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무역분쟁 장기화 조짐에…외국인·기관, 반도체 판다
27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0.05% 떨어진 2044.21에 장을 마쳤다. 5월 이후 벌써 7.23%나 떨어졌다. 지난 연말 코스피 지수가 2040선에서 마감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연초 이후 상승폭을 모두 반납한 셈이다.
5월 이후 지수가 맥을 못 추게 된 건 ‘트럼프발 쇼크’ 때문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5일(현지시간) 중국산 수입품에 대해 관세율을 기존 10%에서 25%로 인상하겠다고 밝힌 이후 중국도 보복 관세를 부과해서다. 6월 말 G20 정상회의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정상회담을 가질 예정이나 여전히 일정은 불투명하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이 화웨이 제재에 돌입하면서 무역 분쟁은 연초 시장의 예상과 달리 장기화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실적 모멘텀 갖춰진 방어주에는 매수세 몰리며↑
지수가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는 가운데 방어주, 그 중에서도 특히 실적 모멘텀 등이 받쳐주는 종목에는 매수세가 몰리며 주가가 오르고 있다.
투자자들의 가장 많은 러브콜을 받은 종목은 통신주다. SK텔레콤(017670)은 5월 이후 주가가 총 3.64% 올랐는데, 코스피 시장에서 외국인 순매수 종목 2위, 기관 순매수 종목 10위에 각각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통신주가 전통적 방어주일 뿐더러 5G 상용화가 본격화되면서 실적 모멘텀도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5G 이동통신망 구축에 화웨이 장비를 이용하고 있는 LG유플러스(032640)는 화웨이 제재의 영향을 받아 하락했고, KT(030200)도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신흥국지수에서 제외되면서 제자리걸음을 했다.
한편 전통적 방어주로 꼽히는 은행주에 대한 기대감도 돋보였다. 특히 그중에서도 자사주를 꾸준히 매입하는 신한지주(055550)는 5월 이후 6.24% 오르며 기관 순매수 상위 9위에 오르기도 했다. 최정욱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신한지주는 꾸준히 자사주를 매입하면서 수급 여건이 견조한 상황”이라며 “은행업종 평균보다 높은 주가순자산비율(PBR)로 거래되는 게 단점이나 수급 우위 현상은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증권가에선 당분간 경기방어·내수주 비중 확대가 바람직하다는 조언이 나온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무역분쟁과 영국 브렉시트 등 불확실성이 여전한 가운데 주식비중을 줄이는 한편 업종 선택은 안정성에 포커스를 맞추는 것이 좋다”며 “방어주 중에서도 원화 약세국면에서 상대적으로 강하고, 밸류에이션 매력이 높은 데다 실적 모멘텀이 유효한 내수주나 경기방어주가 재평가받을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