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가우디오랩 "VC들, 산전수전 경험을 자산으로 봤죠"

AI 공간음향 스타트업 가우디오랩 오현오 대표 인터뷰
2016년 시리즈A 투자 이후 5년만에 시리즈B 투자
넷플릭스, 유튜브, 디즈니가 노크…음향 의견 교류
"버티는 힘과 축적된 경험 높이 사…메타버스 정조준"
  • 등록 2021-10-05 오전 5:00:00

    수정 2021-10-05 오전 5:00:00

[이데일리 김연지 기자] “딱 세 발만 앞으로 가는 거야! 저쪽을 넘어뜨려야 해! 하나, 둘, 셋!”

전 세계를 강타하고 있는 넷플릭스 시리즈물 오징어게임의 한 장면이다. 수백 명이 모여 너무나도 친근한 어린시절 게임에 목숨을 건다. 한 장면, 한 장면이 극강의 몰입감을 선사한다는 평가가 나온다. 만일 여기에 마치 시청자가 현장에 있는듯한 음향기술까지 더해진다면 어떨까.

넷플릭스를 비롯한 세계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기업들이 지난해부터 알음알음 찾는 국내 스타트업이 하나 있다. 지난 2015년 설립된 AI 공간음향 스타트업 ‘가우디오랩’이다. 공간음향이란 사용자의 움직임 또는 기기의 특성 등을 파악해 음향의 위치를 조절하는 기술로, 사용자에게 입체적인 소리를 경험할 수 있도록 돕는다. 가우디오랩은 가상세계에서도 실제와 같은 느낌을 주는 음향 기술인 BTRS와 바이노럴 렌더링 기술 등을 개발했다.

최근 가우디오랩은 시리즈 B 투자 유치를 마무리지었다. 아직 규모는 비공개이지만, 벤처캐피털(VC) 업계에서는 ‘의미있는 규모’라는 평가가 이어진다. 이데일리가 강남구 가우디오랩 사무실에 찾아가 오현오 대표를 만난 이유다.

[이데일리 방인권 기자] 오현오 가우디오랩 대표
사업 피보팅으로 열린 기회 ‘덥썩’

오 대표는 지난 5년간 단 하루도 휘청이지 않은 적이 없다는 말을 시작으로 인터뷰에 임했다. 실제 가우디오랩은 애초 가상현실(VR) 시장을 주요 타깃으로 설정하고 VR 관련 음향 기술 개발에 주력해왔다. 창업 직후 한국과 미국, 유럽에서 음향 관련 특허만 70건에 육박하게 취득했다. 이를 기반으로 2016년 소프트뱅크벤처스와 한국투자파트너스, LB인베스트먼트, 캡스톤파트너스 등으로부터 50억원 규모의 시리즈 A투자를 유치했다.

회사는 이 기세를 이어 VR계의 ‘돌비(Dolby, 1965년 레이 돌비에 의해 설립된 음향 전문 브랜드)’가 되고자 2016년 하반기 미국 시장에 진출했다. 드림웍스와 MOU를 맺는 등 사업이 척척 진행되는 듯했지만, 상황은 2017년 페이스북의 VR 기기 ‘오큘러스’가 미국 시장에서 저조한 판매량을 기록하며 반전됐다. 2017년 상반기 적어도 100만대 이상의 오큘러스가 판매될 것이라는 월가 전망과 달리 당시 오큘러스는 10만대뿐이 팔리지 않았다.

오 대표는 “VR 1차 붐이 순식간에 사그라지면서 가우디오랩의 주요 고객이던 드림웍스와 디즈니 등이 시장을 빠져 나갔다”며 “하지만 포기보다는 그간 갈고 닦은 기술을 활용할 수 있는 틈새시장을 찾기 시작했고, 사업 타깃을 VR에서 OTT로 전환했다”고 말했다. 이어 “TV방송은 청력 보호 차원에서 일정한 소리를 내도록 하는 ‘음량 기준값’이 존재하지만, OTT나 유튜브와 같은 인터넷 서비스에는 이러한 기준값이 없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주도적이면 시장 붐 꺼져도 전진 가능”

전환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OTT를 비롯한 디지털 미디어 특성에 맞는 음향 기술을 구현해내면서 소리 크기나 품질이 다른 영상이 주어지더라도 균일한 품질의 음향을 제공한다는 평가를 받았다. 국내외 OTT 업체들이 가우디오랩에 의견을 공유하고 사업 제휴를 건넨 배경이다. 가우디오랩은 자사 음향기술을 네이버TV와 SK텔레콤 플로, NHN 벅스 등에 공급하고 있다. 넷플릭스, 디즈니, 유튜브 등 해외 서비스사와는 꾸준히 상호 기술에 대한 의견을 교류 중이다.

오현오 대표는 “산전수전 겪고 보니 모든 경험이 회사의 기초 체력을 탄탄하게 다지는 자산이 됐다”며 “VC들은 이번 시리즈B 투자에서 ‘버티는 힘에서 비롯된 기술력과 경험’에 큰 점수를 줬다”고 말했다.

코로나19를 계기로 현장감 있는 소리에 대한 수요가 커지면서 가우디오랩은 크게 성장했다. 앞으로는 메타버스 시장을 정조준할 계획이다. 오 대표는 “코로나19로 가상공간이라는 개념을 수용하는 문화가 생겨나면서 메타버스가 부상했다”며 “그간 쌓은 음향 기술로 현실과 비현실이 혼합된 메타버스에서 사용자의 몰입감을 끌어올릴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올해 하반기쯤 사업 딜 성사와 같은 가시적인 성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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