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달리는 봄, 잠시 머물다 가시오… ‘三色島’ 제주

제주 명품 7대 도로 '사계해안도로'
연두빛 바다 펼쳐지는 '1121번 지방로'
낙원같은 바다를 달리는 '조천~함덕 해안도로'
  • 등록 2017-04-07 오전 12:01:00

    수정 2017-04-07 오후 4:00:21

유채꽃이 흐드러지게 핀 사계해안도로에서 바라본 산방산
[제주= 글·사진 이데일리 강경록 기자] 제주는 드라이브 천국이다. 한없이 너그러운 길이라서다. 쫓기듯 달리는 도심과는 또 다르다. 기어를 한 단 낮추는 그런 여유로움이 있다. 달리는 곳마다 그림 같은 풍경도 이어진다. 해안도로에서는 푸른 바다와 아름다운 포구가 펼쳐진다. 비자림로에는 쭉쭉 뻗은 삼나무가 반긴다. 여기서는 창을 내려야 한다. 그야말로 운전하는 맛이, 보이는 멋이 있는 제주의 길이다. 이번 제주여행의 콘셉트는 ‘봄길을 달리다’. 여유로운 4월의 제주를 만끽하러 가는 길이다.

사계해안도로에서 바라본 형제섬


◇봄이 가장 먼저 도착하는 ‘사계해안도로’

제주의 봄을 알리는 전령사는 역시 유채꽃이다. 제주 어디서든 쉽게 볼 수 있다. 그래도 유채꽃 향에 취하고 싶다면 서귀포를 추천한다. 번잡한 북적임이 싫다면 사계리 해안도로로 운전대를 돌리자. 사계해안도로는 제주 명품 7대 도로다. 사계 포구로부터 송악산까지 약 5㎞의 해안도로다. 산방산과 송악산이 유채꽃 너머로 수호신처럼 서 있어 출사지로도 인기가 높다. 특히 푸른 바다를 옆에 끼고 시원한 바닷바람을 가르며 달리는 맛이 남다르다. 사계 바닷가에서는 남쪽 바다를 지키는 형제섬이 한눈에 들어온다. 날씨가 좋으면 저 멀리 건너의 가파도와 국토 최남단의 마라도도 한눈에 들어온다.

송악산에 정상에 서서 보는 풍경도 좋다. 송학산 주차장 입구에서 불과 20분만 오르면 정상이다. 여기 풍광은 발품을 팔며 오른 노고에 충분히 보답할 만큼 아름답다. 해안과 산, 도로가 조화를 이루며 그리는 풍광이 뛰어나다. 특히 바다를 삼키는 듯 환상적인 낙조도 유명하다. 산방굴사에 올라도 좋다. 산방산에 있는 천연석굴이다. 원래는 산방굴(山房窟)인데 안에 불상을 안치하고 있어 ‘산방굴사’라는 사찰로 불린다. 굴 내부는 암벽으로 둘러싸여 있다. 천장 암벽에서는 사시사철 눈물처럼 맑은 물방울이 떨어진다. 이는 산방산 암벽을 지키는 산방덕(山房德) 여신이 흘리는 사랑의 눈물이란 전설이 전해온다. 굴 밖에 서 있는 노송 사이로 내려다보이는 풍경이 절경이다.

사계해안도로로 아쉽다면 화순서동로도 인근에 있다. 화순과 서광동리를 잇는 도로다. 약 5㎞에 걸쳐 유채꽃이 펼쳐진다. 왕복 2차선의 비교적 좁은 도로라 잠시 정차하기보다 조용히 드라이브하면서 꽃을 감상하는 것이 훨씬 인상적이다. 화순서동로 유채꽃길은 산방산·용머리해안 지질트레일 B코스의 일부다. 원시림인 화순 곶자왈 지대를 가로지른다. 또 도로 중간지점에는 곶자왈 탐방로도 있다. 트레킹을 하고자 한다면 숲과 함께 유채를 즐길 수 있는 최고의 장소 중 하나다.

연두빛 초록물결이 넘실거리는 ‘서귀다원’
◇연두빛 바다 펼쳐지는 ‘1121번 지방도로’

1121번 지방도로는 연둣빛 바다가 펼쳐지는 길이다. 이 도로 중간에 서광다원이 있다. 하늘과 맞닿은 초록물결이 넓은 도화지를 펼쳐내는 곳이다. 쌉싸름한 겨울 추위를 이긴 새순 돋운 녹차나무가 만든 녹색의 파도다. 국내 최대 규모의 차 생산지다. 너른 평야지대에 92만㎡ 규모다. 아모레퍼식픽이 1981년 조성했다. 길도 닦이지 않았던 거대한 황무지의 돌무더기를 일일이 손으로 치워가며 개간했다고 한다. 조선의 명필 추사 김정희가 유배생활을 했던 곳으로 유명하다. 추사 김정희는 초의선사가 보내준 차로 유배생활의 외로움과 고통을 달랬다고 전한다.

