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창조경제’, 실험이 아니라 실전이다

  • 등록 2014-09-19 오전 6:00:00

    수정 2014-09-19 오전 6:00:00

정부가 엊그제 내놓은 창조경제 육성의 큰 틀은 대기업과 지방자치단체를 3각으로 연계해 지역 내 창조경제를 활성화한다는 전략이다. 삼성이 대구, 롯데가 부산, 현대차가 광주를 책임지는 식으로 대기업들이 전국 17개 시·도 창조경제혁신센터의 후견인 역할을 맡도록 돼 있다.

지금은 중국의 제조업체들은 물론 정보기술(IT) 기업들까지 우리 기업들을 턱밑까지 추격하고 있는 급박한 상황이다. 창조경제의 정의가 뭐니 하고 따질 여유가 없다. 정부가 힘이 부치면 대기업 힘을 빌려서라도 벤처 육성을 밀어붙여야 한다. 앞으로 속속 설립될 창조경제혁신센터가 실험 공간이 아니라 처음부터 창조경제의 거점으로 뿌리내리게 해야 한다. 그러자면 무엇보다 미국 실리콘밸리의 벤처 생태계를 국내에서 구현하는 데 힘을 쏟아야 한다.

실리콘밸리는 특유의 혁신 유전자(DNA)로 전 세계로부터 기업과 인재를 끌어모은다. 그 DNA는 실수에서도 배우겠다는 의지, 그리고 속도와 경쟁으로 요약된다. 구글은 완제품과는 거리가 먼 제품도 과감히 출시한다. 오직 사용자만이 최종 제품을 결정한다는 생각에서다.

실리콘밸리에서는 창업을 꿈꾸는 실력자들이 “다음번 대박(대형 아이디어)은 내 것”이라며 서로 치열하게 경쟁한다. 구글, 애플, 페이스북, 에버노트, 스탠퍼드대학, 버클리대학, 그리고 신생기업 1만여개 업체가 밀집한 실리콘밸리에는 엄청난 돈이 들어온다. 은행, 밴처캐피털, 각국 연기금들이 돈 보따리를 들고 대기하면서 ‘한 방’을 터뜨릴 유망 벤처의 출현을 기다린다.

우리도 이렇게 유기적인 벤처 생태계를 구축해야 한다. 유망한 기술을 가진 사람은 신용과 관계없이 얼마든지 투자를 받을 수 있어야 한다. 투자보다는 융자가 위주이고, 창업자에게 무한책임을 물어 자칫 신용불량자를 만드는 창업 환경을 개선하지 않으면 안 된다. 각 지역의 창조경제혁신센터는 벤처 창업자들에게 업무 공간은 물론이고 홍보·재무·법무 서비스, 나아가 투자까지 제공하는 ‘실리콘밸리 형(型)’을 처음부터 지향해 ‘창업 강국’의 튼튼한 토대를 구축해야 할 것이다.

이데일리
추천 뉴스by Taboola

당신을 위한
맞춤 뉴스by Dable

소셜 댓글

많이 본 뉴스

바이오 투자 길라잡이 팜이데일리

왼쪽 오른쪽

스무살의 설레임 스냅타임

왼쪽 오른쪽

재미에 지식을 더하다 영상+

왼쪽 오른쪽

두근두근 핫포토

  • 꼼짝 마
  • 우승의 짜릿함
  • 돌발 상황
  • 2억 괴물
왼쪽 오른쪽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