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pick]'10달러에 무제한 구독'…애플이 뉴스에 눈독 들이는 이유

애플, 내달 25일 뉴스서비스 선보여.."월 10달러에 모든 뉴스 구독"
아이폰 매출 둔화에..전자회사서 플랫폼 사업자로 변신 시도
수익배분 놓고 언론사와 마찰…미디어 플랫폼 장악 우려도
  • 등록 2019-02-14 오전 12:10:00

    수정 2019-02-14 오전 12:12:10

[사진=AFP제공]
[이데일리 정다슬 기자] 애플이 새로운 변신을 시도한다. 월 10달러를 내면 무제한으로 뉴스 콘텐츠에 접속할 수 있는 뉴스서비스를 출시할 예정이다. 이른바 ‘뉴스판 넷플릭스’다. 최근 아이폰 등 하드웨어 판매실적이 예상치를 밑도는 등 ‘성장 한계’에 부닥친 애플이 서비스사업 성장을 통해 돌파구를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서비스 시작 전부터 언론사와의 수익 분배 구조를 놓고 잡음이 나오는 등 해결해야 할 과제가 작지 않은 탓에 이 같은 구상이 실현될 지는 미지수다.

“2020년까지 서비스 부문 매출 500억달러로 늘릴 것”

12일(현지시간) 미국 인터넷매체 버즈피드(BuzzFeed)에 따르면 애플은 내달 25일 캘리포니아주 쿠퍼티노 애플파크 스티브잡스 극장에서 구독형 뉴스서비스를 발표한다. 서비스명은 정해지지 않았다. 미국 언론들은 ‘뉴스판 넷플릭스’(Netflix for News)라는 가칭을 붙였다. 넷플릭스처럼 월정액을 나면 매체에 상관없이 뉴스를 마음껏 구독할 수 있는 구조여서다.

미국 유력 매체는 한 달에 온라인으로 읽을 수 있는 무료기사 갯수가 정해져 있거나 아예 구독을 하지 않으면 읽을 수 없는 구조다. 월스트리트저널(WSJ)는 한 달에 19.5달러, 뉴욕타임즈는 월 5건까지는 기사가 무료이고 그 이상을 읽으려면 유료회원으로 가입해야 한다. 가입비는 월 8달러부터 시작한다. 가격적인 면에서도 뉴스판 ‘넷플릭스’는 충분히 매력적이다.

지난해 3월 애플은 디지털잡지서비스인 ‘텍스쳐’(Texture)를 인수했다. 텍스쳐는 한 달 9.9달러만 내면 빌보드, 뉴스위크, 포천, 내셔널지오그래픽 등 200여개의 잡지를 마음껏 볼 수 있는 서비스다.

애플은 제휴매체를 월스트리트저널(WSJ)·워싱턴포스트(WP)·뉴욕타임스(NYT) 등 유력 일간지들로 확대해 뉴스 플랫폼 시장을 장악하겠다는 의도다. 올해 봄에는 자체 제작한 TV콘텐츠도 출시한다.

애플은 지난해 10년 만에 처음으로 매출과 이익이 동시에 감소했다. 애플 매출의 60%를 차지하는 아이폰 매출이 15% 하락한 영향이 컸다. 미국 등 선진시장에서 최신 제품 교체 수요가 줄어든 데다 중국 시장에서는 가격 대비 성능이 뛰어난 화웨이·샤오미 등 중국 제품과의 경쟁에서 밀렸다.

실제 애플이 서비스 부문에 주력하고 있는 것 역시 더 이상 하드웨어의 혁신만으로는 사용자를 모으기 어렵다는 위기감에서 비롯됐다.

지난해 4분기 기준 애플의 서비스 부문 매출은 108억달러로 전체 매출의 13%를 차지하고 있다. 아이폰 매출 감소 속에서도 성장세를 이어갔다. 그러나 이는 소위 애플빠로 불리는 충성고객들 덕분이라는 점에서 한계가 분명하다.

더이상 소비자들이 이전만큼 아이폰을 찾지 않는 상황에서 이제는 애플만이 줄 수 있는 생태계의 풍요로움을 강조해 사용자들에게 애플 제품을 권유하고 생태계에 종속시켜야 할 필요성이 커졌다. 이같은 판단 아래 팀 쿡 최고경영자(CEO)는 오는 2020년까지 서비스 부문 매출을 500억달러까지 늘리겠다는 목표를 내세웠다.

애플이 미디어 플랫폼 장악 주도권 상실 우려

그러나 전자제품 회사에서 플랫폼 회사로 변신하려는 애플의 도전은 시작부터 난항을 겪고 있다. 애플은 자사와 뉴스서비스에 참여하는 언론사가 각각 50대 50으로 수입을 배분하는 형태로 협상을 벌이고 있다.

만약 사용자 1명이 10달러짜리 서비스에 가입하게 되면 5달러는 애플이 가져가고, 나머지 5달러는 그 플랫폼에 참여한 언론사들이 분배해서 갖는 형식이다.

이 같은 조건에 대해 NYT·WP는 난색을 나타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WSJ도 비슷한 상황이나 생산적인 결과를 이끌어내기 위해 협상을 지속하겠다는 입장이다.

수익배분 구조에 대한 각 언론사의 이해관계도 엇갈린다. 사용자가 뉴스에 머무는 시간에 비례해 수익을 배분해야 한다는 입장도 있는가 하면, 노출되는 뉴스 광고에 따라 수입을 배분하자는 주장도 있다. 애플이 개별 언론사와 각각 협상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애초에 5대 5라는 수익배분 구조가 옳으냐는 반론도 나온다. 미국 광고 전문지 ‘애드에이지’(Ad age)는 익명을 요구한 한 언론사 중역과의 인터뷰에서 “이것은 형편없는 거래”라며 “애플은 탐욕스럽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언론사들이 우려하고 있는 것은 애플이 미디어 플랫폼을 장악함으로써 주도권을 잃어버릴 수 있다는 것이다. 승자독식 구조로 귀결될 가능성이 큰 플랫폼 사업의 특성상 언론지형이 ‘애플’이라는 울타리 안에 갇힐 위험이 있다.

미국 정보기술(IT) 전문매체 기즈모도는 “이미 언론사들은 페이스북과 구글 사례를 통해 결과적으로 플랫폼 회사만 배를 불리는 장면을 목격했다”고 지적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최근 ‘GAFA’(구글·애플·페이스북·아마존) 등 소수의 IT 기업이 세계의 모든 정보와 지식을 독점하는 ‘신독점’ 체제의 위험성에 대해 경고했다. 지난해 11월 라인(LINE)의 인기 애완동물 육성게임 ‘다마고치’ 서비스가 한달 동안 중단됐다.

이 신문은 라인이 애플의 앱스토어를 통하지 않고 자체적으로 게임을 즐길 수 있는 구조를 만들며 광고수입을 확대하자 애플이 경고를 보낸 것이라고 전했다.

닛케이는 “GAFA는 검색이나 소셜미디어서비스(SNS) 등 무료서비스로 이용자를 모은 후, 사용하면 사용할수록 삶에 녹아드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며 “일단 갇히면 탈출은 어렵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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