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플러스를 인수한 국내 경영참여형 사모펀드(PEF) 운용사 MBK파트너스를 두고 IB 업계에서 흘러나오는 말이다. ‘옴니채널(온라인과 오프라인 독립적으로 운영하던 유통망을 하나로 연결해 단절 없는 구매 경험을 제공하는 것)’ 환경 구축을 목표로 점포 정리에 나서면서 홈플러스 노조 갈등이 격화하는 가운데 홈플러스에 대한 MBK의 엑시트(자금 회수) 전략에 이목이 쏠린다.
유통 및 IB 업계에서는 코로나19 이후 내리막길을 걷는 오프라인 점포 활용도를 끌어 올리기 위해 유통 업계가 옴니채널 환경을 강화하는 만큼, MBK의 사업 체질 개선 경영은 이미 예견됐다고 보고 있다. 관건은 유통 공룡 중 누가 먼저 노조 갈등을 조금이나마 해소하고, 유통 혁신을 이뤄 경쟁력을 확보할 것이냐다. MBK행보를 장기적인 관점에서 바라봐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노조와의 갈등이 갈수록 극에 치달을 수밖에 없는 이유다. 실제 마트노조 홈플러스지부는 매일 부분 파업 또는 완전 파업을 진행 중이다. 최근에는 11월 13일 폐점 예정인 홈플러스 안산점과 관련해 대책을 마련하라는 취지에서 안산시청 점거농성에 돌입했다. 올 추석에는 전국 홈플러스 80개 매장에서 근무하는 노조 조합원 약 3500명이 폐점 중단과 고용안정 쟁취를 주장하며 총파업에 돌입하기도 했다.
“전략은 선택과 집중”…추가 M&A도 가능할까
해묵은 노조 갈등은 홈플러스의 가치를 높여야 하는 MBK 입장에서 부담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IB 업계에서는 MBK가 ‘선택과 집중’ 전략을 펼치고 있는 만큼, 이러한 갈등은 피할 수 없다고 입을 모은다.
홈플러스에 대한 MBK 전략을 살피기 위해서는 동종 업계인 이마트와 롯데마트의 행보를 볼 필요가 있다. 이들은 모두 오프라인 실적 부진으로 희망퇴직과 자산 매각 등을 단행하고 있다. 실제 롯데마트는 지난 2월 창사 이래 처음으로 10년 이상 근무한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실시했다. 이마트는 가양점 부지 매각에 이어 최근 성수동 본사까지 내놓은 상태다. 유통 업계가 격변기를 맞이하면서 변화와 혁신에 대한 중요성이 부각됐고, 이를 위해 사업 체질을 아예 바꾸고 있는 셈이다.
일각에서는 MBK가 이 전략에 더해 추가적인 M&A를 검토할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앞서 MBK는 홈플러스의 온라인 경쟁력 강화 차원에서 이베이코리아 인수를 검토했지만, 막판 본입찰에서 인수 의향서를 제출하지 않았다. MBK는 60억달러 이상의 미소진 자금(드라이파우더)을 보유하고 있는 가운데 올해 국내 M&A 시장에서 뚜렷한 활동을 펼치지 않았다. M&A 역량만큼은 충분한 셈이다. IB 업계 또 다른 관계자는 “최근 불거진 국세청 세무조사와 지속된 노조 갈등으로 몸을 사릴 수는 있을 것”이라며 “유통 업계 상황상 무리한 기업 인수로 사세를 확장하지는 않겠지만, 온라인 경쟁력 강화 차원에서 임팩트 있는 딜을 꾸준히 검토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