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활 시동거는 두 회장의 엇갈린 행보

권오준 포스코회장,사업혁신 경쟁력제고의 핵심
황창규 KT회장, 인력구조조정 우선으로 조직부활
  • 등록 2014-04-25 오전 5:00:00

    수정 2014-04-25 오전 5:00:00

[이데일리 류성 산업 선임기자] ‘속전속결 vs. 정중동(靜中動).’

조직의 수장을 맡거나 수장으로 내정된 지 100일을 맞이하는 황창규 KT(030200)회장과 권오준 포스코(005490)회장에 대한 세간의 엇갈리는 평가다. 황 회장은 취임하자마자 KT 조직혁신을 서둘러 단행하는 반면 권 회장은 점진적인 조직개혁을 차분하게 추진하는 대조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황 회장은 지난 1월27일 KT 회장에 취임했고, 권 회장은 같은달 16일 포스코 회장으로 내정된 후 3월14일 정식 취임했다.

두 회장은 취임 초기부터 ”어려울수록 본업에서 해법을 찾아야한다”며 “핵심사업의 경쟁력을 높여 그룹의 위기를 정면돌파해 나가겠다”는 공통된 경영전략과 포부를 밝혀 관심을 끌었다. 포스코 권 회장은 본업인 철강경쟁력을, KT 황 회장은 통신사업 역량을 높여 각각 조직을 부활시키겠다고 취임 일성을 터뜨렸었다.

국내기업 자산규모 8위인 포스코와 16위인 KT는 대표적 공기업이라는 상징성 때문에 둘은 회장취임 초기부터 세상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두 기업 모두 한때 잘나가던 철강 및 통신 사업분야가 최근 하향세로 접어들면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는 공통분모도 가지고 있다.

특히 두 회장은 ‘조직의 부활’이라는 똑같은 특명을 갖고 출발했지만, 이를 달성키 위해 추진하는 실행전략이 갈수록 큰 차이를 보이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권 회장은 시간적 여유를 두고 사업 혁신을 순차적으로 추진하는 반면 황 회장은 일사천리로 구조조정을 서두르는 모습이다. 조직의 턴어라운드를 위해 두 회장이 진행하는 업무의 우선순위도 대조적이다. 권 회장은 방만한 사업의 구조조정에 초점을 두는 반면 황 회장은 인적 구조조정을 최우선으로 실행하고 있다.

이는 ‘굴러들어온 돌’과 ‘박힌 돌’이라는 태생적인 차이에서 비롯된다는 게 재계의 분석이다. 포스코 내부에서 수장으로 올라선 권 회장으로서는 조직을 추스리며 조직개혁을 점진적으로 추진하는 것이 성공확률을 높이는 지름길이라는 얘기다. 이에 비해 외부에서 KT에 합류한 황 회장은 취임 초기 ‘새판짜기’에 실패하면 내부조직의 저항때문에 조직의 혁신은 시간이 지날수록 힘들어진다는 분석이다.

조직의 수장을 맡거나 수장으로 내정된지 100일을 맞이하는 황창규 KT회장과 권오준 포스코회장에 대한 세간의 평가가 엇갈리고 있다. 황 회장은 취임하자마자 KT 조직혁신을 서둘러 단행하는 속전속결형 CEO로 부각된 반면, 권 회장은 점진적인 조직개혁을 내부적으로 추진하는 정중동(靜中動)형 최고경영자로 비춰지고 있다. 이데일리 DB
실제로 권 회장이 취임이후 내놓은 전략은 대부분 단기적인 과제가 아닌 시간을 두고 추진해야 하는 중, 장기적인 계획이다. 권 회장은 총 46개 계열사를 철강 건설 에너지 소재 정보기술(IT) 유통 기타 등 7대 사업군으로 재편해 그룹의 역량을 집중한다는 비전을 선포했다. 본업인 철강 경쟁력을 강화하고 비주력 사업을 구조조정하기 위한 전략에서다.

반면 황 회장은 KT 새판짜기를 위해 ‘명예퇴직’이라는 인적 구조조정 카드를 가장 먼저 빼들었다. 이달 10일부터 명예퇴직을 접수받은 결과 15년 이상 근속한 직원 8320명이 신청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KT 전체직원 3만2000명의 26%에 달한다. 직원 4명 가운데 1명 꼴로 퇴사하는 대대적인 인력 구조조정이다. 이에 앞서 황 회장은 전체 임원수를 27% 줄이겠다는 계획을 발표하기도 했다. KT 관계자는 “KT 전체직원수를 빠르면 6월이내 1만명 이내로 추가 감축할 계획인 것으로 알고있다”고 설명했다. 사업 포트폴리오보다 인력 구조조정을 먼저 시행해 취임 초반 조직 장악력을 높이겠다는 포석인 것으로 풀이된다.

황 회장은 대대적 인력조정이 마무리되면 사업 구조조정에도 본격 착수할 것으로 보인다. 이미 비서실 조직에 재무와 전략기능을 대폭강화하고 미래융합전략실을 신설하는 등 사업의 새판짜기를 위한 조직체제 개편을 완료한 상태다. ‘삼성맨’이었던 황 회장이 삼성식으로 수익과 미래성장성 평가를 기반으로 기존사업에 대해 대대적 통폐합 작업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두 회장이 갖추고 있는 강,단점도 대비된다. 권 회장은 내부승진자로서 조직 통솔이 상대적으로 수월하지만 대대적인 혁신은 한계가 있다는 분석이다. 이와 관련 한 포스코 관계자는 “현재 회사 경영상황이 안좋은 것에 대해 내부적으로는 조직의 혁신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세계경기불황 등 외부적인 요인에 의한 것이라는 의견이 대다수”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반면 황 회장은 외부수혈자로서 강력한 조직의 혁신을 추진할 수 는 있지만 내부 반발이 만만치 않을 것이라는 예상이다. 여기에 두 회장 모두 엔지니어 출신으로 경력 대부분을 기술관련 분야에서 쌓아와 조직 전체를 아우르는 경영에는 아직 미숙하지 않느냐는 우려도 만만치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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