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세계 경제 곳곳에 '지뢰'…5대 악재는?

선진국 긴축 본격화…美금리인상·ECB 양적완화 종료
美-中 무역전쟁…"2019년은 무역전쟁 고통 절감하는 한해"
中경제 둔화…성장률 하락 및 부채 우려 지속
국제 유가 불확실성…감산 규모 및 기간 연장 주목
英 ‘노딜 브렉시트’ 우려
  • 등록 2018-12-31 오전 12:30:00

    수정 2018-12-31 오전 12:30:00

시진핑(왼쪽) 중국 국가주석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AFP)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2019년 세계 경제에 한파가 몰아칠 전망이다. 가시화되지 않았지만 미국의 금리인상, 미-중 무역전쟁, 국제유가, 중국 경제 둔화 등 곳곳에 뇌관이 도사리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지난 10월 내놓은 하반기 경제전망 보고서에서 지난해 3.7% 성장했던 세계 총생산(GDP)이 올해와 내년 모두 3.7% 성장률을 기록, 제자리 걸음을 할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 7월 각각 3.9% 전망에서 0.2%포인트 하향조정했다. G2의 경제 둔화 영향이 크다. 미국이 올해 2.9%에서 내년 2.5%로, 중국은 6.6%에서 6.2%로, 세계 경제의 두 축이 나란히 둔화할 것이라고 판단했다. 특히 양국은 무역전쟁을 벌이고 있어 하방 위험이 더욱 커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긴축 나선 선진국… 美금리인상·ECB 양적완화 종료

골드만삭스는 29일(현지시간) 내년 상반기 미국 성장률 전망치를 종전 2.4%에서 2.0%로 하향조정했다. 하반기 성장률도 2% 이하로 떨어질 것이라며 기대치를 낮췄다.

골드만삭스는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내년 금리인상 횟수를 2차례로 줄였지만 올해 4차례에 이어 긴축 기조를 이어갈 것”이라며 “이제는 경기 하향 흐름을 준비해야 한다. 연착륙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은행은 다만 “인플레이션 과열이나 자산시장 거품 등과 같은 역사적인 위협 요소는 없는 만큼 경기 침체로까지 이어지진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유럽도 긴축에 동조하고 있다. 유럽중앙은행(ECB)은 3년 넘게 진행해 온 양적완화(QE·자산매입 프로그램)를 이달 말 종료하기로 했다. ECB는 2015년 3월 이후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의 장기 경제침체를 우려해 매달 600억유로 규모의 양적완화를 실시해왔다. 올해 1월부터 300억 유로로 줄였고, 10월부턴 150억유로로 더 축소했다. ECB는 또 내년 하반기부터는 기준금리 인상 등 추가 긴축에 나설 것으로 예측된다.

이에 따라 신흥국들의 불안이 커지고 있다. 달러화와 유로화 가치가 오르면 투자자금이 선진국으로 대거 빠져나갈 수 있어서다. 정치적 변수도 있었지만 아르헨티나 페소화, 터키 리라화, 남아프리카 랜드화, 인도 루피화, 러시아 루블화 등이 올해 10% 이상 폭락하는 등 이미 징조가 나타나고 있다.

세계경제 위협하는 美-中 무역전쟁

내년 세계 경제를 위협하는 가장 큰 불안 요소는 현재 휴전 중인 미-중 무역전쟁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이날 전화통화를 갖는 등 최근 양국 사이에서 훈풍이 불고 있지만 합의 도출엔 회의적인 시각이 많다. 사실상 첨단기술을 둘러싼 패권 경쟁이라는 무역전쟁의 기본 성격상 타협점 찾기가 쉽지 않아서다.

