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조’ LG엔솔 온다…이달에만 3000억 몰린 공모주 펀드

역대급 기대감, 연초 이후 3260억원 신규 설정
‘우선 배정 혜택’ 하이일드펀드에 자금 쏠려
패시브 유입 1조원 예상vs매크로 환경 고려
  • 등록 2022-01-13 오전 4:30:00

    수정 2022-01-13 오전 4:30:00

[이데일리 김윤지 기자] 예상 시가총액만 70조원에 달하는 LG에너지솔루션 상장을 앞두고 공모주 펀드에 자금이 몰리고 있다. 광풍 수준이었던 기업공개(IPO) 열기가 잦아들면서 공모주 펀드에서도 자금이 빠져나갔지만, ‘역대급 IPO’에 대한 기대감으로 자금이 다시 쏠리는 것이다.

[이데일리 문승용 기자]
이달 들어 3300억원, 우선 배정 하이일드펀드 집중

12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연초 이후 11일까지 공모주 펀드에 3260억원이 신규 설정됐다. 최근 3개월 사이 5490억원이 빠져나갔지만 최근 들어 다시 ‘자금 러시’가 시작됐다. 공모주 펀드는 개인이 직접 상장에 참여할 때 필요한 종목 분석이나 계좌 개설, 증거금 준비 등 번거로움 없고, 기관이 개인보다 배정 물량에서 상대적으로 유리하다는 장점이 있다. 지난해 하반기 중복청약이 금지되면서 공모주 펀드는 IPO 시장에서 매력적인 투자 수단으로 부각됐다.

특히 상품별 설정액 흐름을 살펴보면 ‘에셋원공모주하이일드3’(연초 이후 630억원), ‘에셋원공모주하이일드리츠’(388억원), ‘KTB공모주하이일드’(383억원) 등 하이일드 펀드에 자금이 집중됐다.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하는 LG에너지솔루션의 경우 하이일드 펀드가 우선 배정 혜택을 누릴 수 있기 때문으로 추정된다.

공모주 펀드는 30% 이하로 공모주를 담고 나머지는 국채나 우량 회사채 등에 투자하는 일반 공모주 펀드, 자산의 45% 이상을 신용도 BBB+ 등급 이하 하이일드 채권에 투자하고 코스피나 코스닥 종목의 전체 공모 물량 5% 이상을 우선 배정 받는 하이일드 펀드, 코스닥 공모주에 대해 30% 우선 배정 혜택을 받는 코스닥벤처 펀드로 나뉜다. 공모가 상단 기준 LG에너지솔루션은 12조8000억원을 조달하는데, 이중 5% 6400억원을 하이일드 펀드가 가져간다. 지난해 7월 1일 이후 증권신고서 제출 분부터는 순자산 대비 배정 기준이 적용돼 덩치가 큰 펀드일수록 유리하다.

최일구 에셋원자산운용 부사장은 “지난해 주요 빅딜의 경우 대부분 상장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공모 시가총액 대비 수익률을 유지하고 있다”면서 “공모주 투자는 기존 주식 시장과 상관 관계가 낮고, 연간 공모 규모가 20조원 수준으로 성장해 자산 배분 측면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단기간 자금이 몰리자 빗장을 건 공모주 펀드도 나오고 있다. 물량이 제한이 있는 상황에서 신규 자금이 쏠리다 보면 기존 투자자의 수익률이 희석될 수 있어 안정적으로 펀드를 운용하기 위함이다. ‘에셋원공모주코스닥벤처’, ‘에셋원코스닥벤처공모주리츠’ 등은 지난 7일부터 일시적 판매 제한(소프트클로징)에 나서 LG에너지솔루션 상장 예정일인 27일 다시 신규 판매를 재개한다.

지수 편입 가능성↑…“패시브 자금만 1조원”

LG에너지솔루션은 LG화학의 전지 사업 부문을 물적분할해 지난 2020년 12월 설립됐다. 전기차(EV), 에너지저장장치(ESS), 정보기술(IT) 기기 등에 사용되는 2차 전지 제조업체로, 2021년 기준 중국 CATL(31.8%)에 이어 글로벌 시장 점유율이 20.5%에 달한다. 급증하는 전기차 수요에 따라 업황에 대한 기대감이 투자자들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상장과 함께 시가총액 상위 5위 종목 안에 포함될 가능성이 높다. 다수 국내 주식형 액티브 펀드의 벤치마크가 코스피 지수인 상황에서 물량 확보 경쟁이 벌어질 것이란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이 경우 다수 기관이 포트폴리오 내 기존 주식들을 매도하고, LG에너지솔루션을 매수할 수 있다. 덩치가 큰 만큼 코스피200, MSCI 등 각종 지수에 편입될 것으로 보인다.

허율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패시브 유입 자금 1조원을 상회할 것으로 내다봤다. 허 연구원은 “LG에너지솔루션의 경우 코스피200 지수는 3월 11일, MSCI 지수는 2월 14일 장마감 후 편입 예상된다”면서 “최근 지수 사업자인 에프앤가이드의 지수방법론이 변경되며 KODEX 2차전지산업 ETF(시가총액 1.3조원) 및 TIGER 2차전지테마 ETF(1.3조원)는 2월 9일 LG화학과 LG에너지솔루션 교체 매매가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매크로(거시경제) 환경 변화와 맞물린 우려 섞인 목소리도 나온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의 매파적 행보에 따른 성장주의 조정은 배터리 공급망의 멀티플 하락을 야기할 수 있다. 고경범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작년 2월과 비교하면, 미 금리는 당시 피크 수준을 넘어섰고, 달러 인덱스 강세는 신흥국 플레이어에게 우호적인 여건이 아니다”라면서 “CATL의 멀티플 하락이 가파르게 진행되고 있어 LG에너지솔루션 적정 시가총액의 저항선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짚었다.

유통 물량도 관심사다. 최대주주인 LG화학과 우리사주의 합산 지분율은 85.5%로 상장 직후 유통 가능 물량 비중은 14.5% 이하가 된다. 기관 배정 물량 중 보호예수 물량을 감안하면 이보다 훨씬 낮아질 수 있다. 유통 가능 물량이 적다는 점은 주가에 긍정적일 수 있으나, LG화학의 의무보유 기간인 6개월이 흐른 후에는 상황이 다르다. LG화학은 지분 절반 이상만 확보해도 경영권엔 문제가 없어 오버행(대규모 매각 대기 물량) 우려가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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