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구름다리 위로 다시 떠오른 '그때 그 바닷가'

개장 104년 역사 '송도 해수욕장'
365m 국내 최장 '스카이워크'
거북섬 본떠 만든 '해상 다이빙대' 눈길
해안선과 숲길 조화로룬 '송도볼레길'
기암괴석, 갯바위 아름다움 더해
  • 등록 2017-05-19 오전 12:00:11

    수정 2017-05-19 오전 12:00:11

추적추적 내리는 봄비에도 송도 구름산책로를 운치를 즐기는 관광객들
[이데일리 강경록 기자] 송도(松島), 이름이 참 예쁘다. 글자 그대로 풀이하면 ‘소나무 섬’이다. 소나무가 많아서 붙은 이름일까. 대부분의 사람은 그렇게 알고 있다. 부산 송도 사람도 마찬가지다.

아이러니하게도 송도에는 소나무 섬이 없다. 섬이라고는 아주 작은 바위섬인 거북섬이 있을 뿐이다. 송도해수욕장 동편에 송림공원도 있다. 또 섬이 아닌 반도(半島) 형태다. 섬이 아닌데, 왜 섬(島)이라는 글자를 넣었을까. 부산 서구정이 발간한 ‘송도 100년’에는 다른 주장이 담겨 있다. 송도는 일본 3대 명승 중 하나인 마쓰시마의 우리식 한자어라는 것이다. 송도해수욕장을 개발한 송도유원주식회사도 마쓰시마에서 유래했다. 부산 송도 뿐 아니라 인천 송도, 포항 송도도 같은 맥락이다. 명확하지는 않지만 전혀 설득력이 없는 것도 아니다. 이게 사실이라면 참 아픈 역사의 이름을 가진 송도다.

봄비 내리는 송도 해수욕장을 다정히 걷고 있는 관광객


◇우리나라 최초의 공설 해수욕장 ‘송도 해수욕장’

최근 송도의 또 다른 명물로 자리잡은 송도 스카이워크를 봄비를 맞으며 걷고 있는 관광객
“우리나라 최초의 공설 해수욕장이 어디인가?”. 이 물음에 쉽게 답을 하는 사람이 그리 많지 않을 것이다. 바로 부산 송도 해수욕장이다. 약 100년 전인 1913년에 문을 열었다. 송도는 비단 해수욕장뿐만 아니라 케이블카, 구름다리, 해상 다이빙대, 포장 유선, 보트, 붕장어회 등 수많은 명물을 가진 전국적인 복합 놀이 문화 공간이었다. 부산 사람에게는 자랑거리였고, 타지 사람에게는 부러움의 대상이었다.

송도 해수욕장의 전성기는 1960년대다. 당시 부산 인구가 130만명 정도였는데 송도를 찾은 여름 피서객 수가 무려 350만명에 달했다. 그야말로 전국 제일의 해수욕장이었던 셈이다. 매년 여름이면 송도 해수욕장 백사장은 피서 인파로 발 디딜 틈이 없었다.

그중 해상 다이빙대는 송도의 상징물이었다. 요즘이야 대형 워터파크가 곳곳에 있지만 당시는 변변한 실내 수영장 하나 없던 시절이라 다이빙대라는 것을 구경조차 하기 힘들었다. 당시에는 마땅한 볼거리와 즐길 거리가 없던 시절이었다.

송도 해수욕장에는 바다 한가운데에 3단 다이빙대가 설치되어 있었다. 그 자체만으로도 대단했고, 여기에 한껏 실력을 뽐내며 다이빙하는 사람들을 보는 것 또한 큰 볼거리였다. 시작은 일제 강점기부터였다. 해변 앞 150m 정도 떨어진 바다 한가운데 우뚝 서 있는 콘크리트 지지대 위에 쇠로 된 몸체와 3단 형태의 나무 발판이 설치되어 있었다. 다이빙대 아래는 수심이 4~5m로 다이빙하기에 적당한 깊이였다.

이후 수없이 많은 태풍을 맞으며 여러 차례 위기를 이겨냈지만, 1987년 불어 닥친 태풍 셀마로 인해 크게 파손되어 흉물로 방치되다 결국 철거됐다. 하지만 1990년대 들어 송도는 쇠퇴의 길로 들어섰다. 도시인 부산의 오·폐수들이 밀려들면서 해수욕장으로서의 가치를 잃었기 때문이다.

송도해안볼레길


◇ 송도만이 한눈에 들어오는 ‘송도해안볼레길’

2000년대 들어 송도를 다시 살리기 위한 움직임이 시작됐다. 2008년 남항대교가 들어서고, 바다 한가운데 거대한 고래 조형물을 세우는 등 힘겨운 노력이 이어졌다. 이후 점차 낡은 여행지란 관념의 그늘에서 서서히 벗어나고 있다. 빠른 성장의 피해자였던 송정 해수욕장이 느림이라는 옷을 입기 시작한 것이다.

