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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에 일자리상담센터가 문을 연 것은 지난 2014년 11월이다. SH공사가 공공임대주택 입주민들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해 주거복지를 주요 업무 방향으로 정하면서 만들어졌다. 임대주택 입주민들에게 단순히 임대주택에서 살게 하고 생활비를 지원하는 것만으로는 근본적인 문제 해결을 할 수 없다는 생각에서 일자리 상담 사업을 시작한 것이다.
이종언 SH공사 주거복지본부장은 “공공임대주택하면 저소득층, 노인, 장애인 등 사회적 약자들이 사는 곳이어서 부정적인 인식도 있고 실제 어렵게 생활하는 분들도 많다”며 “이런 부정적인 분위기를 바꾸고 이들에게 삶의 활력을 주기 위해선 일자리를 갖도록 돕는 게 최선의 방법이라고 생각했다”고 일자리상담센터를 만든 배경을 설명했다.
서울시와 SH공사는 시범적으로 가양동과 마포구 성산동 두곳에 일자리상담센터(이하 센터)를 개설했다. 임대주택이 많고 관할 구청이 적극 협조하는 곳을 선정했다.
이병호 상담사는 “이곳에 사는 주민들은 고령이고 저학력인 경우가 많아 구인 정보 등을 접하기가 어려운 경우가 많다”며 “다양한 구인 정보를 수집하는 한편 직접 인근 마트나 건물을 찾아다니면서 채용을 독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센터를 찾은 구직자는 취업 상담과 함께 직업 심리검사와 적성검사, 취업욕구 조사를 받는다. 만약 직업 훈련이 필요한 사람에게는 훈련 기관과 연계해 주고, 마땅한 기업이 있어 취업 지원을 해야 하는 사람에게는 이력서·자기소개서 작성과 면접 요령 등을 도와준다. 이들이 주로 취업이 되는 곳은 건물관리(경비)와 청소, 대형마트 판매원, 택배 보조 등이다. 지난해 한해동안 이렇게 일자리를 구한 사람이 125명이다.
하지만 문제는 아예 구직에 의지가 없거나 취업 능력이 현저히 부족한 사람들이다. SH공사는 이런 취업 약자들을 위해 ‘희망돌보미’ 사업을 펼치고 있다. SH임대아파트 내 환경 관리, 방범 활동, 관리사무소 업무지원, 홀몸 어르신 및 중증장애인 돌보미 등 자체적으로 일자리를 만들어 이들에게 제공하는 것이다. 지난해에만 입주민 1000여명이 희망돌보미를 통해 일자리를 얻었다. 올해는 지난해보다 채용 인원을 500명 늘려 1500명에게 일자리를 준다는 계획이다.
일자리를 구한 입주민들은 삶의 모습이 바뀐다는 게 센터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이 상담사는 “가양동 SH 임대 아파트에서 중증장애인인 어머니와 함께 사는 20대 여성은 항상 주눅이 든 모습이었는데 인근 대형마트 판매원으로 일을 하기 시작하면서 성격이 밝아졌다”며 “이처럼 일을 하면서 경제적으로 나아질 뿐 아니라 자신감도 찾게 된다”고 말했다.
변창흠 SH공사 사장은 “앞으로 주거복지 사업을 점차 확대할 것”이라며 “특히 취업 지원 사업은 주거복지의 본질인 만큼 센터를 더욱 늘려 보다 많은 임대주택 입주민들이 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