협상이 결렬되면 세계 1·2위 경제대국인 미국과 중국을 시작으로 세계 경제에 큰 충격을 줄 전망이다. 이미 고율 관세에 따른 고통을 호소하는 글로벌 기업들이 속출하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지난 25일 “2018년이 미-중 무역전쟁 발발의 해였다면, 2019년은 세계 경제가 그 고통을 절감하는 해가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미국이 예고한대로 중국산 전 품목에 대한 관세폭탄이 현실화되면 글로벌 기업들은 중국 생산기지를 다른 곳으로 옮길 가능성이 높다. 글로벌 공급망에 큰 변화가 있을 것이란 얘기다. 높아진 관세로 무역도 위축될 수 밖에 없다. 이미 IMF는 세계 교역 증가율이 올해 4.2%에서 내년 4.0%로 둔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주식시장은 양국의 무역전쟁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뱅크오브아메리카 메릴린치는 올해 무역 전쟁 이슈가 스탠더드앤푸어스(S&P)500 지수를 6% 낮췄다고 분석했다.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도 무역전쟁 여파로 올해 24.6% 폭락했다. 기업 가치만 2조4000억달러(약 2700조원) 증발했다.

지난 11월 19일(현지시간) 중국 안후이성의 한 공장에서 중국인 노동자가 노트북 부품을 점검하고 있다. (사진=AFP)
中경제 둔화 …성장률 하락·부채 우려 지속

‘세계의 공장’ 중국의 성장률 둔화는 글로벌 경기 후퇴를 가속화할 수 있다. 중국 경제 둔화는 이미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진다. 다만 그 폭과 속도가 얼마나 크고 빠를 지가 관심이다. IMF는 중국 경제성장률이 올해 6.6%에서 내년 6.2%로 둔화될 것으로 봤다.

이런 상황에서 그간 꾸준히 지적됐던 과잉 부채 문제에 무역전쟁 우려까지 더해지면서 공포를 키우고 있다. 중국 정부는 최근 무역전쟁 영향을 최소하기 위해 돈을 풀겠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경기부양에 집중할 경우 부채를 더욱 키울 수 있을 뿐더러, 구조개혁 의지마저 꺾일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국제금융협회(IIF)에 따르면 중국 총부채 규모는 GDP의 300%를 넘어선 것으로 추정된다.

국제 유가 불확실성…감산 규모·기간 연장 주목

국제유가의 향방도 세계 경제에 적지 않을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산유국들은 유가를 올리려고 감산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원국들 및 러시아 등 비(非)OPEC 산유국들로 구성된 일명 ‘OPEC플러스’는 내년 6월까지 일평균 120만배럴 줄이기로 합의했다. 그럼에도 유가가 오르지 않으면 감산 기간을 연장하거나 감산 규모를 늘리는 등 추가 조치를 취하겠다는 입장이다.

감산을 주도하고 있는 세계 최대 산유국 사우디아라비아는 경제 개혁 자금 확보를 위해 유가를 끌어올리겠다는 의지가 강하다. 하지만 미국 셰일오일 증산, 세계 경제 둔화 우려 등이 겹치면서 뜻대로 되지 않고 있다. 향후 OPEC플러스의 대응 및 이에 따른 유가 역시 글로벌 경제에 주요 변수가 될 전망이다.

英 ‘노딜 브렉시트’ 우려

영국은 내년 3월 29일 EU를 떠나게 된다. 어떤 형태인지가 관건이다. 현재는 EU와 협상 없이 탈퇴하는 이른바 ‘노 딜(nodeal)’ 브렉시트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다. 이 경우 영국 경제는 물론 세계 경제에도 상당한 타격을 줄 것으로 관측된다.

IMF는 지난 9월 보고서에서 “브렉시트 이후 어떤 식으로든 영국 경제에 충격이 가해질 것”이라며 “특히 노 딜 브렉시트시 즉각적인 불황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노 딜 브렉시트가 현실화될 경우 금융업을 중심으로 영국 내에서 일자리 75만개가 사라질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식품 부문에서만 연간 최소 93억파운드(약 13조1760억원)의 관세가 부과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실업률 상승, 물가상승, 부동산 가격 하락, 파운드화 폭락 등 제2차 세계대전 이후 가장 심각한 경제 위기가 초래될 수 있다고 영국 중앙은행(BOE)은 우려했다.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 (사진=AF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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