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셋값도 '꿈틀'.. 세입자 가을 이사철 '눈물의 계절'

월세 19개월 만에 하락세 멈춰
새 아파트 입주물량도 부족..서민들 주거난 심화 우려
  • 등록 2014-10-02 오전 5:40:00

    수정 2014-10-02 오전 9:36:56

[이데일리 박종오 기자] 지난 6월부터 입주를 시작한 서울 강서구 화곡동 ‘강서힐스테이트’ 아파트. 총 2063가구에 달하는 많은 입주 물량 탓에 줄곧 내리막을 탔던 이 아파트 월세가 최근 상승세로 돌아섰다. 보증금 5000만원에 월 80만~90만원 선이었던 전용면적 59㎡형 임대료가 9월 들어 월 100만원까지 오른 것이다. 인근 LBA서울공인 이성무 대표는 “본격적인 이사철을 맞아 임대 물량이 90% 가까이 소진됐다”며 “월셋값도 전반적으로 오르는 추세”라고 말했다.

이처럼 1년 넘게 하향 곡선을 그리던 주택 월셋값이 요즘 꿈틀거리고 있다. 가을 이사철을 맞아 전셋값 고공 행진이 이어지는 가운데 월세마저 오름세로 돌아서면 서민 주거난이 한층 심화할 것이라는 우려가 일고 있다.

△가을 이사철을 맞아 주택 월세시장이 심상치 않다. 전세시장에 이어 잠잠했던 월셋값마저 꿈틀대면서 세입자들의 주거난이 심화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서울 송파구 잠실동 부동산 중개업소 앞에서 한 시민이 벽에 붙은 매물 시세표를 살펴보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1일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과 지방광역시 등 전국 8개 시·도 월세가격은 한 달 전과 같은 보합(0.0%)을 기록했다. 지난해 4월 이후 뚝뚝 떨어지던 월셋값이 1년 6개월 만에 하락 랠리를 멈춘 것이다. 김세기 감정원 주택통계부장은 “작년 4월부터 올 봄까지 지역별로 평균 0.2~0.3%였던 월셋값 하락 폭이 최근 0.1~0.2%로 줄었다”며 “전셋값이 계속 오르면서 비싼 전세금을 감당하기 어려운 임차인들이 월세 수요로 돌아선 영향”이라고 말했다.

특히 지방의 가격 강세가 두드러진다. 대구·부산 등 5개 광역시 주택 월셋값은 전달 0.1% 오르며 작년 3월 이후 19개월 만에 다시 상승세를 나타냈다. 울산 등 산업단지 유입 인구가 늘고 이사할 집은 부족한 상황에서 임차인들이 집값의 턱밑까지 차오른 전셋값 마련 부담에 못 이겨 월세 수요로 내려앉은 때문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5개 광역시의 주택 매매가격 대비 전셋값 비율(전세가율)은 68.5%로 전국 최고 수준이다. 아파트는 이 비율이 73.8%에 이른다. 매맷값이 1억원인 주택의 전셋값이 7380만원까지 치달았다는 뜻이다.

예컨대 대구 북구 복현동 ‘복현푸르지오’ 아파트 전용 85㎡형 임대료는 6개월 새 기존 보증금 3000만원, 월 75만~80만원에서 월 90만원으로 10% 이상 올랐다. 대구는 지난달 아파트 월셋값 상승률이 전국 아파트 중 가장 컸던 곳이다. 이 아파트 전세가율은 79.3%(매매 2억9000만원·전세 2억3000만원)로 전세와 매매가격 차이가 불과 20%에 불과하다. 태전동 삼성아파트 전용 60㎡형도 보증금 1000만원에 월 52만원이던 임대료가 월 54만원으로 상승했다. 복현푸르지오 인근 M공인 관계자는 “주변에 새 아파트 입주 물량이 부족한 데다 전셋값 부담도 커 월세 찾는 사람이 늘어난 결과”라고 말했다.

△전국 주택 월세가격 변동률 [자료제공:한국감정원]
서울·수도권도 월셋값 상승 압력이 커지고 있다.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 주택 월셋값은 9월 한 달 동안 0.1% 내려 하락 폭이 전달의 절반 수준으로 줄었다. 같은 기간 서울 아파트는 월세 변동률이 -0.3%에서 -0.1%로 줄어 감소 폭이 더 컸다.

앞으로 입주 물량이 크게 줄어든다는 점도 부담스러운 부분이다. 국토교통부 집계를 보면 올 4분기(10~12월) 서울·수도권 새 아파트 입주 물량은 작년 동기보다 43.1%나 줄어든 2만756가구에 불과하다. 감소 폭이 전국(17%)을 크게 웃돈다.

하지만 많은 전문가들은 지금의 월셋값 추이가 대세 상승으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집주인들의 월세 선호 현상이 뚜렷해서다. 저금리 여파로 전세보증금을 은행에 예치해서 받는 이자가 줄자 집주인 대부분이 보유 주택을 전세보다 월세로 내놓길 원한다는 얘기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은 “입주 물량은 줄고 있는데 수요는 늘어나 이사철에 일시적인 월세 수급 불안정 현상이 나타날 수는 있다”면서도 “하지만 집주인의 월세 전환 속도가 빨라서 월셋값이 지속적인 상승세를 보이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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