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님은 평소 질환이 있어도 자녀들에게 부담이 될까 봐 제대로 말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특히 퇴행성 무릎 관절염은 노화의 자연스러운 현상이라 생각하며 참고 지내곤 한다. 그러나 한 대학의 연구에 따르면 관절염을 앓는 노인 중 60-74세 노인의 우울 유병률은 30.5%, 75세 이상 노인의 우울 유병률은 44.1%로 나타나는 등 관절염 발병 후 통증, 거동 제한 등의 이유로 매사에 신경질적 변화와 함께 우울증이 생기는 것으로 나타났다. 관절염 환자가 증상을 방치 시, 신체적인 고통은 물론 신경질적인 성격변화나 우울증까지 겪을 수 있는 것이다. 이번 추석, 부모님이 관절염을 앓는다면 자칫 심리적 불안정으로 이어지기 전, 먼저 살펴보는 것은 어떨까.
◇ 직접적인 통증증상 외에도 2차적 심리적 변화 동반
문제는 퇴행성 관절염이 노인들이 흔하게 겪는 ‘만성 질환’이라는 사실이다. 2011년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노인실태조사에 따르면 국내 65세 이상 노인이 3개월 이상 앓고 있는 만성질환 중 ‘관절염 및 류머티즘 관절염’이 40.4%로 고혈압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일상을 방해하는 관절염이 만성으로 진행되면 신체적 및 사회적 활동은 물론 경제적 활동까지 제한될 수 있다. 이로 인해 무력감과 고립감으로 우울증 등 정신적 측면까지도 영향을 받을 수 있다. 실제 관절전문 힘찬병원에서 관절염으로 수술 받은 60세 이상 환자 499명을 조사한 결과, 환자의 56.7%가 관절염 발병 후 통증, 거동 제한 등의 이유로 매사에 신경질적 변화가 생긴 것으로 나타났다. 환자의 13.4%는 사람을 만나는 일에 매우 소극적으로 변화했으며, 우울증 증세까지 나타났다고 답했다.
힘찬병원 이수찬 대표원장은 “관절염 자체가 극심한 통증과 활동제약, 수면부족 등 노년기 삶의 질을 근본적으로 훼손하기 때문에 노인 환자 대다수가 관절염 발병 이후 이에 못지 않은 신경질적 변화와 우울증 등에 노출 될 위험성이 크다”고 강조했다.
◇ 환자에 대한 가족의 지지와 치료시기 놓치지 않는 것이 중요
관절염 환자가 일상에 적응하고 적극적인 치료 의지를 갖게 하기 위해서는 가족의 지지가 중요하다. 가족의 지지는 신체적 고통으로 스트레스에 노출된 개인을 정서적으로 보호하는 역할을 하며, 환경에 적응할 수 있도록 돕기 때문이다. 실제 한 대학 연구 결과에 따르면 만성 관절염 환자 중 가족의 지지가 높은 경우 우울증 완화 및 관절염 치료 의지 효과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만성 관절염을 앓는 노년층 환자 중 본인이 지각하는 가족의 지지 정도가 50점 이상(최고 점수 55점)이라고 밝힌 환자(전체의 50%) 80%의 우울 정도가 정상군에 해당됐으며, 60% 이상이 치료 의지도 50점(최고 점수 55점)을 웃돌아 양호한 상태를 보였다.
이수찬 원장은 “관절염은 치료시기를 놓치면 무릎연골 손상으로 인해 보행 시 통증이 심해지고, 관절이 붓고 변형되어 다리가 휘어지기까지도 한다”며 “부모들이 초기에 보다 적극적인 치료 의지를 보이는 것이 궁극적으로는 비용도 절감하고 가족이 화목해지는 길임을 인지해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