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의 시작을 알리는 입추를 지나며 살인적인 폭염의 기세는 한풀 꺾였지만 8월 중순까지 무더위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돼 건강관리에 유의해야 한다. 특히 김씨처럼 술에 취한 채 장시간 더위에 방치되면 사망까지 이를 수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전용준 다사랑중앙병원 내과 원장은 “최근 5년간 온열질환자 발생 분석 자료를 보면 8월 초·중순에 집중적으로 발생했다”며 “폭염이 장기화되는 상황에서 술에 취해 더위에 무방비로 노출되면 온열질환으로 생명을 잃을 수 있다”고 말했다.
온열질환은 장시간 고온에 노출돼 체온이 상승하며 나타나는 일사병(열탈진), 열사병 등의 질환을 의미한다. 흔히 ‘더위 먹었다’고 표현하는 일사병은 체온이 37~40도로 높아져 땀을 많이 흘리고 어지러움이나 두통, 구토 등의 증상을 보인다. 이럴 경우 시원한 그늘에서 휴식과 수분을 취하면 회복이 가능하다. 하지만 제 때 적절한 조취를 취하지 않으면 온열질환 중 가장 치명적인 열사병으로 이어질 수 있다.
문제는 술에 취해 자신의 증상을 자각하거나 주변에서 온열질환 증상으로 구분하기 어렵다는 데 있다. 전 원장은 “온열질환의 증상이 술에 취했을 때 나타나는 증상과 비슷한 데다 취해서 의식이 분명하지 못하고 몸을 제대로 가누지 못한 상태에서는 자신의 몸 상태를 알아차리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우리 몸의 체온은 땀 배출을 통해 조절되는데 술을 마실 경우 이뇨 작용 때문에 탈수가 더 일어나기 쉽다”며 “술에 취해 덥거나 밀폐된 공간에 장시간 방치되면 목숨까지 잃는 위험한 상황에 놓이기 쉽다”고 경고했다.
전 원장은 “특히 체온 조절 기능이 떨어지는 노약자나 고혈압, 당뇨 등 만성질환자는 반드시 음주를 삼가고 외부활동을 자제해야 한다”며 “실내에서도 온열질환에 걸리는 환자가 많은 만큼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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