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공유경제학]셰어하우스 연 수익률 10%의 비밀

투자자, 오피스텔보다 수익 안정적
거주자는 보증금 아끼고 환경 쾌적
소비자가 설계·건설‥상가 임대
협동조합·마을공동체 주택도 인기
  • 등록 2014-05-22 오전 5:59:00

    수정 2014-05-22 오전 8:07:14

[이데일리 강신우 박종오 기자] 올해 초 서울 관악구에 있는 한 셰어하우스에 입주한 대학생 오모(22·여)씨. 월세 37만원을 부담하고 있는 그는 자신의 집이 맘에 쏙 든다. 실내 디자인이 아기자기하고 임대업체가 가구와 주방용품, 전자제품 등을 모두 구비했기 때문이다. 이 셰어하우스 업체는 올해 서울에 2·3호점을 열고 본격적인 수익사업에 나설 계획이다.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최근 1인 가구의 임대 수요가 많은 서울·수도권을 중심으로 셰어하우스 전문업체들이 크게 늘어나고 있다. 2011년 수목건축이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에서 국내 1호 셰어하우스인 37실 규모의 ‘마이바움(MAIBAUM) 연희’를 선보인 이래 오피스텔과 도시형 생활주택 등 경쟁 상품에 비해 수익성이 괜찮다는 평가를 받은 결과다.

일본 업체인 보더리스재팬은 지난해 1월 서울지사를 개점하고 강남1~3호점과 홍대1~4호점 등 현재 서울시내 18곳에서 셰어하우스를 운영하고 있다. ‘우주하우스’라는 셰어하우스 브랜드를 앞세운 프로젝트 옥은 2012년 말 사회적 벤처기업으로 출발해 1년 만에 13호점 입주를 앞두고 있다. 이밖에 사람앤하우스·함께꿈꾸는마을·셰어하우스바다 등도 지점을 확장하는 추세다.

△최근 서울·수도권 일대에서 침실은 따로 쓰고 거실·주방 등 공용 공간은 타인과 함께 사용하는 신개념 임대주택인 ‘셰어하우스’가 인기를 끌고 있다. 셰어하우스 입주자들이 거실에 모여 대화를 나누고 있다. (사진제공=보더리스재팬)
셰어하우스의 성공 비결은 ‘부동산 전대’

전문 업체들이 급증한 배경에는 셰어하우스 만의 독특한 저비용 수익 구조가 자리잡고 있다. 바로 ‘부동산 전대(轉貸·집주인에게 빌린 주택을 다시 세 놓는 것)’다. 가령, 서울에서 셰어하우스 여러 채를 운영 중인 A업체는 아파트나 빌라를 ‘반전세’(보증부 월세)로 빌린 뒤 다시 보증금이 적은 월세로 돌려 대학생과 사회초년생 등에게 재임대한다. 실제로 이 업체는 방 세 개짜리 아파트(전용면적 116㎡)를 보증금 2000만원, 월세 170만원에 임차해 세입자 7명에게 월세 320만원을 받고 있다. 매달 150만원의 임대 수입을 올리는 것이다. 보증금 마련을 위해 받은 은행 대출 이자와 가구 구입비, 인테리어 비 등 초기 투자 비용을 감안해도 수익률이 연 10%에 달한다는 게 업체의 설명이다.

셰어하우스는 1실당 1~4명이 거주하면서 월세 35만~60만원 정도씩 낸다. 보증금은 월세 1~2개월치를 미리 지불하는 식이다. 사업자가 보증금을 낮추고 월세를 높여 수익을 내는 구조인 것이다. 집 전체를 한 명에게 빌려주는 것보다 여러 명에게 쪼개 임대하기 때문에 리스크가 분산되는 효과도 있다.

이성일 보더리스재팬 한국지사 대표는 “한국은 임대료와 보증금이 비싸고 방 갯수도 상대적으로 적다보니 투자 매력은 일본보다 떨어지는 편”이라며 “다만 지점을 늘릴수록 전체 수익금이 많아지고 공실 우려도 적어 수익 구조는 안정적”이라고 말했다.

