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 버거워서" 서울 떠나는 '귀농 변호사' 늘었다

서울변회서 지방변회로 이적 변호사 증가
2012년 110명서 작년 218명으로 두배 이상 늘어
서울 변호사수 증가율 법률시장 성장속도 앞질러
전관 출신 변호사와 경쟁 버거워 지방행 결정도
입소문·연고 따라 사건수임 천차만별
  • 등록 2015-08-31 오전 5:00:00

    수정 2015-08-31 오전 5:00:00

[이데일리 전재욱 기자] A변호사는 최근 서울 생활을 접고 고향에 내려가 새 둥지를 틀었다. 건당 받는 수임료는 줄었지만, 형편은 오히려 나아졌다. 학연과 지연을 타고 문의해오는 의뢰인이 꽤 될뿐더러, 지역 부동산 경기 활황으로 늘어난 법적 분쟁사건도 제법 된다. 사무실 임대료가 서울보다 싸 비용부담도 많이 덜었다

B변호사는 지방에서 고등학교와 대학을 나왔다. 사법연수원을 나와 서울에서 로펌에 취업했지만 연고도 학연도 없는 서울 생활은 쉽지 않았다. B변호사는 고민 끝에 올해 초 경기도의 한 지역에 개인 사무실을 열었다. B 변호사는 “로펌서 일할 때보다 신경 쓸일은 많아졌지만 수입은 예전보다 나아졌다”고 말했다.


서울을 등지고 고향이나 지방으로 내려가는 ‘귀농 변호사’들이 늘고 있다. 변호사 수 증가로 서울지역 변호사가 포화상태를 보이면서 경쟁이 치열해지자 지방에서 살길을 찾으려는 움직임이다. 대부분 서울에서 개업하는 ‘전관’(前官)변호사와의 경쟁을 피하려고 지방행을 택하는 변호사들도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30일 대한변호사협회에 따르면, 서울지방변호사회를 떠나 전국 지방변호사회에 가입한 변호사 수는 2011년 110명에서 2012년 207명, 2013년 201명, 2014년 218명으로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올해 들어서는 7월까지 변호사 148명이 서울에서 지방으로 자리를 옮겼다. 매달 21명 꼴이다. 이런 추세라면 올해 서울을 떠나는 변호사 수는 예년 수준을 넘어서는 250여명에 달할 전망이다.

서울지역 변호사 수 증가율은 전체 법률시장 성장 속도를 웃돈다. 사법연감 통계에 따르면 재판 수를 기준으로 볼 때 법원에 접수된 사건 수는 2010년 1740여만건에서 2013년 1846만여건으로 3년 새 약 6%(106만건) 증가했다.

반면 법무부가 집계한 지역별 변호사 수를 보면, 서울 등록 변호사는 같은 기간 8608명에서 1만2321명으로 43.1%(3713명)나 급증했다. 재판 수 증가속도의 7배가 넘는다. 지방 변호사는 3191명에서 4226명으로 32.4%(1035명) 늘어 서울보다 상대적으로 증가율이 낮았다.

경기 포천시에 지역사무실을 둔 법무법인 열린사람들 소속 이용호 변호사는 “서초동 변호사 시장은 포화상태에 이르러 변호사들끼리 우위를 점하는 게 쉽지 않다”며 “지방은 수임료가 낮고, 수임건수도 적지만 들이는 노력에 비해 거둬들이는 성과는 서울보다 낫다”고 말했다.

다만 지방으로 내려간다고 해서 무조건 형편이 나아지는 것은 아니라는 게 지방에서 개업한 변호사들의 조언이다. 입소문과 연고에 따라 수임건수 편차가 심하다는 것이다.

대구지방변호사회장을 지낸 석왕기 변호사는 “지방으로 오더라도 학연·지연 등 연고를 찾아 의뢰해올 집단을 관리하지 않으면 사건을 맡기 어렵다”고 귀띔했다. 또 다른 변호사는 “지방은 시장이 좁은 탓에 소문이 금방 퍼진다. 평판이 나쁘게 돌면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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