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국민이 장군(★)에게 특혜를 주는 이유

  • 등록 2014-11-21 오전 5:00:00

    수정 2014-11-21 오전 5:00:00

[이데일리 최선 기자] 군에서도 인기를 끈 영화 ‘명량’. 충무공 이순신(최민식 분)의 대사는 많은 이의 가슴을 울렸다. 찬 하나 놓인 저녁상 앞에서 “아버님은 왜 싸우시는 겁니까”라는 아들 물음에 그는 “의리다”라고 답한다. 그러나 이순신은 그 의리가 임금을 향한 의리가 아님을 강조한다. “무릇 장수된 자의 의리는 충(忠)을 좇아야 하고, 충은 백성을 향해야 한다”, “백성이 있어야 나라가 있고, 나라가 있어야 임금이 있는 법이다.”

군의 수장인 ‘장군’에 대한 이야기가 전해질 때마다 많은 사람들은 질타와 비판을 쏟아낸다. 본지가 지난 14일자 기획보도한 ‘나는 장군이다’ 기사에 대한 반응도 그랬다. 기사 댓글을 통해 “부끄러운 줄 알아야 한다”, “더러운 똥별”, “세금 축내는 똥별” 등 다소 자극적인 단어를 사용하면서 군 수뇌를 비난했다.

특별한 경우를 제외한 한국 남성은 군대에 간다. 가족이나 지인을 군대에 보내지 않은 이들은 거의 없다. 징병제를 택한 우리 군대는 국민과 밀접하다. 그러나 군에 대한 기억과 이미지는 그리 좋지 않다. 끊임없이 불거지는 불미스런 군대 이야기에 제대자나 입대 예정자는 불쾌하기만 하다. 가까이 하기엔 너무 먼 군대다.

더군다나 우리 군은 잇단 실수를 거듭하고 있다. 북한군이 동부전선 철책을 넘어 일반전초(GOP)의 소초 문을 두드려 귀순한 노크귀순 사건과 같은 경계작전 실패 사례도 많고, 총기난사·집단구타 사망 사건 등 부대 관리도 엉망이라는 지적도 받고 있다.

국민들은 별을 단 장군들에게 월 10만원짜리 현역 복무자의 노동력으로 그들을 보좌하게 하고 차량과 공관 등 막대한 혜택도 허락하고 있다. 그들을 존경해서가 아니다. 그만큼의 책임감을 부여하니 국방에 힘써달라는 의미다. 하지만 ‘별’들은 국민의 기대와 염원은 제쳐두고 상관 지키기, 꼬리 자르기, 재탕·삼탕의 병영 대책으로 비난 여론 무마하기에만 급급한 것 같다.

이제 군인들은 그들의 충성이 상부를 향한 것이 아니라 국민을 향하고 있음을 증명해야 한다. 지난 20년간 4100여명의 젊은이가 군대에서 목숨을 잃었다. 군 수뇌가 이순신의 충과 영화 속 노젓던 수군들의 피묻은 두 손을 기억했으면 한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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