셰어하우스 거주자에게도 경제적 실익이 있다. 덜 낸 보증금만큼 기회비용을 아낄 수 있고 관리비를 분납하는 등 생활비를 절약할 수 있어서다. 비용 대비 쾌적한 주거 환경과 정서적인 유대감 등도 장점이다. 전문가들은 “셰어하우스는 보증금보다 월세가 많아야 이익인 임대인과 원룸 수준의 임대료를 내면서 더 나은 주거 여건을 원하는 임차인의 욕구가 맞아떨어진 주거 유형”이라고 평가한다.

△A업체가 운영 중인 서울 마포구 셰어하우스 아파트(전용면적 116㎡)의 월별 손익 계산서. 투자 수익률은 임대보증금 외에 가구 구입비와 인테리어비, 업체 인건비 등을 반영했다.
최근에는 개인이 직접 주택을 매입해 셰어하우스로 운영하거나 전문업체에 위탁 운영을 맡기는 사례도 늘고 있다. 업계에서는 셰어하우스의 인기가 다중주택(3층·연면적 330㎡ 이하인 단독주택)이나 고시원 등으로 확산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주차장 규제가 완화되면서 공간 효율성이 높아진데다 기존 화장실과 주방 등을 공용으로 시공한 까닭에 셰어하우스로 리모델링하기 수월해서다. 주택 시공업체인 CNH홈 관계자는 “환경이 열악한 고시원 등의 경우 리모델링 공사를 통해 셰어하우스 구조를 도입하면 수익성 개선을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수익 나눠 갖는 협동조합·마을 공동체 주택 ‘눈길’

협동조합이 짓는 공동체 주택 사업도 수익성 높이기가 관심사다. 협동조합주택은 소비자들이 직접 주택 설계와 건설에 참여해 원하는 집을 짓는 것이다. 여기에 집 안에 공동체 활동을 위한 커뮤니티 시설 등 공용 공간을 마련한다는 점이 재개발 등 기존 정비사업과 다르다.

서울 은평구 불광동에 오는 10월 입주하는 국내 협동조합주택 1호점(법인 등기 기준) ‘구름정원사람들’은 ‘은퇴자를 위한 집’이 콘셉트다. 이 집은 북한산 둘레길 초입의 511㎡(155평) 대지에 짓는 지하 1층~지상 4층 높이의 다세대주택이다. 조합은 전용면적 78㎡형 8가구와 함께 지하 1층, 지상 2층에 상가 점포 4개를 집어넣기로 했다. 가구당 월 80만원 가량의 임대수익을 얻어 공용 관리비와 공동체 활동비, 노후 자금 등으로 사용하겠다는 것이다.

마을 공동체 개념의 주택단지에 수익 사업을 결합한 사례도 있다. 수목건축이 제주 조천읍에 조성 중인 ‘스위스마을’이 대표적이다. 주택을 분양받은 입주자들은 직접 협동조합을 꾸려 자기 집 저층부의 상가와 게스트하우스, 커뮤니티센터 내 카페 등을 공동 운영해 수익을 낼 계획이다. 수목건축은 총 70가구 중 38가구의 입주자를 우선 모집하고 있다. 연면적 기준 119㎡ 주택의 분양가는 3억2000만원이다.

수목건축 관계자는 “최근 상품 설명회를 했는데, 참석자 연령대가 50·60대부터 젊은층까지 다양했다”며 “공동체 만들기에 관심이 높다는 방증”이라고 전했다.

정부도 저비용·고효율 구조의 공유 주택 사업에 적극적이다. 서울시는 최근 중구 만리동과 강서구 가양동 공공주택을 협동조합형으로 지어 임대했다. 올해도 추가 공급을 준비 중이다. 기획재정부는 ‘꾸러미마을’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이 사업은 놀고 있는 국유지에 해상컨테이너를 쌓아올려 청년들을 위한 셰어하우스로 활용하는 것이다. 기재부 관계자는 “올해 서울시내 대학교 인근 부지 2~3곳에서 시범사업을 실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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