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 재난에 따른 실종자·희생자에 대한 추모 분위기가 확산하면서 소비심리가 꽁꽁 얼어붙고, 기업의 마케팅 활동도 급격히 줄고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고 영향이 장기화하진 않을 것으로 예측하면서도 당분간 내수 위축은 불가피할 것으로 관측했다. 특히, 외식·소매업 등 서비스업종이 직격탄을 맞을 것으로 전망했다.
◇ “내수경기 위축 나타나..지표동향 예의주시”
기획재정부 고위 관계자는 23일 여객선 침몰사고 이후 경기 흐름에 대해 “일시적으로 내수경기 위축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며 “지표 관련 동향을 면밀히 점검하면서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소비재와 서비스업종을 중심으로 여파가 심각한 상태다. 유통업계에 따르면 롯데백화점은 침몰사고 이후 지난 20일까지 매출이 전년 대비 1.3% 감소했다.
부동산 분양·경매 시장도 침체에 빠져 있으며, 교육부의 ‘수학여행중지 결정’은 전반적인 여행 자제 움직임과 맞물려 지역경기에도 부정적인 영향이 미칠 것으로 보인다.
나승호 한은 조사국 조사총괄팀 차장은 “이번 사고는 소매 판매 등에 영향을 덜 줬던 과거 대구지하철 화재 참사 때와는 다르다”고 전제하고 “(그러나) 사고 수습에 어느 정도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여 외식업이나 소매업 등은 직접적인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주류 판매량과 대형마트 매출이 줄고 영화관람객도 주춤하고 있는 것은 저녁 약속 등 각종 행사 취소나 개인 소비심리 위축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전문가들은 장기적으로 볼 때 내수 위축의 파장이 지속하진 않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효근 KDB 대우증권 투자분석부 팀장은 “단기적으로는 분명히 영향이 있겠지만, 지속적인 영향은 없을 것”이라며 “사회적 분위기 때문에 행사 등의 일정이 미뤄지고 있지만, 시간이 지나면 다시 회복되고 결국 전반적인 소비 위축으로까진 이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임진 한국금융연구원 연구위원도 “다음 달 한 달 정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그러나 전반적인 경기 흐름에는 별다른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러나 소비위축의 흐름이 길어지면 회복세를 타던 민간소비 지표는 다시 악화할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특히, 국가적 애도 분위기 속에 업계는 월초 연휴와 소비가 집중되는 가정의 달 5월에 소비심리가 더욱 가라앉으면서 자칫 내수경기 급랭으로 확산할 수 있다고 우려한다.
지난 2월 소매 판매는 전월대비 3.2%, 설비투자는 0.3% 각각 감소한 상태다. 정대희 한국개발연구원(KDI) 거시경제연구부 연구위원은 “이번 사고의 영향이 장기적으로 갈 것인지 판단하긴 어렵지만, 완만하게 살아나던 소비가 약화 또는 둔화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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