차밭을 돌아본 다음에는 맞은편의 오설록티뮤지엄으로 향한다. 이곳에 놀러 온 사람들뿐 아니라 땀 흘리며 곶자왈을 걸어온 올레꾼들이 쉬면서 시원하게 목을 축이는 곳이다. 카페에서 긴 줄을 만드는 사람들의 반 이상이 녹차 아이스크림을 주문한다. 달지 않으면서 적당히 씁쓰름한 뒷맛이 혀끝을 개운하게 얼린다. 아이스크림으로 땀을 식힌 다음 박물관으로 간다. 큰 규모는 아니지만 삼국시대부터 조선시대까지의 전통 찻잔과 세계의 차문화를 엿볼 수 있는 다양한 찻잔들이 정갈하게 전시돼 있다. 2층으로 올라가면 전망대가 있다. 전남 보성의 차밭이 계단식의 독특한 풍경을 자아내는 반면, 제주의 차밭은 탁 트인 너른 평지라 멀리 오름과 산까지 한눈에 들어온다.

오설록티뮤지엄 인근에 있는 곶자왈 에코랜드는 가족과 함께하기 좋다. 수제로 만든 영국산 링컨기차를 타고 곶자왈숲을 여행할 수 있다. 992㎡(약 30만평)의 원시림을 가로지르며 곶자왈에서 서식하는 다양한 식물과 곤충을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이다. 이 기차를 타고 제주도의 원시숲인 곶자왈지대를 관람하고 테마가 다른 여러 역에 정차해 다양한 볼거리를 즐길 수 있다.

함덕 서우봉 해변
◇유채꽃 명품코스 ‘조천~함덕 해안도로’

제주바다는 4월부터 완연히 달라진다. 백사장은 순백색이고 바다는 비췻빛으로 물든다. 영화나 그림엽서 속에 등장하는 남태평양의 예쁜 섬 같다. 낙원 같은 바닷가를 달릴 수 있는 것이 제주도 해안도로 일주코스다. 조천~함덕 해안도로가 그중 으뜸이다. 바다 빛깔이 아름답기로 유명한 도로다.

함덕 서우봉 해변은 바다 색깔로 유명한 곳이다. 모래사장이 무려 300m나 펼쳐져 있다. 동쪽에는 소나무 숲이 울창하다. 바다 속은 수심이 얕은 모래밭이 500m 정도 펼쳐져 있다. 한참을 들어가도 바닷물이 허리춤까지밖에 안 된다. 바다가 얕아지면서 만든 하얀 패사층은 산호바다와 같이 맑은 빛깔이다. 그리고 현무암 위에 가로 놓인 아치형 구름다리, 빨간 등대 등이 한 데 어우러진 것도 낭만적이다. 특이한 점은 바다 한가운데 하트 모양이 있다는 것이다. 연인들의 데이트 코스로도 유명한 이유다.

서우봉에 오르면 봄을 만끽할 수 있다. 함덕해변을 낀 서우봉은 봄이면 유채꽃으로 장관을 이룬다. 바다와 노란 유채꽃이 절묘하게 어우러진다. 바다 곁에 선 노란 유채꽃은 서우봉 위에서 먼바다를 향한 눈길을 떼지 않는다. 시리도록 파란바다와 더불어 걷는 것만으로도 마음의 평온이 느껴진다. 바다에서 바람이 부는 대로 살랑이며 손짓하는 노란 손길. 이렇듯 바다와 유채꽃의 애틋함을 느낄 수 있는 곳이 바로 함덕 서우봉이다.

함덕 서우봉 해변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서우봉 언덕에서는 날씨가 좋으면 한라산과 동쪽 오름까지 눈 안으로 들어온다. 올레길 19코스인 ‘조천~김녕 올레’의 일부이기도 한 이곳에는 둘레길과 산책길 두 개의 길이 있다. 둘레길은 서우봉을 따라 돌며 둘러볼 수 있게 조성한 길이고, 산책로는 서모봉 정상과 망오름·봉수대 방향으로 가는 길이다.

◇여행메모

△잠잘곳=제주의 수많은 숙소 중 엘리시안제주는 청정한 자연을 만끽할 수 있는 곳이다. 자연의 소리가 가득해 진정한 힐링을 취하기에 제격이다. 단독주택 식으로 마련한 객실은 누구의 방해도 받지 않고 원하는 대로 시간을 보낼 수 있다. 리조트 입구에서 콘도까지 카트로만 이동할 수 있어 새소리·바람소리 등을 들을 수 있다. 특히 거실 테라스에서 바라보는 초록빛으로 물든 산의 아름다운 전경이 일품이다.

△제주관광공사 추천 4월 가볼 만한 곳=벚꽃길로는 제주대 입구 왕벚나무 벚꽃길, 야생화와 유채꽃은 대록산, 동백은 한라산 둘레길 동백길 코스, 백서향은 제주곶자왈도립공원, 청보리는 가파도올레길을 추천했다. 이외에도 북촌 포구와 너븐숭이 4·3기념관, 갈매예술마을, 이중섭거리를 추천했다.

서우봉 언덕 위에서 바라본 유채꽃과 함덕서우봉 해변
산방산에서 바라본 용머리 해안
함덕 서우봉해변과 서우봉 언덕
유채꽃이 흐드러지게 핀 사계해안도로에서 바라본 산방산
함덕 서우봉해변
해안도로를 즐기는 방법 중 하나는 인근 가게에서 스쿠터를 빌려타고 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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