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테크의 함정]상여금만 잘 모아도..대기업 맞벌이, 6년에 5억 저축

  • 등록 2014-04-16 오전 6:00:00

    수정 2014-04-16 오전 9:00:19

[이데일리 성선화 기자] 출산 준비로 잠시 쉬고 있는 김모씨는 지난 6년 동안 남편과 함께 모은 돈이 5억원 정도된다. 둘이 결혼 전에 모아놓은 저축도 좀 있었고, 회사에서 지급한 사택을 이용해 집값이 들지 않았다. ‘자동차 대기업’에 다니는 이들 부부의 연봉은 1억 4000만원. 남편과 아내가 각각 8000만원, 6000만원이다. 한달 수입은 600만원 정도다.

하지만 김씨는 스스로 “중산층은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이들 부부보다 적게 버는 가정과 비교할 때 크게 넉넉하게 생활하는 것 같지 않다는 것이다.

김씨는 “아이한테 드는 비용이 없어서 돈을 모을 수 있었던 것 같다”며 “대기업 근로소득자들은 본인의 노력에 따라서 여느 정도 자산을 모을 수 있다”고 말했다.

‘대기업 직장인’인 이들 부부가 돈을 모을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는 한번에 목돈이 나오는 ‘정기 상여금’과 ‘성과급’이다. 특히 아내인 김씨는 매달 나오는 월급은 남편보다 적었지만 상여금이 많았다. 김씨는 “한번에 1500만원~2000만원씩 나오는 상여금이 목돈을 만드는 데 큰 도움이 된 것 같다”며 “주변에 보면 상여금을 헤프게 쓴 사람들은 돈 모으기가 쉽지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최근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 조사에 따르면 ‘자동차 대기업’ 17년차 직장인의 기본급과 정기상여금이 전체 임금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각각 33%와 26%였다. 그만큼 전체 임금에서 기본급이 낮고 상여금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다는 의미다.

김성호 포도재무설계 CFP는 “아무리 대기업에 다닌다고 해도 상여금을 잘 활용하지 않으면 돈 모으기가 쉽지 않다”며 “여타 중소기업 직장인들에게 비해 훨씬 유리한 입장에 있는만큼 적극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① 상여금은 ‘꽁돈’이 아니다

김씨가 스스로 “중산층인 것 같지 않다”고 말 한 것은, 다른 사람들이 듣기에 거북할 수도 있다. 하지만 그의 입장에서 보면 충분히 할 수 있는 말이다. 그가 매달 받는 월급은 300만원 수준으로 중소기업 근로자들가 비슷한 수준이기 때문이다.

전경련 조사결과에 따르면 정기상여금을 포함하지 않을 경우 자동차 대기업 직장인과 중소기업 근로자의 임금(2013년 기준)은 각각 571만원과 338만원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정기상여금과 성과급을 포함하면 연봉 수준이 훨씬 높아진다.

대기업과 중소기업은 기본급보다도 정기상여금과 성과급에서 차이가 벌어지기 때문이다. 김 CFP는 “고연봉 대기업 직장인들이 돈을 모으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는 성과급을 ‘꽁돈’으로 생각하고 계획없이 쓰기 때문”이라며 “상여금을 다 쓰진 않더라도 해외여행을 가거나 차를 바꾸는데 써버리면 돈을 모을 수가 없다”고 지적했다.

한번에 목돈이 나오는 상여금은 잘 쓰면 큰 도움이 되지만 잘 못 쓰면 오히려 있으나마나 하게 된다는 설명이다. 이 때문에 대기업 직장인들에게는 성과금의 중요성을 인식하는 게 중요하다.

<출처: 전국경제인연합회>
② 연소득을 기준으로 1년 저축액을 잡자

대기업 직장인들에게 월급을 물으면 애매하게 대답하는 경우가 많다. 달마다 편차가 크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처럼 수입이 매달 들쭉날쭉하더라도 저축계획을 세울 때는 ‘연간 소득’ 기준으로 세우는 게 중요하다. 1년을 전체로 놓고 부정기적으로 들어오는 상여금과 성과급까지 모두 소득으로 포함하는 게 좋다. 부정기적인 수입까지 연소득에 포함해 저축 계획을 세워야, 매달 들어오는 월급이 적다고 해서 저축액마저 적어지는 실수를 하지 않게 된다. 이럴 경우 부정기적으로 한번에 목돈이 들어오는 상여금을 매달 미리미리 저축해놓는다고 생각하면 편하다.

김씨의 경우 부부가 합쳐 매달 283만원씩 저축을 하고 있다. 단기 주식형 저축에 125만원, 장기 연금성 저축에 130만원씩을 저축한다. 안정적인 채권형에는 18만원을 납입한다. 이는 연소득을 기준으로 했을 때 월수입의 54%에 해당한다.

③ 기본급을 기준으로 소비 계획을 세우자

소비 계획을 세울 때도 마찬가지다. 상여금을 생각하고 미리 돈을 써버리면 돈을 모을 수가 없다. 소비를 할 때는 상여금이나 성과급을 포하하지 않은 기본급을 기준으로 한달 생활비 지출 계획을 짜는 게 좋다. 다음달에 들어올 성과급을 예상하고 미리 차를 바꾼다든지, 해외 여행을 다녀오는 것 등이 치명적이다. 김씨는 “기본급이 낮고 상여금이 높은 경우 매달 돈 쓸이 많은 사람은 힘들어하는 것 같다”며 “아이가 없고 빚이 없어 생활에 큰 불편은 없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수입이 불규칙한 직장인의 소비 계획이 더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김 CFP는 “성과급의 차이가 크면 미래에 대한 계획을 세우기가 쉽지 않다”며 “이처럼 수입이 들쭉날쭉할 경우 차라리 수입이 적더라도 고정적인 사람에 비해 계획적인 소비를 하기가 어려울 수 있다”고 지적했다.

④ 한꺼번에 들어온 ‘목돈’..투자는 안전하게

저금리 시대에 목돈으로 성과급이 들어와도 굴리기는 쉽지 않다. 은행 예금으로 넣어둬도 세금을 제외하면 거의 ‘제로 금리’에 가깝다. 이럴 때 가장 마음 편하고 안전한 것이 그나마 금리가 높은 CMA 통장이다.

최근 증권사들은 고객유치를 위해 은행보다 높은 금리를 제공한다. 그밖에 인터넷 다이렉트 뱅킹도 시중 은행권에 비해선 금리가 높다. 산업은행이나 전북은행의 다이렉트뱅킹은 추천할만하다.

지난 5년간 재무설계 상담을 꾸준히 받아온 김씨 부부는 “당해 상여금을 모아놨다가 그 이듬해 자산으로 잡히는 구조를 짜놨다”며 “매년 자산이 크게 증가하는 효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김 CFP는 “무엇보다 중요한 게 원금 보장과 안정성”이라며 “목돈이 생겼다고해서 쉽게 리스크가 큰 투자상품에 투자하는 것은 금물”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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