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춘재, 끝내 자백…“범죄역사에 남는 영웅 되고 싶었을 것”

이춘재 심경변화..‘라포+가석방 불가+영웅 심리’
  • 등록 2019-10-03 오전 12:10:00

    수정 2019-10-03 오전 12:10:00

화성연쇄살인사건 유력 용의자 이춘재 고등학교 졸업사진(왼쪽), 화성연쇄살인사건 용의자 몽타주. (사진=채널A뉴스 화면 캡쳐)
[이데일리 장구슬 기자] 화성연쇄살인사건의 유력 용의자로 특정된 이춘재(56)가 최근 화성사건을 포함한 살인 14건과 강간·강간미수 30여 건을 저질렀다고 자백했다. 그동안 혐의를 완강히 부인하던 이춘재가 심경변화를 보인 이유는 무엇일까.

백기종 전 수서경찰서 강력계 팀장과 이호선 숭실사이버대학교 교수(심리상담 전문가)는 지난 2일 YTN 라디오 ‘노영희의 출발 새아침’에 출연해 이춘재가 심경이 변화한 이유에 대해 분석했다.

먼저 백 전 팀장과 이 교수는 대면조사에 투입된 프로파일러들이 이춘재의 자백을 이끌어 내는데 큰 공신을 했다고 입을 모았다. 백 전 팀장은 “프로파일러 형사들을 투입해서 ‘라포(공감대)’를 형성해 자백을 받아냈다. 인간적인 유대관계, 관심사항, 환경, 사고력 등에 심리동조를 형성하고 친근감을 가진 다음에 자백을 받아내는 기법이라고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교수도 프로파일러들의 공신에 동의하면서 “(이춘재가) 그전에 부인했던 부분들에 대해 입장을 바꿔서 자백하고 공개하는 방식으로 갔다. 또 본래 알려진 것보다 더 많은 것들을 이야기하고 있다. 도대체 왜 그랬을지 몇 가지 정황증거들을 생각해볼 수 있다”며 추가적인 분석을 내놨다.

이 교수는 “모두 알고 있던 것처럼 (화성사건의 경우) 공소시효가 지나서 형량에 대한 영향이 크게 없을 수 있다는 것과, 가석방이 거의 불가하게 됐다는 걸 본인이 판단했을 것이다”라고 전했다.

이어 외적인 자극뿐 아니라 이춘재의 내적인 판단도 자백에 크게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 교수는 “과거엔 자신이 연쇄살인과 관련해서 피해자들이 굴복하고, 본인 앞에서 뭔가를 했을 때 성적 쾌감을 느끼고 내적 전능감을 갖는 등 스릴과 쾌락을 느꼈을 것이다. 또 아무것도 못하는 경찰의 무력감을 보면서 얼마나 쾌감을 느꼈겠는가”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현재 (본인의) 이름과 얼굴이 다 공개됐기 때문에 아마 이춘재는 이제 상황이 어떤 식으로든지 본인에게 유리하지 않다면 ‘국면 전환이 필하지 않았을까’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따라서 오히려 범죄 역사에 남는 영웅이 되고 싶었던 건 아닐까”라고 분석했다.

이 교수는 “유영철과 같은 연쇄살인범도 특정 지역과 연계해서 어느 지역에서 무엇을 했는지 기억하는 사람은 없다. 그러나 이춘재가 화성 지역에서 했던 사건들은 영화까지 만들어졌다. 따라서 내적 전능감은 벗어나서 이제 끝났다고 생각하고 오히려 본인 스스로 범죄 역사에 새로운 하나의 영웅이 되고 싶었던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물론 이춘재의 진술을 이끌어내기 위해 굉장히 많은 노력도 있었고, 심정적 변화를 이끌어내는 데 효과가 있었지만, 최종적으로 이춘재 심경의 변화의 핵심은 뭐였을지 생각해보면, 내적인 판단에 의한 게 아니었을까 한다”고 전했다.

한편 경찰은 이춘재가 용의자로 특정된 지난달 19일부터 9차례에 걸쳐 프로파일러 등을 동원해 대한 대면조사를 실시했다. 이춘재는 그동안 “나는 화성사건과 전혀 무관하다”며 혐의를 완강히 부인해 왔다. 그러나 이춘재는 최근 살인 14건과 강간·강간미수 30여 건을 저질렀다고 자백했다.

지난 2일 경기남부지방경찰청에 따르면 “이춘재는 지난주부터 심경의 변화를 일으켜 자백하기 시작했다”며 “수사에 투입한 프로파일러들이 이춘재와 ‘라포’를 형성한 상태에서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감정 결과를 제시한 게 자백 계기가 된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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