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4 민심르포-인천]'판세 뜨겁다던' 인천.. 시민반응은 냉랭

  • 등록 2014-05-21 오전 6:00:00

    수정 2014-05-21 오전 6:00:00

[이데일리 이도형 고재우 기자] “온종일 칼국수 한 그릇 팔았어”

인천항 여객터미널 부근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50대 정모씨는 한숨을 쉬었다. 점심 피크타임을 훌쩍 넘긴 오후 3시였지만 하루 종일 손님이 뜸했다. 승객을 태우고 제주도로 떠나는 ‘세월호’를 배웅하던 부두는 평일임을 감안해도 쓸쓸하기 그지 없었다. 사람들도 거의 눈에 띄지 않았다. 정씨는 “제주도 가는 배가 있어서 (평소에는) 손님이 있었는데 지금은 아무도 없다”며 “원래 5월달에 장사가 제일 잘됐는데 이런 식이라면 접어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 19일 이데일리 기자들이 돌아본 인천은 보름 뒤 시장을 뽑는 선거가 치러진다는 분위기를 느끼기 어려웠다. 유정복 새누리당 후보와 송영길 새정치민주연합 후보간 박빙 승부가 벌어지고 있다는 언론의 분석과 여론조사 결과도 피부에 와 닿기 어려웠다. 선거에 시큰둥한 시민들의 반응 속에 ‘오리무중’이라는 인천시장의 판세는 더욱 알듯 모를 듯 진행되는 양상이다.

유정복 새누리당 후보와 송영길 새정치연합 후보의 선거사무실.


“인천은 원래 투표율 낮아요”…이번에는?

이날 만나본 인천시민 다수는 선거에 대해 큰 관심이 없어 보였다. 지지후보를 물어봐도 곧장 답하는 것이 아니라 ‘OOO보다는 OOO가 상대적으로 낫다더라’는 반응이다. 남동구에 산다는 40대 김모씨는 “구의원이나 구청장뿐 아니라 시장이라고 해도 선거 때만 알고 이후에는 모른다”며 “아직 누구를 찍을지 결정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택시기사 문세정씨는 “인천은 원래 투표율이 낮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인천은 지난 18대 대선에서 투표율 74%로 전국 17개 시·도 중 14위를 기록했다. 역대 지방선거에서도 인천은 꾸준히 하위권이었고 직전 지방선거인 지난 2010년에도 50.9%로 평균(54.5%)을 밑돌았다.

이에 대해 이준한 인천대 교수는 “인천에는 습관적으로 투표를 하지 않고 선거에 관심이 없는 사람들이 많았다”며 “서울로 출퇴근하는 사람들이 일하러 가느라 투표를 못하거나, 주요 지역정치인이 없어 동원력이 떨어지는 것이 원인이라고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전통적인’ 낮은 투표율에 세월호 참사가 겹치면서 인천시민들의 정치 혐오증은 더 깊어 보였다. 계양구에 산다는 정모(54)씨는 “다들 똑같은 사람들이고 사기꾼들”이라며 “세월호 참사에 많은 영향을 받았다. 선거 때 찍어주면 뭐하나”고 목소리를 높였다.

최근 인천시정에 대한 불만도 쌓여 있다. 수 조원에 달하는 인천시 부채 해결이 지지부진해지면서 이를 쌓아올린 새누리당과 해결하지 못한 새정치민주연합 모두 신뢰감을 얻기 어려운 분위기다. 택시기사 문씨는 “현임 시장인 송 후보가 뒤치다꺼리하느라 힘들다”며 “그렇다고 딱히 한 것도 없다”고 지적했다.

‘오리무중’ 인천시장선거 결과는

최근 여론조사에서 나타난 인천시장 선거 판세는 서울·경기와 비교하면 살얼음판 승부를 이어가고 있다. 두 후보 진영 모두 자신들의 승리를 드러내놓고 장담하지 못하는 분위기다. 유정복 후보 캠프사무실에서 만난 관계자는 “지금은 5:5 정도로 비등해진 상태”라고 말했고, 송 후보 캠프에서 마주친 관계자도 “투표함을 열어볼 때까지 모르겠다”는 반응을 보였다.

낮은 투표율이 실제로 나타난다면 선거 결과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이 때문에 두 후보진영은 이번에 전국적으로 처음 실시하는 ‘사전투표’에 주목하고 있다.

특히 주요지지층인 젊은 층의 투표율이 노년층보다 상대적으로 낮은 송 후보 측은 후보가 직접 사전투표에 나서기로 하는 등 적극 활용한다는 전략이다. 유 후보 측도 사전투표 전 홍보를 집중적으로 벌여 지지자들을 투표소로 이끈다는 계획이다.

다만 선거판세가 막판까지 박빙으로 펼쳐질 경우 양측 지지층이 결집하면서 투표율이 이전보다 높아질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이 교수는 “선거가 치열해지면 사람들이 관심을 가지고, 부채문제 등 선거 현안이 커서 투표율이 높아질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유정복 새누리당 후보와 송영길 새정치민주연합 후보가 지난 19일 인천경기기자협회 초청 인천광역시장 후보 토론회‘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사진= 뉴시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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