송도해안볼레길도 그렇게 탄생했다. 볼레길은 ‘볼래’와 ‘둘레’를 조합해 만든 말이다. 풍부한 볼거리들을 둘러보는 길이라는 뜻이다. 1997년 이후 암남공원을 완전 개방한 것이 시작이다. 송도해안볼레길은 송도 해수욕장에서 암남공원 입구까지 해안 절벽을 철제 난간으로 이었다. 길이는 불과 1.2km. 걷기를 즐기는 사람에게는 성에 차지 않을 거리다. 그래도 풍광만큼은 일품이다. 송도만이 한눈에 들어올 정도로 송도해수욕장은 아담하다. 길 초입부터 기암괴석으로 이루어진 갯바위들이 길의 아름다움을 더한다. 바다엔 한창 조업 중인 조각배들이 그림 같은 풍경을 연출하고 해녀들은 연방 물질을 하며 해산물 채집에 바쁘다. 길 위의 사람들 또한 절로 발길을 멈추고 수채화처럼 펼쳐진 풍경들을 여유롭게 바라본다

볼레길 중간에는 수평선과 배들을 좀 더 가까이 바라볼 수 있는 전망대와 즐거운 긴장감을 느낄 수 있는 흔들다리, 산책로 아래의 낚시터 등을 갖추고 있어 지루할 틈이 없다. 중간마다 쉴 수 있는 공간을 통해 바닷가로 내려 가서 바닷물에 손도 적시다 보면 영도와 송도를 잇는 남항대교가 아련히 눈에 들어온다.

해상 다이빙대가 다시 들어선 건 최근의 일이다. 부산 서구청은 송도 해수욕장 개장 100년을 기념해 지난 2013년에 복원했다. 25년 만의 일이다. 인근 거북섬을 본 따 어미와 아기 거북이를 모양이다. 해변에서 80m 가량 떨어져 있는데 어미 거북이는 높이 5m, 아기 거북이는 높이 3m다. 여기에 해상 다이빙대 바로 옆에서는 거북섬과 스카이워크도 즐길 수 있다. 애절한 사랑 이야기를 품은 거북섬에서 설화 속 주인공이 되어 보는 것도 색다른 재미다. 거북섬과 연결된 송도 스카이워크는 총 365m 국내 최장 길이의 해상 산책로로 직접 바다 위를 걷는 기분을 만끽할 수 있다. 송도해상케이블카인 ‘부산에어크루즈’도 오는 7월 정식개장한다. 송림공원에서 암남공원까지 이어지는 1.62km 의 길이다. 사람들의 기억 속에 묻혀있던 송도가 다시 살아나고 있는 것이다.

송도해안볼레길 해변에서 낚시를 즐기고 있는 강태공


◇여행메모

△가는길= 부산역에서 26번 버스를 타면 송도해수욕장까지 바로 갈 수 있다. 자동차를 이용한다면 충장로를 따라 가다 세관삼거리에서 태종대 방면으로 좌회전한다. 이어 부산대교를 건너 봉래교차로에서 송도 방면으로 우회전하고, 이어 영선대교를 따라 남항대교를 건너가면 송도해수욕장으로 갈 수 있다.

△볼거리= 아름다운 송도 해수욕장 왼편에서는 거북섬과 스카이워크를 즐길 수 있다. 애절한 사랑 이야기를 품은 거북섬에서 설화 속 주인공 동상을 찾아보는 재미도 있다. 거북섬과 연결된 송도 스카이워크는 총 365m 국내 최장 길이의 해상 산책로로 직접 바다 위를 걷는 기분을 만끽할 수 있으며 시원스러운 바다전망을 가까이서 즐길 수 있다.

△먹을곳= 송도 해안길을 따라 50여 개 음식점이 있는데 평화 횟집, 동해 횟집, 곤포 횟집, 산호옥 횟집, 본전 집, 미조 횟집, 삼영 횟집, 남포 횟집, 부산 갈매기 횟집, 송일 횟집, 동명 횟집, 총각 횟집, 도미 등의 횟집과 레스토랑 및 일반 음식점이 있다.

송도 미조횟집의 멍게비빔밥
추적추적 봄비가 내리는 송도 해수욕장의 모래사장을 걷고 있는 관광객들.
송도를 대표하는 해상 다이빙대와 봄비내리는 송도 해수욕장을 걷고 있는 관광객
최근 송도에서 새로운 명물로 뜨고 있는 스카이워크를 걷고 있는 관광객들
최근 송도에서 새로운 명물로 뜨고 있는 스카이워크를 걷고 있는 관광객들
최근 송도에서 새로운 명물로 뜨고 있는 스카이워크를 걷고 있는 관광객들
송도해안볼레길
송도해안볼레길
최근 송도의 새로운 명물로 떠오르고 있는 스카이워크를 걷고 있는 가족 관광객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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