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조조정 후폭풍은 소비자들의 심리에도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우리 경제의 근간인 투자와 소비가 동시에 흔들린다는 점에서 경기둔화 우려도 조심스레 나온다.
30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이번달 제조업 업황 기업경기실사지수(BSI)는 71로 전달과 같았다. 한은이 지난 16~23일 전국 2797개 업체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다.
BSI는 기업가의 현재 기업경영 상황에 대한 판단과 향후 전망을 조사해 이를 지수화한 것이다. 기준치인 100을 기준으로 그 이상인 경우 긍정적인 응답이 더 많았다는 의미다. 100 이하면 그 반대다.
제조업 업황 BSI는 지난 2월(63)을 시작으로 3월(68)과 4월(71)을 거치며 조금씩 오르고 있었다. 그러나 다시 제자리걸음을 하게 된 것이다. 특히 지난달 조사했던 이번달 BSI 전망치는 73이었는데, 실제로는 이보다 2포인트 낮아졌다. 기업이 점점 움츠러들고 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최대 화두로 떠오른 구조조정의 영향 때문으로 풀이된다.
제조업체들은 ‘내수부진’(25.9%) ‘불확실한 경제상황’(18.1%) 등을 경영상 애로사항으로 보고 있었다.
비제조업의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다. 이번달 업황 BSI는 71로 전월 대비 1포인트 상승했지만, 다음달 전망 BSI는 73으로 2포인트 하락했다. 제조업과 마찬가지로 2월(64) 이후 반등 기미가 보였지만 상승 폭이 점차 줄어들고 있다.
비제조업계의 경영 애로사항으로는 ‘내수부진’(25.1%) ‘경쟁심화’(15.8%) ‘불확실한 경제상황’(14.2%) 등이 거론됐다.
BSI와 소비자동향지수(CSI)를 합한 경제심리지수(ESI)는 이번달 92로 전월 대비 2포인트 하락했다. 2월 당시 89를 시작으로 3월(91), 4월(94) 호전되는 듯했지만 다시 주저앉았다.
BSI가 주춤하는 건 이번달 소비자심리지수(CCSI) 부진과 맞물렸다는 점에서 우려가 나온다. 한은이 최근 발표한 이번달 CCSI는 99로 한 달 전보다 2포인트 떨어졌다. 3개월 만에 하락했다. 구조조정 이슈가 부각되면서 소비자의 경기인식이 나빠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