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등포 집창촌'에 볕든다..고층 복합단지 개발 기대감 '솔솔'

정비사업 6년만에 탄력
상업지역으로 용적률 최대 800% 적용 가능…인근엔 타임스퀘어·신세계百
쪽방촌은 주민 이주대책 세워 장기적으로 접근하기로
서울시, 도시재생 용역 내달 발주
  • 등록 2017-06-23 오전 5:30:00

    수정 2017-06-23 오전 5:30:00

△서울시가 최근 영등포역 일대를 도심 재생 활성화 지역으로 지정하면서 중단됐던 집창촌 일대 정비사업도 속도를 내게 됐다. 성매매 업소가 줄지어 들어서 있는 서울 영등포구 영등포4가 426번지 일대 전경. [사진= 이데일리 정다슬 기자]
[이데일리 정다슬 기자] 서울 영등포의 낙후된 이미지를 만드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던 집창촌(성매매업소) 정비사업이 속도를 내게 됐다. 영등포구가 영등포역 일대 78만 6000㎡를 대상으로 하는 도시재생사업을 추진하면서 집창촌에 대한 정비계획 수립에 나섰기 때문이다. 서울의 3대 도심 중 한 곳이면서도 그동안 오래된 상권과 노후한 시설들로 저평가를 받았던 영등포역 일대가 다시금 ‘한강 이남 중심지’로 재도약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집창촌에서 초고층 복합빌딩으로 탈바꿈

21일 서울시와 영등포구에 따르면 구는 최근 도시환경정비예정구역으로 묶여 있는 영등포 쪽방촌과 집창촌을 분리해 정비사업을 진행한다는 방침을 세우고 사업계획안 마련에 본격 나섰다. 집창촌과 쪽방촌이 마주 보고 있는 영등포4가 426번지 일대는 영등포역의 대표적인 낙후지역 중 하나다. 앞서 영등포구는 지난 2011년 이 일대를 정비예정구역으로 묶어 상업·업무시설을 갖춘 초고층 복합단지로 개발하려고 했지만, 쪽방촌 주민들에 대한 주거 대책을 마련하지 못해 결국 사업이 흐지부지됐다.

영등포구 관계자는 “당시 공공임대주택 등 쪽방촌 거주민들이 거주하기 위한 주택 건설안 등을 마련했지만, 쪽방촌 주민들의 경제 여건상 이마저도 임대료를 내기 어려운 이들이 대부분이라 주거안정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지적을 받았다”며 “쉽지 않은 과제인 만큼 쪽방촌 정비사업은 중장기 프로젝트로 진행하고, 상대적으로 사업 추진 의지가 강한 집창촌 쪽 토지주들과 먼저 개발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사업에 반대하는 지역을 빼고 정비하면 사업 속도가 더욱 빨라질 것이란 계산이다.

실제 속칭 ‘청량리 588’로 불리는 서울 동대문구 청량리 4구역 역시 1994년 도심재개발구역으로 지정됐지만 왕산로변 상가 소유주와 성바오로 병원 등이 사업이 반대하면서 정비사업이 지지부진하다가 2012년 이들 지역을 빼는 것으로 정비계획을 수정해 사업이 급진전했다. 이 지역은 이젠 집창촌 등 기존 시설들의 철거를 마무리하고 늦어도 2021년이면 65층짜리 주상복합아파트 4개 동과 상업시설 1개 동이 들어선다.

서울시와 영등포구는 영등포 집창촌 부지 규모가 1만 5000㎡에 달하는 데다 부지 전체가 일반상업지역이어서 용적률을 최대 800%까지 적용받을 수 있어 분리개발을 하더라도 사업성은 충분하다는 판단이다. 인근 노후 상권과 영등포 우체국과의 연계 개발도 가능하다.

영등포역 바로 건너편인데다가 바로 옆에는 타임스퀘어와 신세계백화점 등이 자리잡고 있어 입지도 좋다. 시장에서는 성매매업소로 사용되던 경인로변 인근 노후 단독주택과 창고, 근린생활시설들이 사라지면 영등포역 일대 이미지도 한층 더 개선되는 데다 도시재생사업에도 탄력이 붙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호가 2배 뛰어… 거래 자체는 많지 않아

영등포역 일대에 ‘도심 재생’이라는 호재가 생기면서 이 일대 부동산 시장도 기대감에 부풀어 오른 모습이다. 불과 3~4년 전만 해도 3.3㎡당 1500만원 선에서 거래됐던 쪽방은 최근 3.3㎡당 3000만원 수준으로 호가가 뛰었다. 도심재생사업의 미래가치를 반영한 가격이라는 인근 부동산 중개업소들의 설명이다.

다만 부동산 거래는 활발하지 않다. 매물 자체가 적고 집창촌·쪽방촌이라는 입지적 특수성 때문이다. 인근 B공인 관계자는 “집창촌 일대 부지는 워낙 입지가 좋아 몇몇 투자자들이 관심을 보이다가도 결국 매입을 포기하는 경우가 많았다”며 “사업이 가시화되려면 5~10년 정도로 장기적으로 투자해야 하는데다 현재 임차인인 성매매업자들에게 임대료를 받는다는 것도 쉽지 않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현지 공인중개사들의 말을 종합하면 이 지역 성매매업소 임대료는 면적 56㎡ 규모의 점포를 기준으로 보증금 없이 월 150만원 정도다.

서울시도 영등포역 일대를 서울 3대 도심(한양도성, 강남, 영등포)에 걸맞은 위상을 갖출 수 있도록 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서울시는 영등포 도심권 일대 도시재생활성화계획을 수립하기 위한 용역을 내달 발주한다. 내년 말 용역이 마무리되면 영등포역 일대의 도시재생의 전략과 활성화 계획의 청사진을 마련하고 본격적인 도시재생사업에 나설 계획이다. 앞서 서울시는 지난 2월 올해부터 500억원을 투입해 영등포역 앞 영등포·경인로 일대 78만 6000㎡를 서남권 ‘경제 거점’으로 개발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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