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전 대통령을 기다리며”…혹한·폭설 견디는 ‘화환사수대’

강남 서울삼성병원 앞 여전히 200여개 화환 남아
자진철거, 구청 강제철거 등에 줄었지만
朴 지지자들 "자발적으로 나와 관리"
"2월2일 퇴원일까지 지킨다" vs 구청 "조속 철거 요청"
  • 등록 2022-01-21 오전 3:00:38

    수정 2022-01-21 오전 7:23:58

[이데일리 권효중 김형환 기자] “화환도 국민의 마음인데, 어떻게 강제 철거를 합니까… 박근혜 전 대통령 퇴원 때까지 지켜갈 겁니다.”

지난해 말, 특별사면으로 풀려난 박근혜 전 대통령을 기다리며 축하화환을 지키는 자들이 있다. 우리공화당 당원을 비롯해 박 전 대통령의 지지자들이다. 이들은 폭설과 영하의 날씨에도 박 전 대통령이 입원해있는 서울 강남구 일원동 삼성서울병원 앞을 수시로 드나들고 있다. 박 전 대통령이 직접 볼 수 있도록 퇴원일까지 화환을 ‘사수’하겠단 각오다.

19일 삼성서울병원 앞 거리에 박근혜 전 대통령의 지지자들이 보낸 화환에 전날 내린 눈이 쌓여 있다. (사진=김형환 기자)
혹한 속 ‘화환사수대’…철거에도 200여개 남아

이데일리가 지난 19일과 20일에 걸쳐 둘러본 삼성서울병원 앞 대로의 양 옆길엔 여전히 박 전 대통령의 사면을 축하하고 쾌유를 기원하는 화환들이 약 200여개 정도 남아 있었다. 병원 건너편 대로에는 ‘우리공화당 화환 관리’라는 이름의 부스가 있고, 병원 쪽 대로는 ‘박근혜 대통령님을 사랑하는 모임’(대사모) 대표인 장민성(51)씨가 화환을 관리 중이다.

지난 19일에는 서울 지역에 폭설이 왔고, 20일인 이날은 1년 중 가장 춥다는 절기 대한을 맞아 영하권의 날씨였다. 화환들은 바람에 훼손되지 않게 대부분 끈에 묶여 단단히 고정돼있었다. 이 화환들은 벌써 한달 가까이 여기 놓여진 상태다. 지난달 24일 박 전 대통령의 특별 사면이 결정되자 전국 각지에서 배송됐다. 당시 1000여개로 추산됐던 화환은 강남구청의 자진 철거 명령과 더불어 강제 철거가 이뤄지며 계속 줄고 있다. 강남구청 관계자는 “지난달 28일 첫 위반 사실을 통보해 지난 10일까지를 기한으로 첫 번째 자진 철거 계고장을 보냈고, 자진해서 화환을 철거한 분들도 있었지만 치워지지 않은 부분은 구청이 나서 일부 철거를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19일 삼성서울병원 정문 건너편에 박근혜 전 대통령의 지지자들이 보낸 화환이 한 줄로 줄지어 서있다. (사진=권효중 기자)
“朴 퇴원할 2월2일까지 사수”…구청 “조속 철거 요청”

그럼에도 ‘자발적’으로 나와 지키고 선 이들 때문에 화환들 일부가 남아 있다. 병원 앞 차량에서 숙식을 해결하며 자리를 지키고 있다는 장 대표는 “지난해 11월 박 전 대통령이 이송됐을 때부터 나왔다”며 “매일 5시 새벽기도하면서 (박 전 대통령의) 쾌유를 기원하고 있고, 도의적으로 화환 관리도 하고 있다”고 했다.

서울시 개포동에 거주 중이라는 우리공화당 부스 봉사자 A씨는 “시민들의 통행에 방해되지 않게 봉사자들이 교대로 화환을 관리하고 있다”며 “그런데도 지난 16일 밤 9시가 넘은 시간에 구청 용역으로 보이는 사람 40여명이 나와서 강제로 개인 이름으로 보내진 화환 수백 개를 싣고 갔다, 너무하지 않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A씨는 “2월 2일 퇴원이 이뤄지지 않더라도 그날은 박 전 대통령의 생일인 만큼 계속 자리를 지키겠다”고 했다.

우리공화당도 박 전 대통령의 퇴원 예정일인 2월 2일까지 ‘화환사수’를 이어간단 방침이다. 당 관계자는 “박 전 대통령이 퇴원일을 기해 모두 자진 철거를 완료하기로 구청과 협의를 진행 중”이라며 “계속해서 무단으로 철거하면 법률팀을 통해 법적 조치도 고려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강남구청 측은 난감하단 반응이다. 구청 관계자는 “도로 폭이 좁거나 통행이 불편한 곳을 정비를 했고, 남은 화환들도 조속히 철거하도록 공문을 보내고 안내하고 있다”면서 “자진 철거를 하지 않으면 2월2일 전에라도 모두 철거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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