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의 플랫폼화, 거스를 수 없는 대세…환골탈태 필요"

[진격의 플랫폼, 혁신과 공정사이]④핀테크
오정근 한국금융ICT융합학회장 인터뷰
해외서는 10만개 빅데이터로 대출분석도 몇분이면 `끝`
디지털 금융 규제하면 경쟁력 낙후…기존 금융권이 변해야
"전산부문 업수이 여기는 인식까지 안 바꾸면 생존 어려워"
  • 등록 2021-09-03 오전 4:49:36

    수정 2021-09-03 오전 4:49:36

오정근 한국금융ICT융합학회장
[이데일리 이후섭 기자] “정부 관리 출신만 오던 농협은행장 자리에 외부에서 IT 출신의 사장이 임명된다면 금융 변화의 신호탄이 될 것이다.”

오정근 한국금융ICT융합학회장은 31일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디지털 금융시대 무한경쟁 체제를 만들어 기존 금융권이 환골탈태하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하면서 이 같이 내다봤다.

오 회장은 금융의 플랫폼화는 거스를 수 없는 대세라고 진단했다. 미국의 인터넷은행 캐피탈원이 점포 하나없이 미국 8대 은행으로 성장한 사례가 금융도 플랫폼 시대로 가야 한다는 것을 예고해주고 있다는 것이다. 국내에서도 인터넷전문은행이 3개로 늘었고, 금융지주사들도 인터넷전문은행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오 회장은 “급진적인 전문가들은 앞으로 몇년 이내 거리의 금융점포가 사라질 것이라고 전망한다”며 “소비자들이 직접 방문하지 않고 플랫폼을 이용하는데 금융사들이 고정비용을 내면서 굳이 점포를 유지할 필요가 없어지고 있다. 쓸데없는 데 고정비용을 쓰기 보다 신용도 분석을 위한 빅데이터 센터 구축에 투자를 하는 추세”라고 말했다.

해외에서는 한 사람의 대출 분석에 통상 8만~10만개의 빅데이터가 이미 가동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그는 “상상을 초월할 정도의 데이터와 인공지능(AI) 모델을 이용해 바로 몇분 만에 대출 실행여부, 대출 가능금액이 나온다”며 “우리는 아직 이런 시스템이 구축되지 않아 은행 입장에서 부실비율이 높은 사람에게도 대출이 나갈 수 있다. 그런 상황에서 정부가 자꾸 중금리대출을 강요하면 금융회사가 부실화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디지털 금융으로의 전환 과정에서 기존 금융권과 핀테크 산업과의 갈등 문제 등이 불거지고 있는데, 이를 규제로 막으면 우리나라의 금융산업 경쟁력이 낙후될 것이라고 경계했다.

오 회장은 “중국을 보면 알리바바 하나가 온 금융을 다 휘젓고 있는데 다른 금융사를 생각해 알리바바를 규제하면 전체가 망가진다”며 “알리바바를 비롯해 아마존, 네이버 등이 이커머스 사업을 하다가 금융이 필요해 금융에도 진출한 경우인데, 이를 규제하면 금융도 망가지고 이커머스 등 관련 산업까지도 타격을 입게 된다”고 우려했다.

결국 기존 금융권이 변신하는 수 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그것도 단순히 디지털 금융 관련 부서 몇개 만드는 것이 아니라 체질부터 인식까지 완전히 탈바꿈해야 한다는 것이다.

오 회장은 “아직도 기존 금융사들은 전산부문을 업수이 여기는 경향이 있다. 전산관련 부서장은 내부에서 자체 승진하는 것이 아니라 99% 이상 다른 부서에서 임명돼 오는데, IT 출신을 동등하게 대우해야 우수 인력이 들어올 수 있다”며 “이런 방식으로는 소비자의 외면을 받게 된다. 기존 금융사가 완벽히 탈바꿈하겠다는 생각을 가지지 않으면 생존 자체가 어려워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IT를 기반으로 하는 핀테크 산업의 경우 보안 문제를 더욱 신경쓸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신뢰를 먹고 사는 금융산업은 보안을 굉장히 중시해왔는데, 핀테크 업체들의 인력이나 재원 투자는 상대적으로 소홀하다는 것이다.

오 회장은 “인터넷전문은행을 설립한 KT, 카카오, 토스나 네이버 등은 전통적인 금융회사에 비해 보안에 덜 철저히 하고, 인식 자체가 박혀있지 않다 보니 자꾸 보안사고가 발생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이제는 금융권에 못지 않게 중요성을 인식하고 인적, 물적 투자를 늘려야 한다”고 말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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