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여성 폭행 영상' 女 "한국 잘못아냐"...男 "日에 악감정 없어"

[이데일리 박지혜 기자] 이른바 ‘일본 여성 폭행’ 동영상 관련 가해자로 지목된 한국 남성이 최근 한·일 갈등 국면과 무관하다고 밝혔다.

지난 24일 YTN은 해당 남성 A(35) 씨를 경찰 조사 전에 만났다며 그의 입장을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독학을 할 정도로 일본어에 관심이 많았던 A씨는 술김에 일본 여성 6명에게 일본어로 말을 건넸지만 반응이 달갑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A씨는 “(일본 여성이) 처음부터 약 올리듯이 저를 조롱하듯이 하면서 뒤에서 (영상을) 찍더라”라며 “저한테 ‘야 거울 좀 보고 오라’면서 그 여자도 처음에 저한테 욕을 했다. 일본어로도 욕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시비 끝에 한 일본 여성의 머리채를 잡은 것은 사실이지만 폭행 사실은 없었다고 주장했다.

A씨는 “동영상 보라고 해서 봤는데 때린 부분이 없다. 같이 확인했다”며 “근데 그 여자 분들은 그걸 사진으로 마치 제가 때린 것처럼 그렇게 해서 올렸더라. 편집해서”라고 말했다.

그는 또 일본 여성들이 부른 남성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일본어로 사과했고 화해도 했으며, 혹시 다친 곳이 있을까봐 연락처까지 남겼는데 갑자기 파렴치한으로 알려져 억울하다고 토로하기도 했다.

특히 A씨는 “비하하는 말, 그런 욕을 했지만 일본에 대한 악감정은 없다. 개인적 싸움이 있었던 것”이라며 “오해가 있었던 것 같다. 그 부분 제가 진심으로 사과드리고 싶다”라고 전했다.

한국 남성이 국내에서 일본 여성을 위협하고 폭행하는 정황이 담긴 동영상과 사진이 인터넷에서 퍼져 논란이 확산한 가운데 경찰이 영상 속 피의자의 신병을 확보했다. 24일 오후 서울 마포경찰서에서 조사를 마친 남성이 경찰서를 나서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일본 여성 폭행’ 영상은 지난 23일 오전 5시께 홍대입구역 인근에서 촬영된 것으로, 일본 여성을 향해 일본인을 비하하는 표현과 함께 험한 욕설을 내뱉는 A씨의 모습이 담겼다. A씨는 “ XXX XXXX 너 한국어 어디서 배웠냐?”라며 일본 여성을 땅바닥에 내팽개치고 머리채까지 잡았다.

피해 일본 여성들은 A씨가 따라왔고, 이에 무시하자 욕설과 폭행을 했다고 주장하며 영상과 사진을 트위터에 올렸다.

해당 게시물은 온라인상에서 빠르게 퍼졌고, 누리꾼에게 고발장을 접수한 경찰은 A씨와 피해 여성에 대한 수사에 나섰다.

이른바 ‘일본 여성 폭행’ 동영상

경찰은 24일 국내에 머물고 있는 여성을 먼저 불러 피해 사실 조사를 마쳤다. 이 여성은 당시 가해 남성에게 사과를 받고 헤어졌지만 진정성을 의심해 처벌을 원한다는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또 해당 여성은 트위터에 “한국인분들 죄송하다고 말하지 말아주셨으면 좋겠다. 그저 한 명의 나쁜 행동일 뿐 한국의 잘못이 아니다”라며 “이번 사건으로 한일 관계가 더 나빠지지 않았으면 좋겠다”라고 우려를 나타냈다.

경찰은 A씨가 일방적인 가해자로 매도되고 있다는 주장을 펼치며 변호사 도움을 받기 원해 귀가 조치한 뒤 추후 조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