요하다. 반도체산업 지원을 위해 정부가 지난해 8월 제출한 법안을 아직껏 뭉개고 있는 여야의 공항 야합이 국민 눈에 어떻게 비칠지 의원들은 자문해 보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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