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배 빠른 스마트폰이 온다"…업계, 속도경쟁 불꽃 튄다

64비트 AP·OS 개발로 시장 판도 변화
램 성능 개선되는 내년부터 본격 경쟁
삼성전자, 실적 반등 모멘텀 만들어야
  • 등록 2014-10-22 오전 5:45:12

    수정 2014-10-22 오전 10:15:28

[이데일리 이재호 기자] 스마트폰의 속도 경쟁이 다시 불붙었다.

스마트폰 두뇌에 해당하는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와 운영체제(OS)가 64비트 체제로 전환되면서 데이터 처리 속도가 2배까지 빨라질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된 데 따른 것이다.

내년부터 64비트 스마트폰이 본격 출시될 것으로 예상돼, 관련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업체 간 경쟁이 치열하게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

모바일 AP·OS 64비트 시대 도래

삼성전자(005930)는 지난 15일 홈페이지를 통해 64비트 모바일 AP인 ‘엑시노스7 옥타’의 세부 사양을 공개했다. 엑시노스7 옥타는 최근 출시된 갤럭시 노트4에 탑재됐다. 삼성전자에 앞서 미국 퀄컴과 대만 미디어텍도 64비트 AP를 출시한 바 있다.

모바일 AP는 컴퓨터의 중앙처리장치(CPU)와 같이 스마트폰의 두뇌 역할을 하는 핵심 부품이다. 64비트 AP의 데이터 처리 속도는 기존 32비트 AP보다 2배 빠르다. 32비트 AP는 2진수(0·1 2종류의 숫자로 나타내는 수)로 이뤄진 데이터를 32자리 단위로 전송할 수 있다. 64비트는 64자리 단위로 전송할 수 있어 이론상 속도를 2배 높일 수 있다.

64비트 AP의 성능이 온전히 구현되려면 OS와 모바일 D램 용량이 뒷받침돼야 한다.

OS 기반은 이미 마련됐다. 구글은 지난 15일(현지시간) 안드로이드 최신 버전인 ‘롤리팝’을 선보였다. 전작인 ‘킷캣’은 32비트 기반이었으나, 롤리팝은 64비트 AP를 지원한다. 현재 출시된 스마트폰 중 안드로이드 OS의 채택 비율은 80% 이상이다. 애플도 64비트를 지원하는 OS를 아이폰5S부터 적용하고 있다.

문제는 D램이다. 64비트 AP 속도를 따라가려면 램(RAM) 용량이 4GB(기가바이트)는 돼야 한다. 갤럭시 노트4 등 최신 스마트폰의 램 용량은 3GB에 불과하다. 4GB 램을 만들기 위해서는 8Gb(기가비트) 모바일 D램이 개발돼야 하지만, 빨라도 내년 하반기는 돼야 가능한 상황이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8Gb DDR4 D램 양산에 성공했지만 이 제품은 서버용”이라며 “모바일용 제품이 나오려면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방법이 없는 것은 아니다. 3GB 램이라도 현재 DDR3 D램보다 속도가 2배 빠른 DDR4 D램을 사용하면 64비트 AP 및 OS에 충분히 대응 가능하다. 업계에서는 내년 상반기 중 이같은 방식의 제품이 나올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64비트 시장 선점 경쟁 치열

최근 들어 스마트폰 신제품에 혁신성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많이 나오고 있다. 32비트 기반에서 구현할 수 있는 기능은 거의 다 개발됐기 때문이다. 그러나 64비트 시대가 도래하면서 환경이 완전히 달라졌다. 스마트폰 제조업체 간의 처리속도 경쟁이 다시 시작된 것이다.

삼성전자는 물론 화웨이, 레노버, 샤오미 등 중국 업체와 소니 등 일본 업체까지 내년 초부터 64비트 기반의 스마트폰 신제품을 쏟아낼 것으로 예상된다. 일각에서는 내년 3월 공개되는 갤럭시 S6부터 64비트 AP 및 OS가 탑재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64비트 시장이 개막하면 메모리 반도체 시장에도 큰 영향을 줄 수 있다. 애플이 1GB 램을 고수했던 기존 전략을 바꿔 내년부터 신제품에 2GB 램을 적용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64비트 체제에 적응하기 위해서는 모바일 D램 용량 확대가 불가피하다. 애플이 2GB 램을 본격적으로 사용하기 시작하면 삼성전자 등 메모리 반도체 업체들의 매출도 크게 증가할 수 있다.

스마트폰과 AP, 메모리 반도체를 모두 생산하고 있는 삼성전자는 64비트 시장에서 실적 반등의 계기를 찾을 필요가 있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의 시장 상황에서 삼성전자가 실적 개선의 모멘텀을 만들기는 어렵다”며 “내년 64비트 체제로 시장이 재편되는 시점을 잘 활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삼성전자의 첫 64비트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인 ‘엑시노스7 옥타’. 삼성 엑시노스 홈페이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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