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줌인]연장근로 폐지, 임원급여 반납…가라앉는 현대重 다시 띄울까

취임 후 19개월 고강도 개혁 거듭
부실법인 청산, 임원 급여 반납
올 1분기 흑자전환 성공했지만
초유의 수주절벽 속 뼈깎는 결단
  • 등록 2016-04-29 오전 6:00:00

    수정 2016-04-29 오전 6:00:00

[이데일리 성문재 기자] 권오갑 현대중공업(009540) 사장이 1년반만에 다시 칼을 꺼내들었다. 지난 2014년 10월 취임 한달만에 임원 약 30%를 감축하는 고강도 인사를 단행한데 이어 28일 조선 관련 계열사 임원 약 25%를 추가로 줄이는 상반기 임원인사를 실시했다. 이로 인해 임원 60여명이 옷을 벗었지만 신규 임원 선임은 1명도 없었다.

작년 상반기 임원인사가 7월에 있었던 것을 감안하면 예상보다 3개월 앞당겨 조기 인사를 실시한 것이다. 창사 이래 최악의 일감 부족현상이 눈앞에 다가오는 상황에서 임원부터 대폭 줄여 회사 생존을 위한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는 의지를 천명했다.

조선업계는 최근 몇년새 수조원대 적자를 기록하며 정부가 주도하는 기업 구조조정의 첫번째 타깃으로 지목된 상태다. 뿐만 아니라 사상 최악의 수주가뭄으로 도크가 빌지도 모르는 절체절명의 위기를 맞고 있다. 현대중공업이 노조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이같은 결단을 내릴 수 밖에 없었던 이유다.

지난 2014년 9월 회사를 살려내라는 특명을 받고 현대중공업 사장으로 깜짝 임명된 권 사장은 지난 19개월 동안 오로지 위기극복을 위해 달렸다. 취임 초기 창사 이래 최대 규모의 고강도 개혁안을 내놓으면서도 직원들을 다독이기 위해 비 내리는 출근길 회사 정문에 나와 직원들 손을 일일이 잡으며 어려움을 극복하는 데 힘을 모아 줄 것을 호소한 것은 유명한 일화다.

권 사장은 수주절벽 같은 어려운 환경에서도 회사가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도록 경영 합리화 작업에만 매달렸다. 유사부문을 통합하고 부실법인을 청산했다. 비핵심자산은 팔아 재무건정성을 확보하는 데 보탰다. 본업에 집중한다는 차원에서 현대종합상사(011760)의 계열분리도 마쳤다.

작년 11월부터는 긴축경영체제에 돌입하며 그룹 계열사 사장단은 급여 전액을, 임원은 최대 50%를 반납하고 있다. 불필요한 사내외 행사와 각종 연수프로그램은 잠정 중단하고, 시설투자는 축소하거나 보류했다. 오는 5월 1일부터는 휴일 연장근로를 없애고 고정 연장근로를 폐지하기로 하는 등 전사적인 비용절감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권 사장의 고강도 개혁은 끝내 빛을 봤다. 현대중공업은 올해 1분기 영업이익 3252억원을 기록하며 10분기만에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특히 조선부문에서 1900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두며 확실한 수익성 개선을 일궜다. 조단위 적자의 주범이었던 해양플랜트부문에서는 적자폭을 700억원까지 줄이며 향후 개선 기대감을 높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권 사장은 긴장을 늦추지 않았다. 유례없는 수주절벽 위기와 조선업 구조조정 이슈를 넘어야 하기 때문이다. 지난 26일에는 전 직원들을 대상으로 일감부족에 대한 우려, 비용절감 방안 등을 담은 담화문을 발표하며 회사 살리기를 위한 임직원들의 적극적인 동참을 호소했다.

이 과정에서 노조의 도움이 필수적이지만 현재는 노사 갈등이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현대중공업 노조는 29,30일 이틀간 서울역 앞에서 상경투쟁을 벌일 예정이다. 회사의 인력 구조조정 방침에 반대 뜻을 알리기 위해서다.

권오갑 사장은 앞서 지난 21일 백형록 노조위원장을 만나 “수주 절벽에 따라 일감이 부족한 냉엄한 현실을 부인하지 말아야 한다”며 “회생을 위해 노조도 오로지 회사의 생존을 위한다는 생각을 가져달라”고 당부했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노조와의 대화를 통해 위기 상황을 잘 설명하고 설득해 전 임직원이 위기 극복에 동참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수주절벽이라는 위기 상황이지만 흑자기조를 이어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권오갑(가운데) 현대중공업 사장이 지난 2월 현대중공업 울산조선소 생산 현장을 점검하고 있다. 현대중공업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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