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플방지]'가짜사나이' 저격 정배우, 12시간 동안 사과한 이유

도 넘은 '사이버렉카'..."누가 죽길 원하나"
'슈퍼챗'으로 돈 벌면서 "반성합니다"
누리꾼 "그만 좀"...피로감 호소
  • 등록 2020-10-18 오전 12:10:00

    수정 2020-10-18 오전 9:03:53

[이데일리 박지혜 기자] “정배우 라방 봤는데 ‘슈퍼챗’ 잘 터지네”

누리꾼 ‘머****이’가 지난 15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남긴 글이다. 여기서 ‘라방’은 유튜브 라이브 방송을 말한다.

슈퍼챗(Super Chat)은 유튜버가 라방을 할 때 실시간 채팅창을 통해 시청자로부터 직접 후원금을 받는 기능이다. 한 번에 최소 900원에서 최대 50만원까지 보낼 수 있으며 횟수는 무제한이다. 슈퍼챗을 보낸 시청자의 메시지는 채팅창 상단에 노출되며, 금액별로 채팅 창에 표시되는 색깔과 고정되는 시간도 다르다. 대부분 유튜버는 라방 중 슈퍼챗을 보낸 시청자의 아이디를 언급하며 감사를 표한다.

돌연 “저는 쓰레기입니다”… 슈퍼챗 780여 만원 모여

지난 13일 유튜브 인기 콘텐츠 ‘가짜사나이2’에 교관으로 출연 중인 로건과 정은주의 각종 의혹을 제기한 정배우는 그 다음 날 돌연 사과 방송을 진행했다.

정배우는 ‘죄송합니다… 전 쓰레기 XX입니다…’라는 제목으로 장장 12시간 가량의 라방을 이어갔다. 그는 방송에서 “사실 여부를 떠나 제가 잘못한 부분을 인정하는 게 먼저일 것 같다. 반성을 많이 했다고 생각했는데 나는 아직 한심하다”고 말하며 무리한 의혹 제기였음을 인정했다.

그러나 누리꾼 ‘tkdd****’은 “이번 논란으로 수익 난 거 다 토해내라. 밤새서 라방 열어놓고 후원 받았잖나”, ‘q051****’은 “반성하는 영상에 광고를 넣느냐”라고 비판했다.

실제로 유튜브 통계 사이트 ‘플레이보드’에 따르면 정배우가 해당 라방을 하는 동안 모인 슈퍼챗은 총 780여만원가량이다. 사과하면서 돈을 번 셈이다.

유튜버 정배우가 지난 15일 약 12시간 가량 진행한 라이브 방송 ‘죄송합니다…전 쓰레기 XX입니다…’ 슈퍼챗 기록 (사진=플레이보드 홈페이지 캡처)
그러나 결코 시청자가 정배우를 지지하고자 낸 돈이 아니다. ‘좋아요’ 보다 5배 가까이 많은 ‘싫어요’를 보면 알 수 있다. 모순적이지만 시청자는 돈을 내고 욕을 하고, 정배우는 관심을 끌기 위한 소위 ‘어그로(aggro)’에 성공한 셈이다.

정배우는 다만 유튜브 영상 댓글을 통해 “(라방에) 중간 광고가 이상하게 자동으로 여러 개 들어갔던 것 같다. 제가 넣지 않았다. 다 제거했다”고 해명했다.

유튜브에서 이런 일은 흔히 일어난다.

유튜브 ‘인기’ 목록에선 말끔한 차림으로 카메라 앞에 서서 고개를 숙이거나 어두운 표정을 한 유튜버들의 모습과 함께 ‘해명하겠습니다’라는 제목의 영상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또 ‘사이버렉카’… “누가 죽길 원하나”

누리꾼 ‘paes****’은 정배우가 “세상에 도움이 되고 착하게 살려고 노력이라도 하고 싶었는데 그러지 못했다. 남을 까기만 하는 사람이 됐다”고 해명한 데 대해 “사이버렉카로 조회수 올리고 이득 보는 거면서”라고 꼬집기도 했다.

‘사이버렉카’는 교통사고 현장에 잽싸게 달려가서 망가진 차량을 끌고 가는 렉카(견인차)처럼 온라인 공간에서 화제가 생기면 관련 소문이나 의혹을 폭로해 조회수를 올리는 유튜버를 뜻한다. 화젯거리가 식기 전에 유튜브 영상에 실어야 하는 속도전이다 보니 근거가 빈약하고 이른바 도를 넘은 ‘뇌피셜’이 섞이기 마련이다.

유튜버 정배우 (사진=유튜브 채널 ‘정배우’ 영상 캡처)
정배우 역시 로건과 정은주의 성추문을 폭로한 데 이어 로건으로 추정되는 남성의 이른바 ‘몸캠 피싱’ 사진까지 유출해 경찰 수사를 받게 됐다.

그는 14일 유튜브 라방 도중 “로건이 과거 몸캠 피싱을 당해 촬영한 것”이라며, 중요 부위는 가려졌지만 상체와 얼굴이 드러난 남성의 나체 사진을 공개했다. 몸캠 피싱은 음란채팅을 하자며 악성 코드가 숨겨진 모바일 앱을 설치하게 하고, 음란한 사진이나 동영상을 찍게 해 이를 유포하겠다고 협박해 돈을 뜯어내는 범죄다.

누리꾼 사이에선 몸캠 피싱 피해자의 사진을 유포했다는 비난이 쏟아졌다. ‘가짜사나이’ 제작자인 유튜버 김계란도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누가 한 명 죽기를 원하는가”라고 일갈했다.

이에 정배우는 “(몸캠 피싱 사진을) 모자이크 처리만 하면 (공개해도) 된다고 변호사에게 자문을 받았다”며 “법적인 문제를 떠나 도의적으로 너무한 것 아니냐고 하는데, 몇 시간 동안 곰곰이 생각해보니 (잘못한 게) 맞는 것 같다”고 밝혔다.

그러자 당사자인 로건은 “몸캠 영상의 존재 자체를 몰랐으며, 이 영상은 저의 동의 없이 촬영된 영상”이라며 “정배우에게 민·형사상 책임을 묻겠다”고 밝혔다.

유튜버 김계란 (사진=김계란 인스타그램, 유튜브 채널 ‘피지컬갤러리’ 방송 캡처)
정배우의 유튜브 방송 논란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정배우는 지난 2018년 ‘양예원 성추행 사건’과 관련해 “조작했다”, “돈을 받고 싶어 촬영을 14번 나갔다”는 등이라고 말했다가 양예원으로부터 모욕 및 허위사실 유포 등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당하기도 했다.

이러한 양상이 반복되자 누리꾼들은 “무분별하게 남의 일을 공개해서 자기 돈벌이에 이용하는 유튜버들, 그만 좀 했으면 좋겠다”, “정도가 지나치다. 자기가 무슨 정의의 사도라도 되는 줄 아나”, “‘가짜사나이’ 인기를 생각하면 일원에 대한 검증은 필요해 보이지만 당신이 할 일은 아니다”라는 등 피로감을 호소했다.

정배우는 이번 논란 관련 영상을 모두 삭제한 상태다. 하지만 그의 폭로로 치명적인 타격을 입은 ‘가짜사나이2’는 결국 방송 중단을 결정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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