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뤘던 결혼식 올리는데 요즘 식장에서 신랑 신부들 마스크 쓰나요? 부모님께서 손님 맞을 때에는 착용하고 혼주석에 앉고 나면 벗겠다고 하시는데 괜찮을까요? 신부 대기실에서는 마스크 낀 채로 사진 찍어야 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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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후 예식장은 입구부터 마스크 착용을 안내하고 출입명부를 작성하는 등 예방수칙을 지키고 있다. 하객들은 대부분 마스크를 쓰고 참석하고, 단체사진을 찍을 때나 식사를 할 때에만 벗는 추세다.
하지만 전국각지에서 모인 손님들과 포옹, 악수, 대화를 나누는 혼주와 신랑신부들은 어떻게 해야 할까? 마스크를 착용하는 게 더 감염예방에 좋다는 것은 알지만 시간과 돈을 들인 메이크업, 평생 남을 사진을 생각하면 망설여진다는 게 중론이다.
“결혼식 더는 못미뤄 마스크 쓰고 사진” 신랑 신부 한탄
누리꾼들은 “5월에 간 결혼식에서는 신랑 신부도 마스크를 쓰고 식을 올리더라구요. 사진은 아쉽지만 코로나19가 너무 심할 때라 어쩔 수 없었죠”, “하객에 혼주들까지는 끼고 신랑 신부는 벗고 식을 진행했어요. 당사자가 끼는 경우는 못 봤는데. 마스크를 낀다면 화장도 지워지고 사진도 의미가 없는데 슬픈 현실이네요”, “신랑은 마스크 쓰고 올리자는데 사진 생각하면 정말 속상해요” 등의 이야기를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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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코로나19가 집중 확산한 2~4월에는 고강도의 사회적 거리두기가 실시되고 항공편까지 막히면서 대부분 결혼식을 미뤘다. 실제로 올해 4월 혼인건수는 1만5670건으로 전년동월(2만26건)보다 21.8% 감소했다. 특히 이 수치는 통계청이 지난 1981년 인구동향 통계를 작성한 이래로 가장 적은 것이다. 4월 혼인건수가 2만건이 되지 않은 것은 올해가 처음이기 때문이다.
이 여파로 과거에는 비수기에 속했던 한여름 결혼식이 올해는 늘어날 전망이다. 지금도 코로나19 사태는 진행 중이지만 올 하반기 본격적인 ‘2차 대유행’이 발생하기 전에 서둘러 끝내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하객은 띄어 앉기, 식사 대신 답례품 주고받기 권장
지난 3월 대구 시내 예식장을 예약했던 신부 정여진씨(30세·여)는 “코로나19 사태가 너무 심각해 결혼식을 7월로 미뤘다. 여전히 불안한 상황이지만 언제 끝날지 모르고 시아버님이 곧 퇴임 예정이라 진행한다”고 밝혔다.
서울에서 지난 4월 예식을 예약했던 신랑 박태형씨(34세·남)는 “200만원을 더 들여서 결혼식장을 7월 초로 다시 잡고 신혼여행지도 바꿨다. 코로나19가 이렇게 오래갈지 몰랐다. 여기서 식을 더 미루려면 위약금을 내고 취소할 수 밖에 없다”고 울상을 지었다.
일각에서는 하객들의 코로나19 감염을 우려해 피로연을 하지 않고 혼주들이 하객들에게 식사를 제공하는 대신 답례품을 주자는 캠페인도 등장했다.
여성가족부는 안전한 결혼식을 위해 △마스크 착용 △출입 명부 작성 △탁자 간격 최소 1m, 가급적 2m 띄우기 △식사시 지그재기로 앉기 △손 소독제 비치 △음식 각자 접시에 덜어먹기 등 예방수칙을 지킬 것을 강조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